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하고 나하고 동화는 내 친구 67
강무홍 지음, 소복이 그림 / 논장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아빠하고 나하고란 말을 들으면 갑자기 동요생각이 난다.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채송화도 봉숭아도 한창입니다

아빠--가 매어놓은 새---끼줄따라 나팔꽃도 어울리게 피었습니다 

애들하고 재미있게 뛰어놀다가 아빠 생각---나서 꽃--을 봅니다

아빠--는 꽃--보며 살자 그랬--죠 날보고 꽃 같이 살자 그랬-- 

 

어렸을적 아버지께서 주로 지방에서 근무하셨기 때문에 아버지 얼굴을 일년에 한 3~4차례밖에 보지 못했던 것 같다.아버지께서는 지방에서 홀로 계시면서 우리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셨는데 자라면서 다른 친구들처럼 아버지의 사랑을 많이 받지는 못했지만 그런 아버지를 상당히 존경했던 것 같다.

이처럼 아버지와 오랜시간 떨어져 살다보니 어렸을 적에 아버지와 어디 놀러간 기억이 거의 없는데 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리자면 목욕탕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왜냐하면 늘상 아버지는 집에 오시면 나를 데리고 목욕탕에 가셨기 때문인데 남들처럼 놀이공원에 가지는 못했지만 아버지와 함께 목욕탕에 가는길이 무척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아빠하고 나하고는 어린 시절 내가 갖지 못했던 아버지의 추억을 생각케 해주는 동화책이다.아빠하고 나하고는  재판,사과가 봉봉봉,자랑스러운 거야,밤 한 알을,어린나무 총 5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동화인데 각 단편마다 아빠와의 아름다운 추억이 오롯이 담겨있다.

 

첫번째 단편인 재판의 주인공 건아는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심술궂은 골목대장 준식이가 길을 막고 못가게하자 엉겁결에 이천원을 주기로 했지만 건아는 용돈이 없어 엄마에게 2천원을 달라고 했지만 엄마는 돈을 달라는 이유를 묻기에 결국 준식이에게 돈을 주지 못하고 대신 하루에 100원씩 유예기간을 얻게 된다.3천원이 되는날 준식이는 건아 집으로 찾아오고 대문에서 마주친 아빠는 자초지종을 듣고 재판을 벌이는데,건아 편을 들줄 알았던 아빠는 반반 부담이라는 뜻밖의 판결을 내린다.돈을 갚고자 건아는 열심히 집안일을 도우는데 한편으론 그런 재판을 한 아빠가 원망스럽지만 결국에는 아빠의 현명한 판단으로 건아와 준식이는 친구가 된다는 내용이다.

두번째 단편 사과가 봉봉봉은 과수원을 하는 아빠는 농약이 위험해서 정아를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지만 혼자 남은 아이는 늘 심심하기에 아빠를 보러 몰래 과수원에 숨어들다 들켜서 쫓겨나가도 하고 사과를 따보겠다고 나무에 올라갔다가 떨어지기도 한다.정아는 그러다 옆에 흐르는 시냇물로 빨간 사과가 동동 떠내려오는 것을 보는데 정아가 심심할까봐 아빠가 보낸 선물이다.

세번째 단편 자랑스러운거야는 학교 생활중에 일어난 일을 다루고 있는데 현우는 선생님께 청소 안했다고 꾸중을 듣는 과정에서 청소안하고 도망친 친구의 이름을 얼떨결에 말하고 스스로 비겁하다고 자책하고 괴로워하다 아빠에게 그 사실을 고백하자 아빠는 현우에게 오히려 자랑스럽다면 용기를 북돋아 준다는 내용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아빠들은 모두 멋지게 아이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자상하면서도 멋진 마치 친구 같은 아빠들이다.예전처럼 엄격하고 무서운 아빠의 모습이 아닌데 그건 아마도 시대가 엄부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를 필요한 시대이기 때문일 것이다.
재판에 나오는 건아 아빠는 참 이상적인 아빠의 모습인데 일반적인 경우 건아에게 돈을 요구한 

준식이를 야단치는 것이 보통이지만 건아 아빠는 잘못을 저지른 준식이도 약속을 지키지 않은 건아에게 서로 공평한 판결을 내림으로써 건아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게 하고 준식이도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해 둘이 서로 친구가 되게 만든다.보통의 경우 일반적인 부모들은 자식이 잘못해도 자식 기를 죽이지 않는다며 무조건적으로 자식의 편을 드는 편이데 그것이 정말로 자식을 위하는 부모의 마음일까하는 의구심이 드는데 그런 부모들이 꼭 읽어봐야 될 단편이 아닌가 싶다.

자랑스러워의 현우 아빠는 고자질했다고 괴로워하는 현우에게 자랑스럽다며 용기를 북돋아 주어 친구에게 사과할 용기를 주는 자상한 아빠고 아빠의 뒤를 쫒아 과수원에 온 딸이 농약에 묻지 말도록 쫒아냈지만 혹 상심할까봐 시냇가에 사과를 내려 보내거나 아빠와 밤새 같이 놀고 싶어하는 아이를 재우면서 베게밑에 밤 한톨을 집어넣은 모습에서 아빠의 자식에 대한 사랑이 잘 들어난다.

 

이처럼 아빠하고 나하고에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아빠의 자상한 마음과 더불어 아이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현명한 아빠의 지혜가 잘들어나 있다고 생각된다.아마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은 책속에 등장하는 아빠처럼 자기들의 아빠도 슈퍼맨처럼 자신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줄거라고 생각할 것 같다.따라서 아빠들도 이 책을 꼭 읽어야 될 필요가 있단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어린 시절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지방에서 근무하시느라 항상 피곤해 하시면서도 자식들을 보기위해서 먼기를 마다않고 올라오신 아버지,항상 근엄하신 표정을 지은신 아버지였지만 함께 목욕탕에 가서 내몸의 때를 벗겨주면서 언제 이렇게 컸나하고 흐뭇하게 미소를 지으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자상한 아빠의 모습을 어른들은 잊었던 아버지의 사랑을 다시 떠올리게 해주는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든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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