귀거래사 - 산골에서 부르는 행복의 노래
박찬득.배동분 지음 / 라이프맵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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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도연명의 歸去來辭(귀거래사)가 생각나면서 한시에 대해 쓴 책이 아닌가 여겼다.하지만 책을 들고 내용을 읽어보니 도연명과는 전혀 상관이 없지 않으니 바로 귀농한 어는 초보 농부의 귀농 점검기였던 것이다.

이 책의 저자 박찬득, 배동분은 부부로 남편 박찬득은 대학원에서 국제경영을 전공하고 현대자동차 지점장을 지냈으며 부인 배동분은 대학원에서 국제경영을 전공하고 한국생산성본부 선임연구원으로 둘다 이른바 대한 민국 사회에서 잘나가던 사람들이었는데 2000년에 아이들 양육문제등으로 모든것을 떨쳐 버리고 시골로 귀향해 농부가 되었다.이 책은 귀농에 관련된 두 부부의 첫 작품이지만 부인은 이미 2005년도에 산골살이, 행복한 비움을 저술한 바 있다.

현재 각박한 도시를 벗어나 11년간 울진에서 귀농 생활을 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귀농에 두 부부가 마음을 맞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멀쩡하게 잘나가던 회사를 그만두고 '삶의 방식'을 바꾸고 싶다는 남편의 말에 부인은 화를 버럭 낸다.하지만 노후를 위해 춘천에 사논 텃밭에서 주말마다 농사를 짓던 남편은 아내에게 귀농의 이유에 대해 구구 절절한 편지를 보낸다.
첫째 남을 밟아야지만 올라가야 하는 사회,이기적인 생각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야 하는 사회가 싫고 허무하고
둘째 시계 추처럼 삭막하고 찌든 도시의 공기를 벗어나 남자로 태어나서 하고 싶은 일을 하다 죽고 싶고
셋째 아이들을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위에서 계획된 스케줄대로 이 학원, 저 학원 기웃거리는 아이로 키우기 보다는 자연에서 흙을 밟고, 흙을 만지며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자라게 하고 싶기에 현재의 도시의 찌든 삶에서 벗어나 나머지 생의 삶은 '삶의 방식'을 바꾸어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하는 남편의 설득에 아내는 심각하게 고민하다 몇가지 사건 사고를 겪은 후에 삶의 허무함으르 느끼고 귀농에 동의하게 된다.

귀농이후 두 부부는 처음하는 농사일에 산불이 나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던 일이며 한 해 농사를 다 말아먹었던 일 등 커다란 난관을 무수히 맞게 되지만 부부는 서로간에 서로 없으면 안될 조언자요,친구요, 든든한 후원자로써 어려움을 넘기면서 도심의 직장 생활에서 느끼지 못했던 '땀흘려 일한다'는 의미를 새삼스럽게 깨닫고 행복해 한다.

저자들이 살고 있은 경북 울진은 아버지가 한동안 근문하던 곳이라 나도 그곳에서 잠시 산적이 있다.대게로 유명한 울진은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은 더 교통이 불편하던 곳이다.얼마 살지 않음에도 상당히 불편하고 힘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곳에서 도시인이 땅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산다는것이 어찌보면 대단히 존경스럽다.
도시 직장인들이 입에 담는 퇴사후 귀농 계획은 참으로 낭만적이다. 도시에서의 삶은 매우 고달픈데 입시전쟁을 넘으면 취업전쟁이고,그 다음에는 생활전쟁이기에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시골에 사는 사람들보다 물질적인 풍요는 누릴지 모르나 마음의 풍요는 누리지 못하고 있기에 팍팍한 도시의 생활을 벗어나 자연으로 농촌으로 돌아가고 싶어할지 모른다.
하지만 귀농 역시 상당수 비용을 요구하며 농촌 진흥청 조사에 따르면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살다가 농촌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의 경우 남과 유리된 도시에서 생활한 특성상 지역민과 유대가 힘들어 귀농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귀농이 도시민이 생각하듯 만만한 것이 아니다.

이 책 귀래 거사는 귀농한지 11년차가 되는 선배 귀농 도시민이 앞으로 귀농을 희망하는 도시민 후배에게 보내는 글로 저자가 가졌던 귀농 전의 초조함, 두려움 등을 생각하며, 지금 귀농희망자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를 고민하며 쓴 책이라 그런지 귀농 전에 생각해 봐야 할 일 들도 함게 수록되어 있어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다.
그리고 책 곳곳에 자연의 아름다운 풍광과 시골에서 나는 갖가지 먹거리로 만든 음식들을 소개하고 있어 단순한 귀농서적이라기 보다는 에시이+요리책+귀농서라는 일석 3조의 성격을 갖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귀농은 1년차는 낭만이고, 2년차는 절망, 3년차는 포기, 4년차부터는 희망이라는 말이 있듯이 상당히 힘들고 인내를 요하는 일이다.하지만 그럼에도 귀농을 희망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을 필히 읽어 봐야 되는 책이라고 여겨진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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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중일기 - 교감 완역
이순신 지음, 노승석 옮김 / 민음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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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난중 일기는 아마도 대한 민국 사람이라면 그 누구나 읽어 보지는 못했을 지라도 아하 그 책하고 이름은 들어봤을 터인데 박정희 전 태통령이 존경한다고 하면서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존경하는 인물 상위권에 항상 거론되는 바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진중 일기임을 아마도 잘 알것이다.

사실 이 책은 이처럼 대한 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책이지만 실제로 이 책을 끝까지 다 읽은 이는 아마도 매우 드물 것이다.나역시 이 책을 몇번이나 읽었다가 던졌다가 하며 한번에 읽지 못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 충무공의 난중 일기가 일기 어려운 것은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난중 일기가 긴박한 전쟁 중에 주로 쓰이다 보니 초서-그래서 정조시대에 새로 편찬할적에 오자가 많았다고 한다-로 몹시 흘려 문장은 과감한 생략과 단순하다 보니 아무래도 난중 일기를 번역한 이의 한문 해독 실력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자구 하나하나의 뜻만 번역하다 보면 아무래도 무미 건조한 글이 될수 밖에 없어 아무튼 읽기가 지루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둘째,이 책은 여고생이 달달한 사랑에 관한 일기가 아니라 목숨이 경각에 달린 전쟁중에 쓴 글이라는 점이다.그러다 보니 우리가 성웅으로 대하는 이순신이 죄를 다스리는 대목들에 있어서 목을 메단다든지 목을 친다든지 혹은 그 목을 전시한다든지 하는 등 현재의 우리가 이해하자 못하는 대목이 많이 나온다.물론 이것은 당시 이순신의 개인 기준이 아니라 조선 시대의 군법등 어느 정도 기준이 있었겠지만 독자가 당시의 군제나 명령체계에 대해서는 별도의 연구를 하지 않고 서는 이해가 어려운 대목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가랑비가 아침내 내렸다. 경상우수사의 회답편지가 새벽에 왔다. 오후에 광양군수와 흥양현감 을 불러 함께 이야기하던 중 모두 분한 마음을 나타냈다. 전라 우수사가 수군을 끌고 와서 같이 약속하고서 방답의 판옥선이 첩입군을 싣고 오는 것을 우수사가 온다고 기뻐하였으나, 군관을 보내어 알아보았다. 그러니 그건 방답의 배였다. 실망하였다. 그러나 조금 뒤에 녹도만호가 보자고 하기에 불러들여 물었더니, 우수사는 오지 않고 왜적은 점점 서울 가까이 다가 가니 통분한 마음 이길 길 없거니와 만약 기회를 늦추다가는 후회해도 소용 없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곧 중위장(이순신)을 불러 내일 새벽에 떠날 것을 약속하고 장계를 고쳤다. 이 날 여도수군 황옥천(黃玉千)이 왜적의 소리를 듣고 달아났다. 자기 집에서 잡아 와서 목을 베어 군중앞에 높이 매달았다.

셋째는 난중 일기가 개인의 주관적 서술이 적힌 400년전 이야기인데가 짧은 내용으로 전쟁의 수행 과정을 주로 적어 놓다보니 일상의 반복들이 딱딱하고 간결한 문체로 기록되어 있어서 솔직히 현재 독자들에게 커다란 흥미를 유발 시킬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1월 초2일 <계해> 맑다.나라의 제삿날(明宗 仁順王后 沈氏의 제삿날)임에도 공무를 보았다. 김인보(金仁甫)와 함께 이야기했다.
1월 초3일 <갑자> 맑다. 동헌(여수시 군자동 진남관 뒷쪽)에 나가 별방군을 점검하고 각 고을과 포구에 공문을 써 보냈다.
1월 초4일 <을축> 맑다. 동헌에 나가 공무를 봤다.
1월 초5일 <병인> 맑다. 동헌에 나가 공무를 봤다.
1월 초6일 <정묘> 맑다. 동헌에 나가 공무를 봤다.
1월 초7일 <무진> 아침에는 맑았다.늦게부터 비와 눈이 번갈아 종일 내렸다. 조카 봉이 아산으로 갔다. 남원에서 전문(箋文: 임금께 바칠 일종의 글월)을 받들고 갈 유생이 들어왔다.
1월 초8일 <기사> 맑다. 객사에 나갔다가 동헌에서 공무를 봤다.
대체로 이런 식이다 보니 아무래도 읽는 흥미가 떨어질수 밖에 없을 것이다.

<거의 7년 모두 이런 공무와 관련된 내용이다 보니 흥미유발의 요소가 부족하다>

이처럼 난중 일기는 참으로 읽기 어렵다보니 의외로 다 읽지 못한다.하지만 꾸욱 참고 읽다 보면 일기속에세 우리가 나라를 구한 영웅으로만 생각한 이순신의 또다른 모습을 파악할 수 있다.
이순신은 7년의 전쟁기간 동안 전투가 치열할 적이 아니면 난중 일기를 썼다.아마도 일반인중에도 평생에 걸쳐 일기를 쓰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전쟁의 한 가운데 속에서도 일기를 써나간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있다.
난중 일기가 임진년 1월 1일부터 일기가 시작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난중일기』는 왜군의 내침 징후를 간파한 이순신이 진영에서 보고 들은 여러 가지 사건과 문제들을 남기기 위해 7년 동안 의식적으로 기록한 것으로 이런점에서 그는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장비와 같은 영웅 호걸의 장수가 아니라 어쩌면 제갈 공명 같은 매우 철저하고 꼼꼼한 성격의 사람아 아닐까 하고 생각 할수 있게 만든다.이순신이 어떠한 생각으로 일기를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난중 일기가 있음으로써 후대의 사람들이 나라를 구하고 장렬히 산화한 이순신 장군의 진 면목을 알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난중 일기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불패의 신화를 자랑하는 장군으로서의 이순신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이순신의 면모가 여실히 드러난다.이순신은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절절한 마음을 표현하거나 기이한 꿈을 꾼 것을 적어 두기도 했고, 거의 매일 어머니의 안부를 묻기 위해 사람을 보내서 확인했으며, 돌아가신 형들의 아이들을 친자식처럼 사랑하고 안부를 걱정하는 면이나, 아들 면이 왜구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는 비보를 듣고도 장수로서 목 놓아 울지 못해 한적한 집을 찾아목놓아 울며 혼자 그 슬픔을 토로했던 면에서 우리는 왜군을 도륙하던 장군의 풍모가 아닌 자식으로써 아버지로써의 이순신의 모습을 새로이 발견하게 된다.

난중 일기는 숱하게 많은 출판사에서 발행한 바 있다.하지만 지금까지의 난중 일기는 오독되거나 미 해독으로 남아 있는 부분이 있었다고 한다.이에 우리나라 제일의 이순신 연구자로서 이름 높은 노승석 교수가 초고본에서 문맥과 문헌을 참고하여 91건을 바로잡았고, 전서본으로 29건, 『난중일기초』로 3건, 새로 발견된 일기초로는 58건을 교감하여 수정한 (교감 완역) 난중일기를 발행했는데 이 책은 최근의 성과까지 모두 반영한 가장 완전한 판본이라고 한다.

(교감 완역) 난중일기는 단순한 번역 책이 아니라 일종의 연구서 성격이 짙어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노승석 교수가 세심하게 주석을 달아놓아 책을 수월하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이순신과 같이 전쟁을 치른 명나라 수군 도독 진린은 선조에게 “이순신은 천지를 주무르는 경천위지(經天緯地)의 재주가 있고, 보천욕일(補天浴日)의 공로가 있는 사람입니다”라고 편지를 쓴바 있는데 이처럼 자손 만대에 자랑할 만한 분의 일기를 집에 모셔놓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난중 일기를 읽기가 버겁다면 칼의 노래를 읽는 것은 어떨지….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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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인의 역사
앨버트 후라니 지음, 김정명.홍미정 옮김 / 심산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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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인의 역사는 까치 글방에서 나온 역사 서설-아랍,이슬람,문명을 본 이후 오랜만에 다시 보는 아랍과 관련된 책이다.
아랍인의 역사와 같은 800페이지가 넘으면서 가격도 비싼 책은 암만 인문 사회과학 계통의 책에 흥미를 가지면서 자주 보려고 노력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도 상당히 버거운 책 값이기에 가능한한 도서관에서 읽거나 대출받으면서 읽게 되는 책이다.

아랍인의 역사는 레바논계 영국인 앨버트 후라니가 지은 두터운 아랍 역사책으로 이슬람 세계 가운데 아랍어가 통용되는 지역이었던 스페인(스페인도 한때 이슬람권으 통치를 받았다), 터어키, 아프리카 상단을 포함하여 이란지역까지 포함한 이슬람교를 믿는 중동지역을 7세기부터 20세기 말까지 망라한 아랍 역사 개론서로 왕조, 도시와 농촌, 사상, 신앙, 문화와 예술, 민중 등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오늘날 아랍인과 이슬람교는 테러,지하드(성전),차도르등 매우 부정적인 서양 세계의 편협한 가치관과 종교관이 국내에서도 아무런 필터링 없이 들어와서 아랍권과 직접적인 마찰이 없는 국내에서도 아랍과 이슬람에 대한 아무런 역사적 지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느샌가 참 부정적인 선입관을 가지고 있느덧 사실이다.
우리는 아랍과 이슬람이 세계 문화 발전에 기여한 사실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편이다.지금은스스로 문명국임을 자부하는 서유럽이 아직도 중세 암흑 시기의 후진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 탄생한 이슬람은 광활한 제국을 형성하며 인류의 지식과 기술에 상당한 기여를 했는데 수학(아라비아 숫자와 0의 개념, 대수학, 삼각법), 천문학(천체 관측, 지구 구형설, 역법), 화학, 의학, 약학의 발달과 중국에서 건너온 나침반,화약,제지법은 십자군 전쟁이후 유럽으로 전파되어 유럽 근대 과학 발달의 기초가 되었으며 로마제국 멸망이후 잊혀진 그리스 철학을 다시 유럽에 전달함으로써 유럽에서 르네상스가 일어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하지만 19세기 이후 서유럽의 발흥과 이슬람의 맹주였던 오스만-터키 제국의 몰락과 더불어 이슬람과 아랍은 유럽의 식민지로 전락하게 되면서 3류 민족과 종교로 폄훼받게 된다.이처럼 인류 역사에서 큰 기여를 한 이슬람 문명이 현대에 이르러서는 온갖 수난과 고초를 겪게 되는데 소련과 동구권의 공산주의가 몰락한 후 세계에서 일어나는 갈등은 마치 ‘이슬람과 서방’의 충돌 ― 이른바 ‘문명의 충돌’ ― 처럼 얘기되고 있으며 서구 국가의 신문과 종교는 마치 이슬람이 모든 악의 근원이며 테러리스트 양성도 이슬람에서 기원한 듯 몰아붙이는 잘못을 저질르고 있다.
특히 아랍과 이슬람과 유럽과 기독교의 오랜 문명 충돌에 대한 역사적 지시이 없는 서구인들은 이슬람 문화에 접근할 때 급진적인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들의 과격한 활동에 대한 선입견에서 출발하는 오류를 범하는데 그것은 유럽 국가가 아랍 식민지 통치와 2천년간 아랍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유태인들을 위한 이스라엘을 뜬금없이 만들어 아랍 민족와 이슬람 세계의 불행의 씨앗을 만들어 주었다는 잘못을 도외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아랍인의 역사는 그런 서구의 편향된 시각으로 덫칠된 아랍과 이슬람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우리에게 제공해 주는데 그것은 저자가 레바논 출신 영국인이며 기독교인인 저자가 이슬람 역사를 신중하고 객관적으로 바라 보고 있어서라고 생각된다.
전체 5부 중에서 3부까지는 이슬람 문명 출현 시기인 7세기부터 유럽 제국들이 본격적으로 침공하기 직전인 18세기까지를 다루고 있는데 아라비아 반도의 주민들이 이슬람이라는 연대의식으로 군사원정을 감행해 신흥제국을 건설하고 나아가 그리스 문명과 페르시아 문명을 점령하면서 아라비아에서 스페인에 이르는 거대한 아랍-이슬람 문명을 건설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4부와 5부는 서구가 지배 세력이 된 19세기부터 20세기 후반까지를 다루고 있는데 오스만제국 멸망과 유럽제국의 패권 확립으로 수세에 몰린 아랍-이슬람 문명이 근대유럽의 사상과 제도 등을 수용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이 책은 이슬람이 처음 탄생하게 된 시점부터 오늘의 아랍세계에 이르는 1400년의 역사를 논리정연한 지적인 문체와 사회,문화, 종교,문학,정치,국제관계를 일반인들도 알기 쉽고 통찰력 있게 서술하고 있는데 이 책은 서구의 중동학자들이 자주 오류를 범하는 근대 중동문화나 사회의 쇠퇴 원인을 이슬람과 중동 사회 자체의 구조적 문제로 돌리거나 몽환적이고 신비스런 중동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을 묘사하고 있지 않고 있다.
저자는 이슬람 세계에서도 다른 문명의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여러 왕조가 외부 세력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흥망 성쇠를 거듭해 왔으며 새로운 권력자들의 등장으로 평범한 도시와 백성의 삶이 바뀌었음을 보여주면서 1400년 동안의 격변의 역사 속에서도 알라의 계시라고 말해지는 꾸란과
예언자 무함마드(마호메트)의 언행을 적은 하디스로 연결되는 같은 신앙(이슬람교)과 언어(아랍어)를 통해 아랍인으로서 정체성을 지켜온 이슬람 민족들의 모습을 밀도 있게 그리고 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아랍과 서구의 대결은 19세기 서구의 침략으로 본격화되었으며 2차 대전이후 이스라엘의 건국 과정에 내쫓긴 팔레스타인 문제와 서구의 이스라엘에 대한 일방적 지원으로 인해 세 차례의 전쟁에서 패한 이후 아랍은 서구에 대한 적대감을 가지게 되었는데 이는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과 서구의 편파적 자세로 인해 더욱 증폭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아랍과 서구의 대립과 갈등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서구의 아랍과 이슬람 문화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현재 국내에도 이슬람을 믿는 많은 나라의 외국인들이 들어와서 우리와 함께 살고 있다.단일 민족이던 한국도 이제는 어쩔수 없는 다문화 국가 될수 밖에는 없는 시점에 와있다.우리 주변에 있는 무슬림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문화와 종교에 대해서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데 이 책은 아마 그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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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닥꼬닥 걸어가는 이 길처럼 - 길 내는 여자 서명숙의 올레 스피릿
서명숙 지음 / 북하우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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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쯤에 올레길 탐방에 나섰다 40대 여성이 실족으로 높이 4m 가량의 하천으로 떨어져 정신을 잃었서 사흘간 실종되었다가 다행히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어서 생명의 지장은 없었지만 한 2가지쯤 시사하는 점이 있다고 생각된다.
하나는 여행철도 아니 11월에 40대 주부가 제주도로 날아가 올레길을 산책할 정도로 올레길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는 것과 자연 그대로의 길들이어서 이렇게 실종 사건이 생기면 단번에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웰빙 열풍과 더불어 걷기 운동이 한창 활발한데 여기에는 제주 올레길도 한 몫을 하고 있는데 올레는 제주 방언으로 집대문에서 마을길까지 이어지는 아주 좁은 길을 의미하는데 문을 뜻하는 순 우리말 오래가 제주도에서 올레로 굳어졌다고 한다.
올레는 제주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풍경으로 검은 현무암으로 쌓인 집으로 가는 골목 올레는 집과 마을을 구불 구불 이어주는 제주 돌담길의 미학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강호동의 <1박 2일> 에서 나와서 더욱 화제가 되었던 제주 올레길은 사실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몇 년전에 제주도에 갔을 때도 지금처럼 유명한 제주 올레길에 대해서 전혀 들은 바가 없기에 도대체 언제 개발 되었나 알아보니 2007년 9월8일 제1코스가 개장된 이후 지금 것 20코스까지 개장 되었고 앞으로 총 35코스를 개척한다고 하니 이제 한 반정도가 진행되어 보인다.
이처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없었던 올레길이 전국적으로 유명한 산책로가 되었을 정도로 유명해 졌으면 아마 제주시의 작품이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놀랍게도 공무원들이 만든 것이 아니라 한 개인이 만들었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지금은 전국적으로 유명해지고 많은 이들이 찾아주는 제주 올레길은 제주 출신의 기자 서명숙이 나이 쉰에 기자 생활을 때려치고 홀로 산티아고 길 순례를 나섰다가 문득 고향 제주를 생각하고 '산티아고 길보다 더 아름답고 평화로운 길을 제주에 만들리라’ 꿈을 품게 되면서 제주 올레길을 한 코스 한 코스 개척해가는 열정과 제주올레 초창기 개척 과정이 펼쳐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는데 그 과정을 소개한 책의 그녀의 첫 번째 제주 올레 저서인 <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 걷기 여행>이다.

그리고 이제 그녀의 두번째 올레길 저서인 <꼬닥꼬닥 걸어가는 이 길처럼>이 나온다.제목의 꼬닥 꼬닥은 예전 제주 할망들은 서둘러 달려오다가 넘어지는 손자들에게 말하던 "재기재기 와리지 말앙 꼬닥꼬닥 걸으라게(빨리빨리 서둘지 말고 천천히 걸어라)."라는 말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책 제목에 올레길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녀의 전작이 제주올레길을 한 코스 한 코스 개척해가는 그녀의 열정과 제주올레 초창기 개척 과정이 유쾌하고 가슴 찡하게 펼친 이야기라면 이번 작품은 초창기 그 이후 지금까지 그녀가 올레를 어떻게 지속시켜 왔는지에 대한 그녀의 올레 정신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은 흔하디 흔한 여행지의 소개나 맛집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어떻게 올레길이 생기게 되었는지와 올레길과 함께하며, 올레길을 다녀가며 마음의 상처와 불안을 치유하고 간 많은 사람들- 길 위에서 진정한 부부로 다시 만나게 된 부부들 이야기,한 집에서 십몇 년 살면서 나눈 이야기보다 올레길 함께 걸으며 며칠 동안 나눈 이야기가 더 많다는 가족들 이야기, 난생처음 걸어본다며 웃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죽으려고 왔는데 아름다운 올레길을 걷다 보니 다시 살고 싶어졌다고 말하는 암환자의 이야기-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담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 걷기 문화가 확산되면서 급하고 빠르게 사는 것보다 천천히 살면서 자연과 인간의 삶을 조화시키며 건강과 행복을 지향하는 열풍이 불면서 걷는 것과 느림의 미학에 대한 관심이 많이 증가하다보니 올레길과 같은 자연 그대로의 길이 각광받고 전국에서 많은 이들이 올레길을 찾게 된 것 같다.

많은 이들이 올레길은 제주 자연이 만든것으로 알고 있지만 우리가 아름다운 풍광을 보면서 걷는 그길이 많은 이들의 노고로 만들어 졌다는 것을 잘 알지 못한다.
제주 올레 13길의경우 인력 부족으로 개장이 불가능 했던 것을 특전사 대원들이 사나흘에 걸려서 십수 개의 숲길을 새롭게 내면서 비로소 코스 개장이 가능했해 졌고. 제주올레 마스코트 조랑말 ‘간세’는 현대카드 디자인팀의 재능기부로 만들어졌으며 ‘올레 패스포트’는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 학생들의 도움을 만들어 졌는등 많은 이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현재 제주 올레길이 하나씩 만들어졌음을 이 책을 밝히고 있다.
제주 올레길을 만들면서 여러 가지 힘든일이 있음과 사후 관리의 어려움에 대해 저자는 이책에서 담백하게 밝히면서 그가 올레길을 만드는데 많은 힘을 쏟아준 이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올레길을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확실히 기자 출신답게 저자는 책 내용을 재미나게 풀어 쓰고 있으며 책 속의 사진들 역시 제주 올레길의 풍광을 정말 아름답게 보여준다.이 책을 읽으면 다시 한번 느끼는 거지만 언젠가 제주에 다시 한번 가본다면 나역시 올레길을 느긋한 마음으로 걸으면서 저 아름다운 풍광을 내 눈안에 담아두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마구 드는 것 같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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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도우미 재미난 책이 좋아 10
다케시타 후미코 지음, 스즈키 마모루 그림, 양선하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고양이 도우미는 일본 초등학교 2.3학년 아침독서운동 추천 도서, 일본 전국학교도서관협의회 선정 도서라고 하는데 뭐 좋은 책이라 추천했다는 것을 알 수는 있는데 아침 독서운동 추천 도서라니 일본인들이 책을 많이 읽는 것은 알겠는데 아침에 까지 책을 읽는다니 좀 색다르게 느껴진다.

그럼 아침에 읽어야되는 고양이 도우미를 읽어보자.
눈코 뜰 새가 없이 바쁜 아침 아주머니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하는 북새통을 마친뒤 밀린 집안일을 하고 있다.


아주머니는 너무 힘들어서 “아휴, 바쁘다 바빠. 어디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네!”라고 말하는 순간 거짓말처럼 현관 초인종이 울리며 귀여운 고양이 한 마리가 보따리를 들고 서 있으며 “안녕하세요? 저는 가사 도우미 고양이예요.오늘부터 아주머니 댁에서 집안일을 도와 드리려고요.”라고 말한다.


고양이는 매주 일요일마다 멸치 한 봉지를 받기로 약속하고 아주머니네 일을 돕기 시작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하는 겁쟁이여서 그런지 세탁기가 무서워 빨래를 할 수도 없고, 청소기 소리가 무서워 도망가기 일쑤인데가 덜렁이여서 그런지 먼지 털다가 장식품을 깨뜨리고,빨은 빨래 바닥에 떨어뜨리는 등 하는 일마다 실패만 거듭하자 이처럼 실수만 저지르는 고양이를 보고 화가 난 아주머니는 고양이를 타박하고 결국 고양이는 아주머니 집을 나가게 된다.
 







하지만 고양이 집을 나가자 아주머니는 고양이 때문에 남편을 위해 뜨개질을 할 시간도 생기고, 마트에 느긋하기 장을 볼 수 있는등 실수 투성이 고양이지만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는 귀여운 친구라는 깨닫고 고양이를 다시 불러 함께 사는 아주 훈훈한 동화이다.

이 책은 아이들이 참으로 좋아할 만한 동화다.고양이 그림체가 너무 사랑스럽다.고양이가 처음 아주머니한테 자신이 도우미라고 소개하는 그림은 너무 귀여워서 살짝 물어주고 싶을 정도인데 아주머니를 도와 빨래하고 청소하고 밥짓는 모습이 넘 귀엽기 그지없다.아마 아이들도 이 그림체가 너무 좋아 항상 이 책을 읽고 또 읽고 그러지 않을까 싶어진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 왜 일본에서 초등학교 2.3학년 아침독서운동 추천 도서로 선정했는지 알수 있을 것 같다.
아이들은 엄마가 아침에 깨우면 일어나서 세수하고 엄마가 해준 밥 먹고 엄마의 배웅을 받으며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온다.그러면서 학교에서 얼마나 힘들게 공부했는지 엄마에게 투정을 부리지만 자신들이 학교에 간 후에도 엄마가 얼마나 힘들게 집안일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
이 책은 그런 아이들에 고양이 도우미를 통해 엄마가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를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되는데 그래서 이 책을 통해 고양이 도우미처럼 바쁘게 일하는 엄마를 도와주라고 은연중에 말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아이들은 고양이 그림이 이뻐서,엄마들은 내용이 좋아서 꼭 사야될 동화책이다.

그나저나 일본 사람들은 네코(고양이)를 너무 좋아한다. 일본 애니에서나 드라마 영화에서 보면 고양이에 대한 묘사가 참 많고 ‘나는 고양이로서이다’ 일본의 대문호가 고양이를 소재로 작품을 쓴 것을 보면 일본인들이 얼마나 고양이를 좋아하는 알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인들이 고양이보다는 개를 좋아하는것에 비해 일본인들은 고양이를 개보다 더 사랑하는 것 처럼 보이니 참 고양이 도우미를 소재로 한 이 책 한권에서도 양국의 국민성을 보는 것 같아서 무척 재미있었다.

마지막으로 아주머니가 한 말 힘들어서 “어디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네!”는 ねこの 手も 昔りたい 猫の ても かりたい는 바빳서 누구라도 좋으니 도와주었으면 좋겠다는 일본 속담인데 물론 일본책이니 이렇게 번역해도 좋겠지만 한국의 속담으로 대체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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