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벤구르 을유세계문학전집 57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지음, 윤영순 옮김 / 을유문화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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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에트가 역사속으로 살아진지 이미 이십년이 훨씬 넘었고 소비에트 공화국은 러시아와 14개의 공화국으로 나뉘게 된다.

신생 러시아는 과거 제정 러시아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지구 육지의 1/8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이 거대 국가는 동-서양의 특성을 모두 갖춘 나라임에도 아직까지 우리는 러시아란 나라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편이다.

우리는 러시아란 나라의 역사나 문화에 대해 잘 모르는데 그건 국내 번역 출판물들이 주로 영미에 너무 편중되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사실 러시아 문학은 세계 문학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는데  러시아 낭만주의(1820~40)’러시아 사실주의(1855~80)’ 사이에 우리가 최소 이름은 들어봤을 대문호들이 출현하는데 국민 시인 푸슈킨, 레르몬토프, 코와 외투로 유명한 고골로 대표되는 낭만주의 3인방과  더불어 낭만주의가 시작되었다면 투르게네프를 시작으로 사실주의로 변화하여 도스토예프스키와 톨스토이를 통해 그 정점에 오르면서 19세기 위대한 러시아의 문학시대가 열린이후 단편과 극작가로 유명한 체호프에 이르러 그 막을 내리게 된다.

우리가 아는 러시아 문학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처럼 대부분 러시아 문학의 전성기를 이루던 19세기 제정 러시아의 문학을 가르킨다고 할 수 있는데 소비에트 성립이후 생겨난 소비에트 사회주의 문학은 해방이후 동서 양진영의 대결에서 반공을 국시로 한 한국에선 불온 서적으로 취급되어 번역될수 가 없었고 소비에트가 사라진후에는 사회주의에 대한 흥미 자체가 없어져 당시의 러시아 문학들이 국내에 번역될 길이 막힌 것 같다고 생각된다.

 

소비에트 시절의 문학은 공산당 권력에 복종하여 이른바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따라야 했는데 이당시 작가중 인간의 본질과 운명에 대해 관심을 갖는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의 전통을 따르는 순수 문학자들은 현실 도피성향을 가졌기에 사회주의 리얼리즘 원리를 따르지 않아 박해를 받게 되고 그런 작가들중에는 대표적인 인물들이 악마와 마르가리타의 불가꼬프,우리들의 자마찐,체벤구르의 쁠라또노프등을 들수 있다.

불가꼬프의 악마와 마르가리타와 자마찐의 우리들은 벌써 십년도 전에 번역되었는데 반해 쁠라또노프의 체벤구르는 작년에야 겨우 번역되어 출판된다

 

쁠라또노프의 체벤구르는 자마찐의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소비에트 시절 러시아 문학에서 자주 보이는 디스토피아 경향의 소설이다

체벤구르의 주인공 사샤는 어려서 고아가 된후 여기 저기를 떠돌다 공산당에 입당하게 되

면서 여러일을 겪으면서 공산주의가 이루어진 마을을 떠돌다  지상에 건설된 공산주의의

낙원 체벤구르에 도착하게 된다.그러나 농민의 낙원인 체벤구르는 사실 혁명이란 미명

하에 노동착취와 고통과 그에 따른  광기와 불안 허무함이 난무하는 불안전한 유토피아

였던 것이다.

철저한 공산주의자였던 플라토노프는 사실적이며 아름다운 문체의 글이지만 소비에트

혁명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이 보여준 혁명의 허황된 꿈과 인생의 비극적인 실랄한 모습을

그린 체벤구르 같은 공산주의에 회의적인 글을 발표함으로써 당시의 권력자 스탈린 진

노를 사고 그의 작품은 소련에서 금서로 낙인찍히게 된다.

 

이처럼 체벤구르는 작가가 지닌 독특한 문체와 언어,정치적으론 철저한 공산주의자 였지만 예술가로서의 독자적인 신념과 주관이 뚜렷이 반영된 세계관,당시 공산주의 세상을 바라보는 특이한 시선으로 인해 상당히 읽기가 난해한 편이다.전체주의나 독재자들 밑에 살았던 작가들의 글처럼 그의 작품에 쓰인 단어들은 어렵지는 않지만 다양하고 함축된 의미가 숨어 있어 쉽게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당대의 사건들에 대한 동시대인들의 시선과 반향을 담아낸 체벤구르는 혁명으로 이루어진 유토피아는 모든 사람들의 유토피아가 아님을 보여주는데 유토피아나 디스토피아를 다룬 소설들은 흥미있게 읽은 분들이라면 이 작품 역시 재미있게 읽을 거란 생각이 든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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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1-09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인사가 늦었어요~ 해피새해!!
올해도 리뷰대회 열심히 참여하시네요~ 좋은 결과 기대합니다.
저는 그동안 리뷰를 안 썼더니 어떻게 써야하는지 감이 안잡혀 못쓰고 있어요.ㅜㅠ

카스피 2013-01-11 23:29   좋아요 0 | URL
ㅎㅎ 저도 늦었습니다.리뷰 대회를 참석하려고 하니 워낙 잘쓰시는 분들이 많아서 뭐 그닥 기댈하지 않아용^^
 
나무들의 밤 (5쇄) The Collection 3
바주 샴 외 지음 / 보림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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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의 밤은 작년에 알라딘에서 독자북 펀드를 했던 작품이다.아동 도서인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비싼 가격이어서 북펀드는 둘째치고 과연 책이 잘 팔릴 수 있을까 궁금했었는데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나름 잘 팔린 것 같다.

나무들의 밤은 작년에 구입해서 선물을 한 책인데 기존의 어린이용 책과는 달리 상당히 독특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기존의 아동용 책들이 흔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뽀로로와 같은 만화 캐릭터를 차용한 그림책이 많았다고 한다면 이 책은 뭐랄까 단순한 동화책이 아니라 한권의 예술품이란 생각이 든다.

 

나무들의 밤은 검은 종이위에 아름다운 색깔의 나무들이 나오는데 아이들한테 그간 본 동화책들과는 무척 다른 신기한 느낌을 우리 아이들이 보아온 책들이 대부분 서구의 동화책인데 반해서 흔히 접하기어려운 인도 중부 곤드족의 예술과 민간전승을 바탕으로 한 그림책으로 2008년 볼로냐 라가치 뉴 호라이즌 수상작이라고 한다.

곤드족은 10억이 넘는 인구가 살고 있는 인도에서 약 3백만명 밖에 안되는 소수 민족인데 대부분 드라비다어족의 비()문자 언어인 곤드어의 다양한 방언을 사용하는데, 서로 의사소통이 안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말이 안통하는 경우도 있고 문자도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곤드족은 오래전부터 그들이 살고 있는 진흙 벽에 상징적인 그림을 그리는 전통이 있고 가장 좋은 그림을 본 사람에게 가장 큰 행운이 온다고 믿을 만큼 그림을 소중하게 여긴다고 한다.

 

나무들의 밤은 곤드족의 신화를 다룬 책이 아닌가 여겨진다.이 책에는 19점의 나무가 그려져 있는데 그 옆에는 아마도 곤드족의 민간 전승이라고 여겨지는 짧은 글들이 함께 실려 있다.

맨 처음에 나오는 나무 그림 옆에 밝게 빛나는 셈바르의 밤이라는 제목의 글이 있는데 옆 그림의 나무가 셈바르 나무라는 것을 알려주면서 셈바르와 연관된 아름다운 전설을 우리들에게 들려주는데 암소를 잃어버린 목동과 송아지는 암소를 찾다 어둠속에 길을 잃게 되는데 한마리 반딧불이 따라 가보니 셈바르 나무가 잎마다 반딧불이 앉아 있어 어둠속에서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으며 그 아래 암소가 서있고 그후로 셈바르 나무에는 착한 정령들이 살고 있다고 믿게 되었으며 셈바르 나무는 어려움에 빠진 생명을 보호해 주는 황금처럼 빛나는 나무로 인식되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나무들은 곤드족의 신인 샨카르가 창조했는데 조물주가 샨카르가 창조한 인간이 먹을 것이 없다고 신에게 말하자 샨카르는 나무를 만들고 나무들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인간들은 농사를 짓기전 과일들을 먹고 살았다는 전설도 알려준다

 

이 책은 실크스크린 기법을 이용해 검은 종이 위에 하나하나 손으로 그림을 그려 만들었는데 까만 바탕 위에 강렬한 원색의 대비와 섬세한 선으로 그려려진 나무 그림은 어떤 착시효과를 일으키는지 마치 전설속 셈바르 나무가 빛을 발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나무들의 숲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았던 책들과는 달리 책 제본 또한 수 제본이어서 비록 같은 제목의 책이라고 해도 작가들이 책 하나 하나의 그림을 실크 스크린으로 만들기에 똑같은 색이 하나도 없는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책이 되므로 선물용으론 그만이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무들의 밤은 아이들 동화책이라기 보다는 마치 한 편의 예술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그래선지 아이들이 보는 책이라가 보다는 어른들이 소장한면서 마음의 평화를 찾을 때 감상할 만한 미술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동화책으로 보기에는 그 가격이 무시무시하게 비싸단 생각이 들지만 엄마 아빠와 아이가 함께 볼며 서로간의 느낌을 공유하며 감상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책이라고 여겨진다.그리고 혹시 이 책이 마음에 들지만 높은 가격때문에 아이한테 사주기가 좀 그렇다면 이책의 작가중 한명이 비주 샴의 런던 동물원을 추천해 드린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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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 애니 코믹스 세트 - 전3권 마당을 나온 암탉 애니 코믹스
애니메이션 제작 : 명필름 오돌또기, 사계절출판사 편집부 엮음, 원작동화 황선미 / 사계절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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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다보니 친척 아이들 선물을 사줄때도 책을 사준곤 한다.아이들의 경우 맛있는 장난감이나 게임기등을 더 선호하겠지만 아무래도 엄마들 눈치 때문에 그런 선물을 못하고-사실 장난감이나 게임기는 책보다 비싸서…..책을 선물해 주는데 선물주기 전에 과연 무슨 내용인가 싶어 먼저 읽어보곤 한다.그런데 아이들 책이라고 무시 할 수 없는 것이 책을 읽다보면 요즘 나오는 초등학교 동화책은 과거 초등학교 시절  읽었던 책보다는 다소 철학적 내용이 많아졌단 생각이 든다.

백설공주나 신데렐라등이 예전에 부모세대가 읽었던 동화들은 권선징악이란 주제가 많았었는데 아닌가 싶은데 요즘처럼 TV에 많이 노출되고 어떻게 보면 조숙한 느낌을 주는 아이들 입장에선  식상하지 않나 싶은데 그래선저 요즘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새로운 동화책들이 많이 나오는데 몇 년 전에 사준 마당을 나온 암탉도 그런 책중의 하나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흔히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기존의 어린이 동화책과는 사뭇 다르다.알낳는 닭인 잎싹은 병아리를 키우고 싶어하지만 꿈을 이루지 못하고 폐닭이 되어 버려지는데 청둥오리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살아난다.이후 족제비의 습격을 받아 죽은 청둥오리를 대신해 그 알을 키워 훌륭한 오리를 만든후 자신 역시 족제비의 먹이가 된다는 슬픈 내용인데 현실 세계의 삶과 죽음, 자유와 같은 다소 철학적이면서도 다분히 현실적인 주제를 우화 형식으로 다루고 있기에 너무 어린 아이들이 읽고 이해하기에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

 

이처럼 동화책으로 커다란 성공을 한 마당을 나온 암탉은 작년에 만화 영화화되어서 커다란 성공을 거두는데 과거와 달리 극장에서 국내 창작 에니메이션을 보기 힘들고 주로 일본의 만화영화들이 상영되는 현실속에서 에니메이션화 된 220만 관객 동원이라는 최고의 흥행 성적을 기록하며 한국 창작 애니메이션의 새 장을 연다.황선미 작가의 원작이 탄탄하고 감동을 주어선지 이 만화영화는 대한민국 콘텐츠 어워드 애니메이션 부문 대통령상, 아시아태평양영화상 최우수애니메이션상, 시체스 국제판타스틱영화제 베스트 시체스 패밀리 필름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는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이른바 원소스 멀티유즈의 가장 성공적 사례중의 하나인데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만화 영화뿐 아니라 인형극,연극으로도 만들어 졌고 만화 영화를 바탕으로 3권의 코믹스로 재탄생하게 된다.

 

위에서 잠시 말한것처럼 마당을 나온 암탉은 초등학교 고학년은 되어야 그 안에 숨겨진 참뜻을 이해하지 않을까 싶다.하지만 좋은 동화를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부모의 입장에선 이처럼 코믹스로 된 책이 보다 쉽게 읽힐수 있어 좋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에니메이션을 재미있게 본 아이들이라면 이 코믹스 북도 상당히 재미있게 읽을거라고 여겨진다.

그리고 활자로 된 동화책과 달리 이 코믹스는 우리나라의 봄, 여름, 가을, 겨울 풍경을 섬세하고 아름답게 담고 있어 아이들에게 우리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장점이 있다고 여겨진다.

 

이 책을 보면 활자로 된 동화와 달리 코믹체의 그림이기에 원작의 다소 어렵고 무거울수 있는 주제를 경감시켜 준다는 생각이 들면서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읽게 해준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탄탄한 구성과 풍부한 상징성,독특한 등장인물의 창조등으로 일반적인 의미의 동화가 아닌 아이들이 읽고나서 무언가를 생각하게끔 하는 동화란 생각이 드는데 기존의 해피엔딩 동화가 아니기에 부모와 아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읽으면 서로 책을 읽은 느낌을 공유하면 더욱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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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메르헨 문지아이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김서정 옮김,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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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다른 취미 생활을 그닥 하지 않고 있지만-ㅎㅎ 물론 친구들과 술은 자주는 아니지만 즐겨 먹는 편인데 이에 유일한 도락이 아닌가 싶다- 주머니 사정이 빈약해도 늘 사는 것이 있다면 아마 책이 아닌가 싶다려서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한 것 같은 기억인 나는데 특별히 엄마가 세계문학 전집 같은 책을 사주며 책을 보라고 강권하지느 않았으니 아무래도 책을 좋아하는 것은 천성적으로 타고 난 것이 아닌가 싶다

어린 시절 먹고 사는데는 크게 지장이 없었지만 아버지의 근무처가 지방이셨다 보니 아무래도 두 집 살림을 하는라 돈을 많이 아껴야 했기에 동네 다른 친구들처럼 제대로 된 옷이나 책을 가져본 기억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항상 친구네 집에 가면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 보다는 그 집에 있던 동화책을 즐겨 읽은 기억이 난다

 

어릴때는 사정을 잘 알지 못해서 항상 불만을 가졌던 것 같은데 엄마는 없는 살림에 아껴서 살아야 했기에 지 옷은 항상 친척들이 준 옷을 입었고 동화책 역시 친척집에 다 읽고 안 읽는 책들을 받아서 읽은 것 같다.옷을 물려받는 것에 대해서는 엄마에게 투정을 많이 부렸지만 책은 오히려 왜 더 많이 가져오지 않냐고 말했던 추억이 새록 새록 생각난다

이모들중에 부유하신 분이 계셨는데 그분 집에서는 참 많은 동화책이 있었다.매번 갈때마다 동화책을 많이 읽었고 가끔씩 이모께서 몇권을 주시기도 해서 항상 그 이모네 집에 가고 싶어 했엇는데 이모네 집에 있던 동화책 중에서도 가장 갖고 싶었던 책은 아마 올 칼라 삽화가 가 있었던 안데르센 동화집이 아니었나 싶다.

7권인지 8권이지 아무튼 안데르센 전집 속에 있었던 인어공주나 눈의 여왕이나 외발달린 군인등 지금도 기억이 나는 재미있는 내용인데다 올 칼라의 선명한 삽화는 어린 마음에도 너무나 멋있단 생각이 들어서 이모집만 갔다오면 안데르센 전집을 사달라고 조르다가 결국에는 혼난 기억이 몇번이나 있다.

그래서 나중에는 이모집에서 언제나 그 책을 안읽나 해서 살폈던 기억이 나는데 이사로 이모집과 멀어지면서 안데르센 동화집하고 안녕을 고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어느덧 아르바이트비로 돈을 벌 게 되었고 읽고 싶은 책들은 조금 무리해서 살 만하게 되다보니 많은 책들을 구입하게 되었는데 어린시절 그처럼 갖고 싶었했던 안데르센 동화집은 없었다.왜냐하면 대부분 안데르센 동화집은 어린이용인데다가 수록된 작품도 유명한 단편 몇편만 수록되어 있어 사실 제대로 읽고픈 마음은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발견한 책이 바로 안데르센 메르헨이란 책이다.

안데르센 동화집과는 다른 이름이어서 안데르센의 다른 책인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메르헨은 흔히 우리말로 옛이야기, 민담, 전래 동화 등으로 번역되기에 안데르센 동화집을 멋있는 제목을 붙인 책이라고 보면 되겠다.

안데르센 동화집의 저자 안데르센은 살아 생전 160편의 동화를 발표했다고 하는데 안데르센 메르헨은 아쉽게도 160편의 동화중 엄지 공주,못생긴 아기 오리,인어공주,성냥팔이 소녀,눈의 여왕,엄지아기와 같이 국내에 많이 번역된 단편들과 조금은 생소할 수 있는 옷깃,바보 한스,약혼자들.말똥구리,길동무,등 기발하고도 상상력 넘치는 43편의 동화밖에 있지 않아서 다소 아쉽단 생각이 든다.

비록 안데르센 동화집 전편이 실려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안데르센 메르헨은 실로 어린시절 갖고 싶었던 그 전집은 아니었지만 당시의 슬픈 기억을 단숨에 치유해 줄 것 같은 포스를 가진 책이

기에 상당히 비싼 가격이었지만 얼른 샀는데 정말 읽지 않고 갖고만 있어도 상당히 마음은 뿌득해짐을 느낄수 있다.

 

책속에 들어있는 내용중 못생긴 아기오리,성냥팔이 소녀,인어공주등 많은 단편들은 워낙 유명한 아야기들어서 지금도 기억이 나는데 어렸을적 읽은 내용과 비교해서 번역이 충실해서 인지 같은 단편이지만 내용이 좀더 늘어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속의 단편들을 읽으니 마치 내가 어렸을 적으로 되돌아간 느낌이 드는데 당시 이모네 집에서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다시금 되살아 난다

인어공주의 안타까운 최후에 얼마나 슬펐는지,임금님의 새옷을 보고 멍청한 임금님을 얼마나 비웃었는지,성냥팔이 소녀의 죽음에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눈의 여왕에서 소년의 모험에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말이다

 

안데르센 메르헨은 동화책 답게 아름다운 삽화 그림이 들어 있는데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만큼 철학적이고 사려 깊은 그림을 이 책을 아동용이 아닌 성인용이란 생각이 들게 해줄 정도로 상당히 멋진 그림들이어서 이 그림만으로도 이 책을 소장할 가치가 있다고 여기게 만들어 준다

안데르센 메르헨은 어린시절 아름다운 꿈을 꾸게 해준 안데르센 동화집을 잊지 못하는 어른들에게 다시금 아름다운 추억을 되찾게 해줄 그런 책이 아닌가 싶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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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하고 나하고 동화는 내 친구 67
강무홍 지음, 소복이 그림 / 논장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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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하고 나하고란 말을 들으면 갑자기 동요생각이 난다.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채송화도 봉숭아도 한창입니다

아빠--가 매어놓은 새---끼줄따라 나팔꽃도 어울리게 피었습니다 

애들하고 재미있게 뛰어놀다가 아빠 생각---나서 꽃--을 봅니다

아빠--는 꽃--보며 살자 그랬--죠 날보고 꽃 같이 살자 그랬-- 

 

어렸을적 아버지께서 주로 지방에서 근무하셨기 때문에 아버지 얼굴을 일년에 한 3~4차례밖에 보지 못했던 것 같다.아버지께서는 지방에서 홀로 계시면서 우리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셨는데 자라면서 다른 친구들처럼 아버지의 사랑을 많이 받지는 못했지만 그런 아버지를 상당히 존경했던 것 같다.

이처럼 아버지와 오랜시간 떨어져 살다보니 어렸을 적에 아버지와 어디 놀러간 기억이 거의 없는데 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리자면 목욕탕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왜냐하면 늘상 아버지는 집에 오시면 나를 데리고 목욕탕에 가셨기 때문인데 남들처럼 놀이공원에 가지는 못했지만 아버지와 함께 목욕탕에 가는길이 무척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아빠하고 나하고는 어린 시절 내가 갖지 못했던 아버지의 추억을 생각케 해주는 동화책이다.아빠하고 나하고는  재판,사과가 봉봉봉,자랑스러운 거야,밤 한 알을,어린나무 총 5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동화인데 각 단편마다 아빠와의 아름다운 추억이 오롯이 담겨있다.

 

첫번째 단편인 재판의 주인공 건아는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심술궂은 골목대장 준식이가 길을 막고 못가게하자 엉겁결에 이천원을 주기로 했지만 건아는 용돈이 없어 엄마에게 2천원을 달라고 했지만 엄마는 돈을 달라는 이유를 묻기에 결국 준식이에게 돈을 주지 못하고 대신 하루에 100원씩 유예기간을 얻게 된다.3천원이 되는날 준식이는 건아 집으로 찾아오고 대문에서 마주친 아빠는 자초지종을 듣고 재판을 벌이는데,건아 편을 들줄 알았던 아빠는 반반 부담이라는 뜻밖의 판결을 내린다.돈을 갚고자 건아는 열심히 집안일을 도우는데 한편으론 그런 재판을 한 아빠가 원망스럽지만 결국에는 아빠의 현명한 판단으로 건아와 준식이는 친구가 된다는 내용이다.

두번째 단편 사과가 봉봉봉은 과수원을 하는 아빠는 농약이 위험해서 정아를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지만 혼자 남은 아이는 늘 심심하기에 아빠를 보러 몰래 과수원에 숨어들다 들켜서 쫓겨나가도 하고 사과를 따보겠다고 나무에 올라갔다가 떨어지기도 한다.정아는 그러다 옆에 흐르는 시냇물로 빨간 사과가 동동 떠내려오는 것을 보는데 정아가 심심할까봐 아빠가 보낸 선물이다.

세번째 단편 자랑스러운거야는 학교 생활중에 일어난 일을 다루고 있는데 현우는 선생님께 청소 안했다고 꾸중을 듣는 과정에서 청소안하고 도망친 친구의 이름을 얼떨결에 말하고 스스로 비겁하다고 자책하고 괴로워하다 아빠에게 그 사실을 고백하자 아빠는 현우에게 오히려 자랑스럽다면 용기를 북돋아 준다는 내용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아빠들은 모두 멋지게 아이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자상하면서도 멋진 마치 친구 같은 아빠들이다.예전처럼 엄격하고 무서운 아빠의 모습이 아닌데 그건 아마도 시대가 엄부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를 필요한 시대이기 때문일 것이다.
재판에 나오는 건아 아빠는 참 이상적인 아빠의 모습인데 일반적인 경우 건아에게 돈을 요구한 

준식이를 야단치는 것이 보통이지만 건아 아빠는 잘못을 저지른 준식이도 약속을 지키지 않은 건아에게 서로 공평한 판결을 내림으로써 건아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게 하고 준식이도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해 둘이 서로 친구가 되게 만든다.보통의 경우 일반적인 부모들은 자식이 잘못해도 자식 기를 죽이지 않는다며 무조건적으로 자식의 편을 드는 편이데 그것이 정말로 자식을 위하는 부모의 마음일까하는 의구심이 드는데 그런 부모들이 꼭 읽어봐야 될 단편이 아닌가 싶다.

자랑스러워의 현우 아빠는 고자질했다고 괴로워하는 현우에게 자랑스럽다며 용기를 북돋아 주어 친구에게 사과할 용기를 주는 자상한 아빠고 아빠의 뒤를 쫒아 과수원에 온 딸이 농약에 묻지 말도록 쫒아냈지만 혹 상심할까봐 시냇가에 사과를 내려 보내거나 아빠와 밤새 같이 놀고 싶어하는 아이를 재우면서 베게밑에 밤 한톨을 집어넣은 모습에서 아빠의 자식에 대한 사랑이 잘 들어난다.

 

이처럼 아빠하고 나하고에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아빠의 자상한 마음과 더불어 아이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현명한 아빠의 지혜가 잘들어나 있다고 생각된다.아마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은 책속에 등장하는 아빠처럼 자기들의 아빠도 슈퍼맨처럼 자신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줄거라고 생각할 것 같다.따라서 아빠들도 이 책을 꼭 읽어야 될 필요가 있단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어린 시절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지방에서 근무하시느라 항상 피곤해 하시면서도 자식들을 보기위해서 먼기를 마다않고 올라오신 아버지,항상 근엄하신 표정을 지은신 아버지였지만 함께 목욕탕에 가서 내몸의 때를 벗겨주면서 언제 이렇게 컸나하고 흐뭇하게 미소를 지으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자상한 아빠의 모습을 어른들은 잊었던 아버지의 사랑을 다시 떠올리게 해주는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든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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