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 메르헨 문지아이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김서정 옮김,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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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다른 취미 생활을 그닥 하지 않고 있지만-ㅎㅎ 물론 친구들과 술은 자주는 아니지만 즐겨 먹는 편인데 이에 유일한 도락이 아닌가 싶다- 주머니 사정이 빈약해도 늘 사는 것이 있다면 아마 책이 아닌가 싶다려서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한 것 같은 기억인 나는데 특별히 엄마가 세계문학 전집 같은 책을 사주며 책을 보라고 강권하지느 않았으니 아무래도 책을 좋아하는 것은 천성적으로 타고 난 것이 아닌가 싶다

어린 시절 먹고 사는데는 크게 지장이 없었지만 아버지의 근무처가 지방이셨다 보니 아무래도 두 집 살림을 하는라 돈을 많이 아껴야 했기에 동네 다른 친구들처럼 제대로 된 옷이나 책을 가져본 기억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항상 친구네 집에 가면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 보다는 그 집에 있던 동화책을 즐겨 읽은 기억이 난다

 

어릴때는 사정을 잘 알지 못해서 항상 불만을 가졌던 것 같은데 엄마는 없는 살림에 아껴서 살아야 했기에 지 옷은 항상 친척들이 준 옷을 입었고 동화책 역시 친척집에 다 읽고 안 읽는 책들을 받아서 읽은 것 같다.옷을 물려받는 것에 대해서는 엄마에게 투정을 많이 부렸지만 책은 오히려 왜 더 많이 가져오지 않냐고 말했던 추억이 새록 새록 생각난다

이모들중에 부유하신 분이 계셨는데 그분 집에서는 참 많은 동화책이 있었다.매번 갈때마다 동화책을 많이 읽었고 가끔씩 이모께서 몇권을 주시기도 해서 항상 그 이모네 집에 가고 싶어 했엇는데 이모네 집에 있던 동화책 중에서도 가장 갖고 싶었던 책은 아마 올 칼라 삽화가 가 있었던 안데르센 동화집이 아니었나 싶다.

7권인지 8권이지 아무튼 안데르센 전집 속에 있었던 인어공주나 눈의 여왕이나 외발달린 군인등 지금도 기억이 나는 재미있는 내용인데다 올 칼라의 선명한 삽화는 어린 마음에도 너무나 멋있단 생각이 들어서 이모집만 갔다오면 안데르센 전집을 사달라고 조르다가 결국에는 혼난 기억이 몇번이나 있다.

그래서 나중에는 이모집에서 언제나 그 책을 안읽나 해서 살폈던 기억이 나는데 이사로 이모집과 멀어지면서 안데르센 동화집하고 안녕을 고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어느덧 아르바이트비로 돈을 벌 게 되었고 읽고 싶은 책들은 조금 무리해서 살 만하게 되다보니 많은 책들을 구입하게 되었는데 어린시절 그처럼 갖고 싶었했던 안데르센 동화집은 없었다.왜냐하면 대부분 안데르센 동화집은 어린이용인데다가 수록된 작품도 유명한 단편 몇편만 수록되어 있어 사실 제대로 읽고픈 마음은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발견한 책이 바로 안데르센 메르헨이란 책이다.

안데르센 동화집과는 다른 이름이어서 안데르센의 다른 책인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메르헨은 흔히 우리말로 옛이야기, 민담, 전래 동화 등으로 번역되기에 안데르센 동화집을 멋있는 제목을 붙인 책이라고 보면 되겠다.

안데르센 동화집의 저자 안데르센은 살아 생전 160편의 동화를 발표했다고 하는데 안데르센 메르헨은 아쉽게도 160편의 동화중 엄지 공주,못생긴 아기 오리,인어공주,성냥팔이 소녀,눈의 여왕,엄지아기와 같이 국내에 많이 번역된 단편들과 조금은 생소할 수 있는 옷깃,바보 한스,약혼자들.말똥구리,길동무,등 기발하고도 상상력 넘치는 43편의 동화밖에 있지 않아서 다소 아쉽단 생각이 든다.

비록 안데르센 동화집 전편이 실려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안데르센 메르헨은 실로 어린시절 갖고 싶었던 그 전집은 아니었지만 당시의 슬픈 기억을 단숨에 치유해 줄 것 같은 포스를 가진 책이

기에 상당히 비싼 가격이었지만 얼른 샀는데 정말 읽지 않고 갖고만 있어도 상당히 마음은 뿌득해짐을 느낄수 있다.

 

책속에 들어있는 내용중 못생긴 아기오리,성냥팔이 소녀,인어공주등 많은 단편들은 워낙 유명한 아야기들어서 지금도 기억이 나는데 어렸을적 읽은 내용과 비교해서 번역이 충실해서 인지 같은 단편이지만 내용이 좀더 늘어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속의 단편들을 읽으니 마치 내가 어렸을 적으로 되돌아간 느낌이 드는데 당시 이모네 집에서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다시금 되살아 난다

인어공주의 안타까운 최후에 얼마나 슬펐는지,임금님의 새옷을 보고 멍청한 임금님을 얼마나 비웃었는지,성냥팔이 소녀의 죽음에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눈의 여왕에서 소년의 모험에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말이다

 

안데르센 메르헨은 동화책 답게 아름다운 삽화 그림이 들어 있는데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만큼 철학적이고 사려 깊은 그림을 이 책을 아동용이 아닌 성인용이란 생각이 들게 해줄 정도로 상당히 멋진 그림들이어서 이 그림만으로도 이 책을 소장할 가치가 있다고 여기게 만들어 준다

안데르센 메르헨은 어린시절 아름다운 꿈을 꾸게 해준 안데르센 동화집을 잊지 못하는 어른들에게 다시금 아름다운 추억을 되찾게 해줄 그런 책이 아닌가 싶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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