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서울의  결혼식의 경우 아무리 가까운 친척 결혼식이라고 해도 축의금내고 부페가서 밥 먹고 가는것이 일반적이죠.

 

하지만 시골의 경우는 먼곳에서 사람들이 축하하러 오면 집에서 아직까지 집에서 다시 대접을 하나 봅니다.하지만 솔직히 먼 칙척인 9촌 아재네 집에서 밥을 먹는다는 것을 좀 껄끄러웠지만 삼촌이 같이 가자고 하셔서 위에 적은 소가 있는 아재네 집으로 갔지요.

뭐 부페어서 밥을 먹었지만 좀 아쉬우셨는지 캔 맥주와 소주를 내놓으시면서 일종의 술자리가 마련되고 이야기들이 오고 갔습니다.

 

그런데 경상도 술안주가 뭐가 나올까 궁금했었는데 돔베기-보통은 경상도 혼례나 상례시 돔베기라고 불리우는 상어고기가 술 안주로 많이 나옵니다-가 나올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홍어와 산 낙지가 상에 올라왔네요.

 

사실 홍어와 낙지는 전라도에서 많이 먹고 서울에서도 많이 먹는 음식이지만 경상도에서 그닥 많이 먹지 않는 음식이죠.대도시라고 할수 있는 대구에 계신 친척집에서도 먹지 못했는데 그 보다 더 보수적인 영천에서 먹을줄은 몰랐습니다.

<홍어>

 <산낙지>

 

ㅎㅎ 그런데 암만 경상도 중소도시라고 해도 명색히 도시인데 50~60대 경상도 앙재들이 홍어와 산낙지를 전혀 입에 대시지 못하시더군요.홍어는 냄새가 난다고 전혀 입에 대질 않으시고 산낙지는 탕탕이로 했음에도 꿈틀거린다고 징그럽다고 먹지 않으시네요^^

홍어와 산낙지는 서울의 경우 비싸서 자주 먹지 못하는 귀한 음식인데 이런 음식을 전혀 안드시니 저만 신나서 잔뜩 먹었습니다.

 

그런데 왜 경상도 결혼식 혼주 집에서 전라도 음식이 나왔을까 무척 궁금했는지 혼주 아재의 칙척중에 전라도 할아버지가 계십니다.약 60대 후반의 할아버지 셨는데 사돈이라고 하시는군요.무슨말인가 하면 81년인가 나주 총각이 영천 처녀와 결혼을 하셨다고 합니다.마치 영화 위험한 상견례의 한 장면을 보는것 같습니다.

아무튼 80년대만 해도 전라도와 경상도는 서로 뭣같이 보던 시대라 특히 보수적인 나주와 영천의 남녀가 결혼하다는 것은 거의 어렵지 않을까 하던 시절인데 결혼을 하셨다나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사돈 할아버지는 영천 처가댁의 분들을 엄청 좋아하셨는데 처음 인사를 드렸을때 당시 갓쓰고 수염이 허연 할아버지가 광주사태에 대해 말했을적을 제외하고는 사돈댁에서 전혀 지역감정이 없어서 넘 좋았다고 합니다.

 

아무튼 경상도 시골집에서 전라도 음식을 먹은 참 흔치않은 체험이었습니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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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9-11-28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어는 경상도에선 평생 볼 수 없는 음식이죠.
저도 서울에 올라와서 처음 접했으니까요.
반면 산낙지는 가끔 먹었던 기억이 있어요.

카스피 2019-12-02 07:14   좋아요 0 | URL
넵,경상도에는 정말 홍어는 먹질 않아요.화장실냄새(암모니아 냄새)난다고 하시더군요.그리고 낙지의 경우 산낙지보다는 문어나 오징어를 더 드시는것 같아요.감은빛님도 경상도 출신이신가 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