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세트 - 전5권 코기토 총서 : 세계 사상의 고전
칼 마르크스 지음, 강신준 옮김 / 길(도서출판)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카알 마르크스이 자본론은 대학에 다닌 분들이라면 아무리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적어도 한번쯤은 들어본 책일 것이다.
70~80년대 초반에 대학을 다닌 분들이라면 아마도 일반 종이에 인쇄된 판플렛 형태로 축약되어 인쇄된 내용물을 읽으셨을 것이고 80년 중반~90년대 초반에 대학을 다니신 분들은 아마도 중국 연변에서 출판되어 은밀히 들어온 책이나 이론과 실천에서 1987년도에 나온 책들을 봤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서슬 퍼렇던 군사 정부 시절 이책을 번역한 이론과 실천의 대표와 편집장은 수배 명령이 떨어졌고 자본론은 금서가 되서 곧 서점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그래서 당시 의식있는 대학생들은 이 책을 알음 알음 구해서 남 몰래 읽었다고 한다.

하지만 시대가 흘러 문민 정부가 들어서고 세대가 바뀌면서 자본론에 대한 민감한 터부는 많이 사라졌고 오히려 2008년의 세계 금융공항 사태가 터지면서 자본주의의 모순을 갈파한 자본론에 대한 독자 수요가 오히려 늘었다고 한다.
공산주의가 무너지면서 사장될 것 같았던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오히려 동유럽 공산권의 몰락후 경제위기가 반복되면서 대기업과 거대 은행, 거대 자본가 등에 부가 집중하고, 빈부차가 극심해지며 서민과 노동자가 불행해지는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서 더욱 빛나게 된다.이것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독일에선 이미 자본론이 작년 판매량보다 3배이상 더 팔려 나갔다고 한다.

자본론은 교수신문이 1948년이후 국내에 가장 커다란 영향력을 끼치는 책중의 하나로 꼽고 있지만 사실 이때까지 독일어 원본을 번역한 책은 아직 없었고 대부분 일어나 영어 중역본이었다고 하는데 길에서 원전을 번역한 완역본이 최초로 나오게 된다.

나 역시 길에서 나온 자본론은 아니지만 자본론 책을 헌책방에서 구입해서 읽어 본 적이 있다.그런데 우리 귀에 익숙해서 매우 친숙한 느낌이 들어서 그렇지 자본론은 상당히 어려운 책이다.
보통 자본론 1-1권의 제1편 상품과 화폐, 제2편 화폐의 자본으로의 전화, 제3편 절대적 잉여가치의 생산, 제4편 상대적 잉여가치의 생산은 흔히 자본론의 정수라고들 하는데 이 내용이 웬만한 경제학도가 아니면 잘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라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상당히 무리가 따른다고 할 수 있다.나 역시도 1-1권을 읽다가 너무 어려워서 결국은 휙 하고 던져 버리고 말았던 기억이 나는데 웬만한 독자가 아니면 자본론 전 3권을 모두 완독한 분이 별로 있지 않을 거라고 생각된다.

이런 사정에도 불구하고 독일어 원전을 완역한 자본론이 나왔으니 참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코키토 총서로 나온 길의 자본론 전 3부 5권을 대형 서점에서 보니 돌연 한 질정도 집에 갖다 놓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는데 만만치 않은 가격도 문제지만 사놓고 안 읽을 확률이 높기에 결국 사는 것을 포기했다.
개인적인 생각에 자본론을 그냥 무작정 사저 읽으면 아마 그 어렵고도 방대한 내용에 일반 독자들은 바로 질릴거란 생각이 든다.나 역시도 마찬가지인데 일단은 자본론에 대해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수 있게 나온 해설서들을 우선 읽은 후 자본론에 도전할 생각이다.

카알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아무나 손쉽게 읽을 만한 책은 절대 아니지만 그래도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한번쯤은 도전해 봐야 될 산이 아닐까 싶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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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0-12-16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론과 실천에서 나온 판이 김영민 강신준 공역이었지요.강신준 씨는 독문학과 출신에다가 독일사회민주당에 대해서 학위논문을 썼더라구요.

카스피 2010-12-16 22:39   좋아요 0 | URL
아 그랬군요.결국 20년만에 직접 독일어를 번역하셨네요^^

노이에자이트 2010-12-17 17:22   좋아요 0 | URL
그때도 독일어판을 번역한 거였어요.그래서 김수행 씨보다 자부심이 있었죠.더군다나 아직 교수가 아니라 박사학위과정이었을 겁니다.

카스피 2010-12-17 17:39   좋아요 0 | URL
20년전에도 독일어를..참 대단하셨네요^^

sojung 2010-12-17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생 숙제를 하다가 경제학이 왜이리 어려운고..하고 경제학에 관심이 생겼는데...
카스피님은 대단하신데요
자본론도 챙겨읽으시고

카스피 2010-12-17 17:39   좋아요 0 | URL
아뇨 위에 썼다시피 좀 읽다가 포기했어요ㅜ.ㅜ

우라늄 2012-11-12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애덤 스미스가 도덕감정론에서 말하는 개인의 격앙된 감정으로 사회를 바라보는것이 맑스에 느껴지는거 같네요 그닥 자본주의 의 문제점을 고치는데 자본론이 쓰여야 되고 그런건 아니라고 봅니다 에초 자유주의에 있어서는 포기 할 줄도 아는것 자본주의의 문제를 고칠려고 더 큰 문제점을 야기하는것에 대한 반대 즉 작은정부론을 내세우는것입니다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