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불꽃이 된 노동자 한겨레 인물탐구 5
오도엽 지음, 이상규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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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전태일, 불꽃이 된 노동자는 한겨레 인물 탐구 시리즈로 나온 책으로 어린이들과 함께 전태일의 삶과 죽음, 더불어 ‘노동자’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지난 11월 13일은 전태일이 1970년 11월 13일 서울 청계천 6가 평화시장 구름다리 앞에서 근로기준법 책을 가슴에 꼬옥 안은 채 온 몸에 휘발유를 뿌린 뒤 성냥불을 당기고 순식간에 온 몸이 타오르는 불길 속에 휩싸인채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꼭 돌아오겠다…." 절규하며 외치다 죽은지 꼭 40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날 전태일의 죽음에 대해 시인 이은봉은 그의 시 '사랑이여'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하고 있다.
"불더미 속으로
잘 익은 살내음 속으로
그는 갔다 손을 흔들며
어금니를 깨물며 그는 갔다
환한 얼굴로

이젠 당신의 십자가
당신의 기름진 아랫배
편치 못하리라 어떤 모습으로든
그가 돌아온다
뜨거운 함성이 돌아온다

그의 잘 익은 근골 속으로
타는 눈물이 흐른다
기쁨이 흐른다
노동으로 단련된 구릿빛 내일이
사랑이 흐른다 일찍이 어디
이처럼 벅찬 그리움이 있었더냐
아흔 희망이 있었더냐

우리들 성긴 밥상 위로
보라, 그의 구수한 광대뼈가 돌아온다
떡으로 밥으로
다수운 고깃국이 돌아온다.
진수성찬이 돌아온다."


22세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은 노동자가 대우 받는 세상이 되길 꿈꾸며 불길이 되어 그렇게 이 세상을 떠나갔지만 40년이 지난후에도 비정규직 800만 시대에 여전히 노동자가 대우받는 세상은 되지 못했다.

이 책은 청계천 여공들의 열악한 근로 조건에 항의하다 분신 자살한 전태일의 삶을 초등 학생들에게 보다 쉽게 들려주기 위해서 노동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현장에서 전하는 르포 작가이기도 한 오도엽 시인은 부산 금샘 초등학교 5학년이던 딸 겨리에게 준 편지를 바탕으로 겨리의 친구들과 함께 읽을 수 있도록 네루가 자신의 딸 인디라 간디에게 인도사에 대한 이야기를 했듯이 겨리에게 40년전 치열한 삶은 살다가 죽어간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에 대해서 담담하지만 따스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한다.

<소설속 아빠와 딸 겨리>

전태일은 가난한 노동자의 맏아들로 태어나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서울 청계천 평화시장의 피복점 보조로 취업해 14시간 노동을 하며 당시 차 한잔 값이던 50원을 일당으로 받고 일한다.이후 재봉사로 일하다가 어린 여공들이 적은 월급과 열악한 환경, 과중한 노동에 시달리는 것을 보며 근로기준법을 공부하며 사업주의 부당한 노동 탄압에 대항하며 노동 운동을 벌이다 결국 온 몸에 석유를 끼얹고 불을 붙이고 “근로기준법을 지켜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평화시장 앞을 달리다 “배가 고프다”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쓰러져 병원으로 죽게된다
전태일은 비록 초등학교 중퇴가 전부인 학력이었지만 이처럼 당시 청계천 여공들에 대한 헌신적으로 노동자 인권운동을 펼쳤기에 “전태일이 없었다면 한국 노동자들의 인권은 수십 년 뒤에나 존중받았을 것”]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대한민국의 노동운동과 민주주의 발달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인물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우리 근 현대사의 부끄러운 치부이기에 그리고 내 자식은 단순한 노동자를 시키지 않을거야 하는 부모들의 마음으로 인해 사실 이 책은 쉽사리 아이들이 읽을 수 없는 책일 거란 생각이 든다.게다가 커피 한잔 가격에 하루 종일 노동을 해야하는 자기 또래의 아이들에 대해서 그리고 그런 이들을 위해 분신 자살을 선택한 전태일의 삶에 대해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는 현재의 아이들이 과연 이것을 이해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저자는 노동자, 사용자, 근로기준법, 파업, 분신 등 어린이책에서 꺼내기 쉽지 않은 부분을 아빠가 딸에게 이야기하듯 부드럽게 풀어내고 있어 이런 류의 노동 관련 책들에서 느낄수 있는 격함을 완화해 주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현재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 전태일의 일기나 편지, 노동청에 제출한 진정서 등 다양한 문건이 인용되어 이야기의 사실성을 확보하고 있다.그리고 책속에 들어있는 70년대의 몇 몇 흑백의 사진과 펜으로 그린 단색의 삽화가 텍스트와 함께 어울어져 이책을 읽는 독자들의 마음을 울린다.

<60~70년대 한국의 모습을 그린 삽화와 사진>

<60~70년대 청계천의 모습,2천년대의 인위적인 복개모습이 아니라 서민의 삶이 있었던 생생한 모습이다>

<청년시절 전태일의 모습>

솔직히 이 책을 아이들이 스스로 사서 읽을 수는 없을 것이다.
앞에서도 얘기 했듯이 전태일이 분신한지 40년이 흘렀지만 2010년 현재도 노동자들의 분신 사건은 계속되고 있다.10월 30일 KEC 노동자 김준일 씨가 분신한데 이어 11월 20일에는 현대자동차 하청업체 노동자 황인하 씨가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대통령이 자랑하듯 G20의 의장국이 된 나라,곧 선진국의 문턱에 들어섰다가 주장하는 나라에서 아직도 이런 노동자들의 분신과 관련된 뉴스를 읽고 초등학교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
현대는 모든 부의 80%가 상위 20%가 갖는 20:80시대다.아마 앞으로 가면 갈수록 이런 상황은 더욱 고착화 될것이다.그리고 앞으로 자라나는 많은 아이들의 대부분은 누군가 혹은 어느 기업의 근로자가 될 것이다.많은 부모들이 그들 스스로가 노동자(근로자)이면서 노동자, 노동운동이라고 하면 두려워하거나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아이들이 부모보다 더 나은 직업, 더 풍족한 삶을 위해 부모들은 헌신적으로 노력하고 어린 아이들은 역시 더 나은 삶을 위해 꿈과 희망을 품어야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될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 아이들도 알아야지만 되지 않을까 싶다.

전태일의 일기에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어떤 이웃의 고통도 외면하지 않는 것이 사람이 반드시 지녀야 할 도리다. 이것이 인간의 과제다."라는 글귀가 나온다.이 책은 과연 우리 아이들이 이웃의 고통을 모르는 그런 아이들도 자라는 것이 과연 옳은가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든다

전태일에 관한 이야기로는 현재 어른들이 읽을 수 있는 전태일 평전이 있다.우선 부모가 이 책을 읽어보고 아이들에게 전태일, 불꽃이 된 노동자를 읽어 보게 한 뒤 서로 느낀점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것이란 생각이 든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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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네 집 - 윤미 태어나서 시집가던 날까지
전몽각 지음 / 포토넷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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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거의 장르 소설과 몇 몇 인문학 책만 읽다 보니 윤미네 집이 나왔는지도 몰랐다.
사실 이 책을 아는 이는 참 드물 거란 생각이 든다.아마도 이번 알라딘 리뷰 대회에 책 관련 리뷰를 쓰시는 분들 중에서도 자신이 읽은 책을 찾다가 윤미네 집이란 제목을 보고 직접 클릭을 하지 않았다면 아니 소설이나 아동용 같은 책이 왜 인문/사회/역사/과학/예술/종료 항목에 있는지 혹시 의아해 하신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얼핏보면 윤미네 집은 아동용 동화책 같은 느낌을 주는 책이지만 아빠가 딸아이의 탄생부터 결혼까지를 담은 사진집으로 한 여인의 이십 몇 년의 삶이 고스란히 한권의 사진집 속에 녹아들어 있다고 보면 되는데 이 책은 지금은 작고하신 토목공학자로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고 대학 교수로 제자들을 키워내는 전몽각 전 성균관대 부총장이 딸인 윤미가 태어나서 시집갈 때까지 모습을 26년 동안(1964년부터 1989년까지) 아버지의 애정어린 눈길을 담은 사진집이다.

<2010년판 윤미네 집은 1990년판과 책 표지만 약간 다를뿐 나머지는 대동소이하다>

사진집이란 내가 자주 쓰는 말이지만 우리 출판계에서는 거의 루키 리그라고 보면 되는 분야라고 할 수있는데 워낙 찾는 이가 드물다 보니 책이 나와도 비매품이거나 주로 사진 관련 지인들끼리 나누어서 사다 보니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책이 많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그런다 보니 아주 유명한 작가의 사진집이 아닌 경우는 오히려 헌책방에서 찾는 경우가 더 낫다고 할 수 있다)
이 책 역시 저자가 딸인 윤미씨를 출가시킨 이후 1990년에 1000부 한정으로 출간했는데 아무래도 개인적 성격이 강한 사진집이다 보니 대부분이 지인들에게 증정용으로 나누어 지고 일부만 판매된것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책 소개에서도 나왔다 시피 20년전에 절판된 한 아이의 아빠가 어찌보면 어설프게 찍은 딸의 사진집이 입 소문을 타고 사진을 하는 많은 이들이 헌책방을 전전했다고 하는데-솔직히 이런 일은 일반 독자들은 잘 이해가 안 갈지도 모르겠다-,추리 소설에 빠졌던 독자들이라면 2003년에 재간되기 전까지 동서 추리 문고를 구하기위해 전국의 헌책방을 전전했기에 다소 이해가 가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사진을 하는 많은 이들이 그렇게 구할려고 헌책방을 전전했던 윤미네 집은 과연 어떤 책이었을까?
나는 지금은 사진 활동을 뜸하게 하고 있지만 한동안 정말 열심히 사진을 찍으로 돌아다닌 떄가 있어다.대학에서도 사진 동아리를 열심히 들락 날락 거리면서 아버지의 오랜된 니코멘타FTN에 50mm 렌즈를 달과 참 여기 저기로 사진을 찍던 때가 있었다.그때 알고 지내던 사람중에 지금도 취미 생활로 열심히 사진을 찍는 친구가 있는데 한 몇 년전에 좋은 책을 구했다고 한번 보러오라고 연락이 와서 본 책이 바로 윤미네 집으로 1990년에 나와 바로 절판된 책인데 우연히 구했다며 나 한테 보여주었다.
나도 사진을 찍으면서 윤미네 집에 대한 말은 많이 들었지만 실물은 그 당시에 처음 봤는데 빼어난 구도도 번쩍이는 아이디어도 선명한 화질도 없지만 딸을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 본 한 아버지의 부정을 강하게 느낄수 있었다.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사진사들은 보통 여친이나 가족 사진을 주로 이쁘게 찍으려고들 많이 하거나 무언가 남에게 보여주려고 뭔가 특별난 피사체가 없나 주위를 두리번거리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어떤 주제를 붙잡고 늘어지는 끈기가 부족한 편이다.
그런데 전몽각 부총장의 윤미네 집은 태어나서 시집갈 때까지 딸의 모습을 찍은 한 아마추어 사진가 끈기를 보여주고 있으며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따뜻한 시선이 사진 곳곳에 담아 있었다.

<갓 태어난 윤미의 모습>

<뚫어져라 엄마를 쳐다보는 윤미>

그리고 20년 이상 딸이란 피사체를 찍은 아빠의 부정과 끈기가 담긴 사진집이란 것외에도 이 책의 의의는 한국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196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중산층 생활 모습이 사진 곳곳에 담겨 있는데 단칸방에서 시작한 ‘윤미네 집’ 살림살이가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에서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 뿐 아니라 서울이 변해가는 모습까지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기록물이라 할 수있다.


<식구가 늘어난 윤미네 집.이젠 윤미도 동생들이 생겼다>

<학교에 가는 윤미.그때는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였다>

<지금은 찾아보긴 힘든 마을 어귀 풍경.윤미네 가족이 모두 마실을 나와있다>

<윤미와 아빠 정몽각 부총장의 사진.아빠 사진사는 사진찍느라 얼굴이 안보이지만 거울을 찍어 드물게 윤미와 아빠가 함께 찍혔다.저기 카메라는 최초의 SLR인 아사히 펜탁스.상당히 비싼 가격으로 당시에는 재산 목록1호 였던것이 카메라다>

이 책은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꼭 무언가 튀는 사진이 아닌 평범한 가족 사진이라도 꾸준히 찍는다면 한 시대의 역사를 기록한 작품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 사진집이지만 200페이지 내외에 28,000원이라는 가격과 흑백의 사진들 때문에 이 책의 진가를 알지 못하는 일반 독자들에게는 크게 어필할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엄마의 젖을 먹는 모습,엄마와 함께 자는 모습,머리를 빗는 모습,뛰노는 모습,밥 먹는 모습 등 일상 모습들을 흑백으로 담은 사진들은 소박하지만 딸을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아버지의 사랑이 진하게 묻어난 이 책의 가치를 아는 아마추어 아빠 사진가들은 이 사진집을 찾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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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2015-03-04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련하네요.
 

하나.
어제 일 컴퓨터를 수리 하려고 택시를 탔는데 얼만정도 가다가 민방위 훈려에 걸렸읍니다.
민방위 훈련이 보통 20분 걸리는데 글쎄 택시 기사 아저씨께서 미터기를 멈추지 않네요.저도 처음에는 몰랐다가 미터기를 보니 글쎄 계속 요금이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요.그래서 기사님께 말하니 택시는 시간 거리 병산제라 정체등으로 멈추어 있어도 미터기는 계속 올라간다고 하네요.그거야 누구나 다아는 사실이지만 이건 민방위 훈련이잖아요 하고 옥신각신하다가 얼마 안되는 거리에 지하철이 있어 그냥 내려서 지하철로 갔습니다.
시간 거리 병산제는 차가 정체로 서있어도 운임이 계속 계산되는 제도인줄은 알지만 이런 경우는 예외로 해야되는 것이 아닌가요? 그리고 이런 경우 미터를 끄는 방법이 없다고 하는데 실제 그런지 궁금합니다.

둘.
연평도 피격후 처음 맞이하는 민방위 훈련.정부는 북한의 기습적의 포격에 대비해서 이번 민방위 훈련에선 처음으로 지상의 시민들을 지하철이나 인근 건물의 지하로 대피시키는 훈련을 실시 했죠.그래선지 딴 떄와는 달리 공무원들이 나와서 계도를 하더군요.그런데 많은 분들이 갈 길 바쁜데 자꾸 사람 붙잡는다며 화를 내면서 가든 길을 가시더군요.
연평도 피격시 많은 분들이 허겁 지겁 대피소를 찾았지요.연평도는 그래도 북과 상당히 대치해 있어 주민들이 유사시에 대한 마음가짐이 있어 그 정도였는데 어제 훈련시 시민들의 태도를 보니 만약 북한의 장사포가 서울에 떨어질 때 상당히 혼란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런 불상사야 없어야 되겠지만 요즘 북의 행동을 예측할 수 없으니 좀 귀찮더라도 이런 훈련을 잘 받아 놓는 것이 만일을 위해 좋겠지요.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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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12-17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방위 훈련에 충실히 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MB 정권이 미덥지 않아서 이런 시기에 이렇게 대대적으로 한다는 자체가
무슨 다른 맘이 있지 않나 하는 의심만 생기고..

머 그랬습니다, 어제. 이렇게 신뢰가 안 되서야. ㅠ

21cpark1 2014-12-16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민방위 대피훈련 시간(10분간)에는 택시시간 요금을 받으면 부당요금에 해당되어 2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또 택시는 주행버튼-지불버튼-빈차버튼이 있는데 민방위 훈련시간에는 지불버튼을 눌러서 시간요금이 올라가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다음에 택시를 탈때는 참고하세요.
 
베란다 채소밭 - 상추, 콩나물, 딸기부터 수박까지 웬만한건 다 키워먹는 베란다에서 가꾸기 시리즈 1
박희란 지음 / 로그인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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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기온 여파로 올 한해 채소값 널뛰면서 농민들 역시 농사로 힘들었지만 도시의 서민들의 다른해 보다 몇배 오른 채소값 때문에 낳은 고통을 당했었다.
우스갯 소리로 상추값 폭등해서 고기를 상추에 싸서 먹는 것이 아닌 상추를 고기에 싸서 먹는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는데 실제로도 상추 1근에 8000원에 육박하다보니 친구들과 오랜만에 삽겹살을 먹으면서 쥔장에게 상추 좀 더 주세요 했다가 손님 차라리 삼겹살을 더 드릴게요 하는 말을 들었을 정도니 말이다.배추도 마찬가지여서 태풍 곤파스와 집중 호우의 여파로 가격이 폭등하면서 배추값이 2~3만원으로 올라 김치가 아닌 금치라 불리면서 대거 중국산 배추까지 들어왔을 정도니 말이다.

거기다가 먹거리에 대한 불안이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닌데 중국산 저질 식품이나 비양심적인 판매자의 범법행위 등으로 일반 소비자들이 스스로 변별력을 키우기가 더욱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다.그래선지 야채 대란과 웰빙 열풍을 타고 베란다나 옥상 혹은 야외 텃밭에 개인적으로 야채를 기르는 것이 유행이라고 한다. 직접 키운 채소나 과일은 마트나 시장에서 구입해 먹는 것보다 건강에 이롭고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고, 집안의 공기정화나 조경에도 도움을 주기에 불경기도 이기고 건강도 챙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다고 한다.

내가 사는 빌라의 옥상에도 텃밭이 있다.쥔장 할아버지께서 왕년에 농사 좀 지으시다 보니 심심 풀이로 옥상에 화분에 갖다 놓고 거기에 배추 10포기를 길러 11월 초인가에 김장을 담그셨다.덕분에 나역시 김장을 좀 도와드리고-뭐 배추 나른 것이 전부지만- 막 담근 맛 좋은 김치와 돼지 수육 그리고 막걸리를 쥔장 할아버지아 거하게 먹었다.그러면서 요즘 야채값이 많이 올라서 걱정인데 옥상에 뭘 더 길러야 하는 말을 들어 좀 도움이 될까하고 인터넷을 뒤적거리다 발견한 것이 바로 바키의 베란다 채소밭이란 블로그였다.몇번 클릭을 해보니 이 분야에선 꽤 유명하신 가정 주부로 따끈 따끈한 책도 출간 했다고 한다.쥔장 할아버지께서 인터넷을 못하는 관계로 일단 어떤 책인가 싶어 서점으로 고고씽하여 책을 얼른 집어 들고 열심히 읽어 본 기억이 난다.

일단 책을 보니 사진과 더불어 자세한 설명이 있어 나 같은 농사에 무관한 생 초보도 쉽게 베라다에서 야채를 재배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은 책이다.그것은 상추, 배추, 콩나물 등의 각종 채소는 물론 딸기, 수박, 블루베리 등의 과일까지 웬만한 식재료들을 모두 자급자족으로 해결한다는 베란다 농사의 달인인 저자 박희란 역시 자신의 아파트 베란다에서 농사를 짓기 시작한지 1년 밖에 되지 않아서 그녀가 시행 착오를 겪으면서 몸으로 익힌 베란다 농사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책 속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 속에는 대파,콩나물처럼 키우기 쉬운 채소부터 아니 이런 것도 집에서 키울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드는 열무,아욱,당근과 어떻게 자라는 지도 솔직히 잘 모르는 수박까지 집 베란다에서 기를 수 있다고 하니 실생활에서 우리가 먹는 채소들은 거의 베란다에서 다 기를 수가 있는 것이다.게다가 베란다 채소밭을 가꾸기 전에 알아야 할 지식들고 함께 일조량, 흙, 물주기 등 초보자가 실수하기 쉬운 부분이나 베란다 채소밭 가꾸기의 기초적인 부분을 아주 세심하게 설명하고 있다 .
게다가 대파-난이도 하,방울 토마토-난이도 중 이런 식으로 품목마다 난이도, 재배시기, 물주기, 수확시기, 연속수확의 가능 유무가 TIP으로 함께 표시되어 베란다 채소 가꾸기에 상당히 많은 도움 줄 것 같다.

베란다 채소 가꾸기는 단순히 집에서 채소를 가꾸어 가계 살림에 도움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흙을 보기 힘든 도심의 아파트속에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채소 이름을 하나씩 가리키고 함께 씨앗을 뿌리고 수확하는 훌륭한 체험학습 장이 된다는 장점도 있다.
지구 온난화로 계속 이상 기온이 될거라는 예측이 있다.집 안에서 채소를 가꾸는 재미와 아이의 교육적 효과 및 가정 경제에 도움과 안전한 먹거리의 확보라는 일석 4조의 효과를 주는 웰빙 집안 농사를 이 책 베란다의 채소밭를 보면서 따라해 보면 어떨까 싶다.
나도 언젠가 나만의 집을 갖는다면 저자처럼 멋진 베란다 정원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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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세트 - 전5권 코기토 총서 : 세계 사상의 고전
칼 마르크스 지음, 강신준 옮김 / 길(도서출판)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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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 마르크스이 자본론은 대학에 다닌 분들이라면 아무리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적어도 한번쯤은 들어본 책일 것이다.
70~80년대 초반에 대학을 다닌 분들이라면 아마도 일반 종이에 인쇄된 판플렛 형태로 축약되어 인쇄된 내용물을 읽으셨을 것이고 80년 중반~90년대 초반에 대학을 다니신 분들은 아마도 중국 연변에서 출판되어 은밀히 들어온 책이나 이론과 실천에서 1987년도에 나온 책들을 봤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서슬 퍼렇던 군사 정부 시절 이책을 번역한 이론과 실천의 대표와 편집장은 수배 명령이 떨어졌고 자본론은 금서가 되서 곧 서점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그래서 당시 의식있는 대학생들은 이 책을 알음 알음 구해서 남 몰래 읽었다고 한다.

하지만 시대가 흘러 문민 정부가 들어서고 세대가 바뀌면서 자본론에 대한 민감한 터부는 많이 사라졌고 오히려 2008년의 세계 금융공항 사태가 터지면서 자본주의의 모순을 갈파한 자본론에 대한 독자 수요가 오히려 늘었다고 한다.
공산주의가 무너지면서 사장될 것 같았던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오히려 동유럽 공산권의 몰락후 경제위기가 반복되면서 대기업과 거대 은행, 거대 자본가 등에 부가 집중하고, 빈부차가 극심해지며 서민과 노동자가 불행해지는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서 더욱 빛나게 된다.이것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독일에선 이미 자본론이 작년 판매량보다 3배이상 더 팔려 나갔다고 한다.

자본론은 교수신문이 1948년이후 국내에 가장 커다란 영향력을 끼치는 책중의 하나로 꼽고 있지만 사실 이때까지 독일어 원본을 번역한 책은 아직 없었고 대부분 일어나 영어 중역본이었다고 하는데 길에서 원전을 번역한 완역본이 최초로 나오게 된다.

나 역시 길에서 나온 자본론은 아니지만 자본론 책을 헌책방에서 구입해서 읽어 본 적이 있다.그런데 우리 귀에 익숙해서 매우 친숙한 느낌이 들어서 그렇지 자본론은 상당히 어려운 책이다.
보통 자본론 1-1권의 제1편 상품과 화폐, 제2편 화폐의 자본으로의 전화, 제3편 절대적 잉여가치의 생산, 제4편 상대적 잉여가치의 생산은 흔히 자본론의 정수라고들 하는데 이 내용이 웬만한 경제학도가 아니면 잘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라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상당히 무리가 따른다고 할 수 있다.나 역시도 1-1권을 읽다가 너무 어려워서 결국은 휙 하고 던져 버리고 말았던 기억이 나는데 웬만한 독자가 아니면 자본론 전 3권을 모두 완독한 분이 별로 있지 않을 거라고 생각된다.

이런 사정에도 불구하고 독일어 원전을 완역한 자본론이 나왔으니 참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코키토 총서로 나온 길의 자본론 전 3부 5권을 대형 서점에서 보니 돌연 한 질정도 집에 갖다 놓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는데 만만치 않은 가격도 문제지만 사놓고 안 읽을 확률이 높기에 결국 사는 것을 포기했다.
개인적인 생각에 자본론을 그냥 무작정 사저 읽으면 아마 그 어렵고도 방대한 내용에 일반 독자들은 바로 질릴거란 생각이 든다.나 역시도 마찬가지인데 일단은 자본론에 대해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수 있게 나온 해설서들을 우선 읽은 후 자본론에 도전할 생각이다.

카알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아무나 손쉽게 읽을 만한 책은 절대 아니지만 그래도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한번쯤은 도전해 봐야 될 산이 아닐까 싶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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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0-12-16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론과 실천에서 나온 판이 김영민 강신준 공역이었지요.강신준 씨는 독문학과 출신에다가 독일사회민주당에 대해서 학위논문을 썼더라구요.

카스피 2010-12-16 22:39   좋아요 0 | URL
아 그랬군요.결국 20년만에 직접 독일어를 번역하셨네요^^

노이에자이트 2010-12-17 17:22   좋아요 0 | URL
그때도 독일어판을 번역한 거였어요.그래서 김수행 씨보다 자부심이 있었죠.더군다나 아직 교수가 아니라 박사학위과정이었을 겁니다.

카스피 2010-12-17 17:39   좋아요 0 | URL
20년전에도 독일어를..참 대단하셨네요^^

sojung 2010-12-17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생 숙제를 하다가 경제학이 왜이리 어려운고..하고 경제학에 관심이 생겼는데...
카스피님은 대단하신데요
자본론도 챙겨읽으시고

카스피 2010-12-17 17:39   좋아요 0 | URL
아뇨 위에 썼다시피 좀 읽다가 포기했어요ㅜ.ㅜ

우라늄 2012-11-12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애덤 스미스가 도덕감정론에서 말하는 개인의 격앙된 감정으로 사회를 바라보는것이 맑스에 느껴지는거 같네요 그닥 자본주의 의 문제점을 고치는데 자본론이 쓰여야 되고 그런건 아니라고 봅니다 에초 자유주의에 있어서는 포기 할 줄도 아는것 자본주의의 문제를 고칠려고 더 큰 문제점을 야기하는것에 대한 반대 즉 작은정부론을 내세우는것입니다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