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자질구레한 질병으로 자주 가고 혹은 가끔 검사하자고 해서 놀란 마음을 지닌 채 진료를 받기도 하는 나의 입장에서는 질병이라는 것, 사람이 아프다는 것, 그리고 그로 인한 여러가지 심리적 사회적 현상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아직까지 큰 질병으로 고생한 적은 없고 우리 가족들도 그러진 않아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지만, 가끔씩 병원에서 조직검사를 하자거나 할 때 느끼는, 세상이 무너지는 감정 등을 겪을 때는 사는 게 무엇인가, 사람이 산다는 건 늙는다는 건 무엇인가를 재삼 또 재삼 생각을 거듭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의 지은이인 아서 프랭크는 심리학자이고 교수이다. 30대 후반과 40대 초반에 심장마비와 암에 걸렸었고 그로 인해 느꼈던 수많은 감정과 알리고 싶은 것들을 글로 담아낸 것이 이 책이다. 읽고 있으면, 맞아 내가 이런 심정과 가깝게 느꼈더랬지 라는 생각도 들고 내 주위에 암으로 이승을 작별한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내가 그들에게 '돌봄'이라는 것을 다르게 했었어야 하는구나 라는 아쉬움도 가지게 된다.

 

그렇지만 내가 정말로 알고 싶은 것은 질병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이다. 내가 원하는 도움은 질문에 대답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름의 방식으로 질병을 살아내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의료진 또한 지켜봐주는 것이다. 답을 받기보다는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 (p30)

 

우리는 취약한 생물이고, 인간들은 바로 이 취약함을 공유한다.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희망하고 사랑한다는 것은 취약함을 부정하기보다는 받아 안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오로지 자신의 취약함을 완전히 인식하고 있을 때만 또렷하게 분별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또렷하게 분별한다는 것은 저곳이 아니라 이곳에서 돌아다니길 선택하는 일 이상이고, 저것이 아니라 이것을 희망하는 일 이상이고, 저것이 아니라 이것을 사랑하길 선택하는 일 이상이다. 또렷하게 분별한다는 것은 어디서, 무엇을 누구를 선택하는 문제를 넘어, 모든 활동의 한가운데서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p39)

 

 

심장마비를 거쳐 특히 암이라는 질병을 가짐으로써 저자는 자신이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을, 그리고 인생에서 질병을 안고 살아가는 것에 대한 관점을 조금씩 다듬어나가고 있었다. 심장마비와는 다르게 암이라는 질병은 '낙인'이 찍히는 일종의 만성질환이고 어쩌면 한번에 저세상으로 갈 수 있는 심장마비라는 것과는 달리, 길게 죽음과 고통에 대한 두려움에 떨어야 하고 암환자라는 세상의 시선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었다. 예전에 (내가 좋아해 마지않는) 수전 손택의 <은유로서의 질병>을 읽었을 때도 비슷한 마음을 가졌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 책에서도 당연히 인용하고 있다.

 

 

사회가 두려워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병들은 언제나 성격에 관련된 이론으로 설명했다. 암을 주제로 한 책 중에서도 대단히 분별 있고 합리적인 주장을 담고 있는 수전 손택의 <은유로서의 질병>은 이러한 사고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이 책에 나오는 예를 보자면, 중세 시대에는 행복한 사람은 전염병에 걸려 죽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한다. 중세 사람들이 전염병을 막을 수 없었듯이 우리도 암을 막을 수 없으며, 그들이 전염병을 두려워했던 만큼 우리도 암을 두려워한다. 중세 사람들은 행복이 보호책이라고 주장했고, 우리는 분노나 성, 혹은 유행 중인 다른 무엇을 억누르지 않아야 암에 걸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p174)

 

 

 

 

 

 

질병에 대한 환상 중에 하나는, 생물학적 원인 이외의 감정적인 원인 혹은 가치적인 원인을 찾고자 하는 데에 있다. 말하자면, 내가 어떻게 했기 때문에 이게 걸렸을 거야. 이런 것. 내가 나쁜 짓을 많이 해서 그런가. 내가 담배를 많이 피워서 그런가. 내가 성적으로 문란한 적이 있었던가. 내가 남에게 비난을 하고 상처를 준 적이 있었던가.. 내가, 내가... 이런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결국 질병의 원인을 개인적인 차원으로 국한하여 자꾸 찾으려 하는 데에 있다. 질병은 개인이 무엇을 잘못 했기 때문에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특히나 감정이나 인간관계에서 나오는 것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그런데 사실은, 안 좋은 조짐이라도 보일라치면 대부분 이렇게 된다. 나의 지난 행동을 반추하고 나의 나쁜점을 들추고 나의 잘못한 점을 상기시킴으로써 스스로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생각을 했다.

 

 

질병의 궁극적인 가치는, 질병이 살아 있다는 것의 가치를 가르쳐준다는 점에 있다. 바로 이 이유 때문에 아픈 사람들은 동정받아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가치있게 여겨져야 하는 존재가 된다. "멀고 먼 별자리에선 우리가 어떻게 보일까 / 하늘 한구석의 죽음이겠지." 라고 폴 사이먼은 노래했다. 멀고 먼 별에서, 우리는 한 번 깜빡이고는 사라지는 빛처럼 보일 것이다. 빛이 사라지는 순간에 우리는 빛이 계속 타오르게 하는 일 자체가 중요함을 깨닫는다. (p190)

 

이 책을 읽으면서, 질병을 가진 자와 그 주변에 머무르는 자들의 입장과 태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은유로서의 질병>을 읽을 때만큼의 철학적 성찰이 있지는 않지만, 지은이는 자신의 경험을 십분 활용하여 좀더 구체적이고 생생한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그래서 어쩌면 더 마음에 와닿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사람은 어차피 병들고 죽는다. 이것만한 진리가 있을까. 누구나, 그렇기 때문에 질병이라는 것에 대한 성찰이, 나름대로의 자세가 필요하지 않은가 싶다. 지금은 건강해도 내일, 혹은 내년, 혹은 십년 뒤...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게 사람의 인생이고, 따라서 미리 준비를 한다.. 라기보다는 질병에 대한 생각들을 책을 통해서라도 정리해두는 작업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자기의 일이 되면.. 그것은 다 소용없는 일이고, 100% 내가 개인적으로 겪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겠지만, 그래서 이런 '생각'이란 자체가 사실 쉽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현재 건강한 삶을 살아내는 사람에게조차 필요한 성찰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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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BBP 2019-05-29 07: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질병이 생기면 그 모든 원인을 결국 내부로 돌리게 되는 것 같아요. 이런 저런 조심을 했어야 했는데, 생활식습관을 다르게 가졌어야 했는데 등등이요. 사실 그런 것들이 모두 원인이라고 할 수도 없는 것 까지도, 나쁜 생각을 가졌다던가, 뭐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어서 그랬다든가 ㅋ.

비연 2019-05-29 21:57   좋아요 0 | URL
그래서 더 힘든지도 모르겠다 싶어요. 사실 질병의 원인이란게 하나인 것도 아니고.. 선악과 따먹은 느낌을 가지게 되는 듯.. 이 책이 그런 점에서 통찰력을 주네요~
 

 

딱히 리뷰라고 할 건 없었지만, 그래도 책 읽고 그 안에 있는 좋은 단락들 몇 글자 끄적이며 내 나름의 감상이랄까를 적는 게 좋았는데 요즘 그게 하기 싫어진 건 뭐인지. 하기 싫다.. 라기보다는 좀 게을러진 것 같다. 읽고 나서 다시 끄집어내어 뭔가 쓰는 게 귀챦아진 것 같기도 하고. 암튼 뭐 이러다 말겠지. 쌓이는 책들을 보며 뭔가를 쓰겠지 하고 편안하게 마음을 먹어 본다.

 

 

 

이 책은 좀 길게 잡고 읽은 것 같다. 요즘 빅데이터니 뭐니 하면서 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시기에, 데이터를 잘못 분석하면 안돼, 라고 경고하는 책이라는 것이 흥미로와서 보았던 것이다. 책을 쓴 사람 자체가 수학을 전공했고 실제 증권가에서 숫자를 다루는 직업을 가졌었고 그 와중에 데이터라는 것을 잘못 취급했을 때 얼마나 큰 폐해가 나타나는 지를 절감하고 그것을 막기 위한 활동들을 하게 되었다.

 

나도 같은 생각이지만, 데이터라는 것은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매우 달라질 수 있고 설사 그다지 사악한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건 아닐지라도 지속적인 현실의 반영과 점검을 하지 않으면 실제로 사회에서 경제적, 인종적, 성적 차별 등이 일어날 수 있고 이것은 악순환으로 이어져 그 status를 고착화 혹은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사람의 선한 의지가 개입될 수 있도록 선순환의 루프를 도입해야 하고 현실에서 일어나는 부조리들을 계속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당히 동감한다. 읽어볼 만한 책이다. (제목이 좀 무섭기는 하다...;;;)

 

 

 

 

드디어 이 책이 마무리가 되었다. <항설백물어> 책이 여러권 나왔지만 사실 첨에 한 권 정도 읽고 읽지 않았는데 (교코쿠 나츠히코의 책을 왕성하게 읽을 때도 있었건만) 이 책이 나오키상을 받았다고 해서 <후 항설백물어>는 상/하권을 다 읽어내었다. 이 책, 하권에서 이제 일단락이 되면서 그간의 많은 이야기들이 저물어가게 되고, 이 정도로 일본의 괴담을 재미나게 의미있게 풀어냈다면 나오키상 한번 정도는 줄 만하겠다 싶었다. 

 

세상에 요괴/요물은 있는가. 사실 다 사람의 원념과 나쁜 마음에서 비롯된 것들을 그러한 정체불명의 그리고 세상에 있음직하지 않은 존재들로 대체하여 표현하는 것은 아닌가. 시종일관 이 책들은 그런 얘기를 하고 있다. 교코쿠 나츠히코라는 사람은 참으로 독특한 사람이 아닐 수 없고 이 기묘한 이야기들이 독자들의 마음에 의외로 꽂히게 하는 특별한 재주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

 

그리고, 어제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보았다. 개봉일이 그제였는데 그날 보려고 했다가 못 보고 어제 부랴부랴 예매해서 보았다. 저녁 7시 35분 시작해서 10시 35분 시작, 집에 도착하니 세상에 11시 30분 쯤이었다. (지금 피곤) 세시간 내리 영화를 해대는 건 <반지의 제왕> 시리즈 이후로는 처음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아니 오히려 집중력이 계속 상승하여 아주 재미있게 보았다. 사람들이 중간에 꼭 화장실을 간다고 해서 영화 들어가기 전에 물 종류는 아예 먹지를 않고 화장실도 여러 번 다녀온 끝에 영화는 무사히 끝까지 볼 수 있었다. 중간에 뛰쳐나가는 사람들 꽤 되어서, 그걸 보면서 괜한 뿌듯함이 밀려왔다... 면 내가 이상한 건가? 아뭏든... 역시나 어벤져스 시리즈의 대단원은, 사람과 현재와 우정과 가족을 다시한번 환기시키는 그것이었다. 세상을 구하기 위한 어벤져스들이 아무리 첨단의 무기로 장착하고 초능력을 가지고 싸운다 해도 결국 싸울 때는 중국 무술이나 일본의 유도, 우리나라의 태권도 같이 몸과 몸이 맞서 싸우는 전통적인 방식의 싸움일 수 밖에 없고 그들이 회귀할 곳은 어디 멋드러진 행성이나 어마어마한 곳이 아니라 자신의 한몸, 운명의 흐름에 따라 맡기고 안위를 위탁할 가족이더라... 뭐 이런 것이었다... 더 이상 얘기하면 스포가 될 테니 여기까지. 이 열기가 좀 식으면 iMax로 한번 더 볼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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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9-05-14 1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개해주신 책들 다 재밌을 거 같습니다. 오늘 집에가서 열심히 책 읽어야겠네요ㅎ

‘세상을 구하기 위한 어벤져스들이 아무리 첨단의 무기로 장착하고 초능력을 가지고 싸운다 해도 결국 싸울 때는 중국 무술이나 일본의 유도, 우리나라의 태권도 같이 몸과 몸이 맞서 싸우는 전통적인 방식의 싸움일 수 밖에 없고 그들이 회귀할 곳은 어디 멋드러진 행성이나 어마어마한 곳이 아니라 자신의 한몸, 운명의 흐름에 따라 맡기고 안위를 위탁할 가족이더라... 뭐 이런 것이었다..‘

뭔가 물 흐르듯이 읽히는 좋은 문장이었습니다^^b

비연 2019-05-14 19:54   좋아요 1 | URL
다 괜챦은 책들에요 ㅎㅎ 제가 마블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게 저변에 깔린 ‘결국 인간이더라’ 라는 휴머니즘적인 테마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엄청나게 극찬을 받은 거라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읽기 시작했고 어제 다 읽어 버렸다. 이거 읽는다고 새벽까지 있었더니 지금 눈도 몸도 천근만근.  역시나 월요일 전날엔 자뒀어야 하는 건데 하고 속으로 후회중이다.

 

이 책이 그리 재밌느냐. 아 난 잘 모르겠다. 요즘은 판단이 잘 안되는데 내가 이런 류의 책을 넘 읽어대다보니 이젠 역치가 넘 높아져서 왠만한 스토리가 아니면 감명을 못 받는 것인지, 나오는 책들이 좀 천편일률적인 것인지. 이 내용이 그렇게까지 대단한 플롯을 가졌다는 생각이 안 들어서, 슬프다고나 할까. 뭔가 임팩트 있는 책을 원했는데 말이다.

 

배심원 제도는 우리나라도 들어와있지만, 미국의 사법체계 만큼 배심원 제도에 대한 이야기가 풍부할 수 있을까 싶다. 그 폐해도 많고 말이다. 내용의 대상은 나쁘지 않았지만, 아마 문제가 있다면 주인공 변호사의 캐릭터인 것 같다. 사기꾼 출신의 변호사라고는 하지만 어느 정도 윤리의식을 갖춘 변호사의 모습인지라, 그 이전에 사기꾼을 했다는 게 크게 안 다가온다. 이 정도의 속임수는 변호사라면 누구나 하는 게 아닌가. 변호사도 약간 사기꾼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전직이 사기꾼인 게 그다지 도움이 안 된다는 거지. 그리고 정말 현실은 그렇겠지만 위험한 정의감 넘치는 변호사의 가족들 반응이나 그 처지도 너무 비슷비슷하여 진부하다는 느낌도 든다. 자식은 항상 딸이고, 부인은 사랑하지만 받아들이지 못하고.

 

물론 이 책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이만하면 재미있고 구성도 좋고 인기가 있을 만 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나를 충족시키기는 좀 미흡했다.. 라고 생각한다...

 

(뱀꼬리) 성질머리가 나빠지면 소리에 민감해진다고 하더니. 지금 여성 동료가 계속 내 앞을 왔다갔다 하고 있는데 구두 소리가 지축을 흔든다. 원래 안 그럤던 것 같은데 구두를 바꿨나.. 뒤에서는 은퇴를 앞둔 아저씨 동료가 연신 해바라기씨를 오드득 오드득 먹는 소리가 난다. 저 소리가 얼마나 거슬리는 지 본인은 알까. 너무 선배라 얘기하기도 그렇고. 저 해바라기씨를 내가 몰래 다 버리고 싶다 라는 충동을 일으키는..... 그러나 이 모든 환란 속에서 말은 못하고 그냥 이어폰을 장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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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9-04-15 14: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배심원제도는 특히 미국에서 발달해서인지 범정추리소설이 상당히 발전했지요.특히 검사와 변호사간의 피고인을 둘러싼 유무죄의 다툼이 배심원에게 어떻게 각인되는야에 따라 형량이 좌우되기에 범정안에서 공방이 특별한 재미를 유발하는것 같습니다.혹 열세번째 배심원이 2% 부족하셨다면 법정 추리소설의 지존이라고 할수 있는 페리메이슨이 나오는 추리소설을 추천해 드립니다^^

비연 2019-04-15 15:01   좋아요 0 | URL
앗, 페리 메이슨이 나오는 소설이 어떤 건가요?

비연 2019-04-15 15:04   좋아요 1 | URL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25249
작가가 얼 스탠리 가드너인? 이 책이랑 몇 권 봤는데... 페리 메이슨이라는 변호사 이름은 왜 기억이 안 나는 걸까요... 흑흑...

카스피 2019-04-16 07:58   좋아요 1 | URL
비연님 얼 스탠리 가드너의 페리 메이슨 변호사가 나오는 법정 추리물은 아마도 이 분야에는 최소 80년대이전까지는 거의 독보적인 존재라고 보심을 될것 같습니다.다만 배심원앞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죄를 논하는 법정추리물은 우리에게 생소해서인지 탐정이나 경찰들이 나오는 다른 추리물에 비해서 국내에선 그닥 인기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하지만 미국에서는 상당한 인기를 얻어서 페리 메이슨이 나오는 법정 추리물이 100권이상 간행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국내에서 아쉽게도 그닥 많이 번역되지 않았어요^^

비연 2019-04-16 10:42   좋아요 0 | URL
영어로 찾아 읽어봐야겠네요. TV 시리즈로도 인기가 많았던 것 같은데..^^
추천 감사합니다~

무해한모리군 2019-04-16 1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배송받아놓고 아직 읽지 못했는데 소개를 들으니 할러 시리즈가 생각나네요.

저는 제발 손톱좀 안깍았으면 좋겠어요 딱딱딱딱

비연 2019-04-16 14:53   좋아요 0 | URL
아 할러 시리즈...
회사에서 손톱 깎는 사람들은 정말 이해가 안됨...
집에서는 뭐하고 회사에서 그것도 자기 자리에서..
전 발톱 깎는 사람도 봤어요 ㅜㅜ 정말.... 소리도 싫고 보기도 지저분하고...

패스파인더 2019-04-25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도 조금 이상하지 않나요. 왤케 가독성이 떨어지는지... ---ㅜ 그리고 저역시 스릴러 물을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

조금 실망했습니다. 마이클 코넬리가 프로라면, 이 작가는 아직 프로가 되기전 세미 프로 느낌... 시간이 지나면 역량이 늘지

않을까.. 아직 신인이라고 하던데요.

비연 2019-04-25 17:17   좋아요 0 | URL
저랑 비슷한! 요즘 왠만해선 스릴러물이 만족스럽지 않은 것도 있지만 이건 생각보다 훨씬 못해서 실망이었죠ㅜㅜ 법정스릴러 아무나 쓰는 게 아닌데 말이죠 ㅜㅜ
 

 

 

 

 

 

 

 

 

 

 

 

 

 

재미있다. 꽤 긴 글인데 전혀 지루하지 않은 액자소설이다. 고전적인 탐정소설을 좋아한다면 더욱 흥미를 가질 만한 책이다. 특히 이 구절이 마음에 든다.

 

탐정 소설을 읽는 것과 탐정이 되어 보려고 애를 쓰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나는 예전부터 탐정 소설을 좋아했다. 지금까지 탐정 소설을 그냥 편집만 한 게 아니라 평생 걸신들린 듯이 읽어 치웠다고 보면 된다. 밖에서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난로를 틀어 놓고 책 속으로 푹 빠져들 때의 기분을 여러분도 알 것이다. 손가락 사이로 스르르 빠져나가는 책장을 느끼며 읽고 또 읽다 보면 어느덧 왼쪽으로 넘어간 책장이 오른쪽에 남은 책장보다 많아지고 속도를 늦추고 싶지만 그래도 끝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면 하는 결말을 향해 돌진하는 기분. 나는 그것이 탐정 소설의 남다른 매력이고, 문학이라는 보편적인 카테고리 안에 탐정 소설만의 특별한 자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등장인물 중에서도 탐정이야말로 독자와 사실상 독특한 관계를 맺지 않는가 말이다. (p223)

 

이건 정말, 추리소설, 탐정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며, 따라서 앤서니 호로비츠라는 작가는 분명 이런 류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다 읽고 나니 엄청 허탈한 것이... 아 계속 읽을 수 있으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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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9-03-17 2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공감가는 구절이예요^^;
요즘 일부 추리소설은 액션드라마
같아 실망하곤 하는데, 정말정말
제가 추구하는 고전 추리물이어서
좋았답니다^^*

비연 2019-03-17 21:08   좋아요 1 | URL
그쵸그쵸? 하드보일드한 작품들은 좀 실망스러운 게 많은데 고전적인 추리(그 추리가 조금 비현실적이라고 해도)가 담긴 작품들은 언제나 좋은 것 같아요^^
 

 

알라딘에 근 한 달만에 글을 올리는 것 같다. 가끔 들어와 눈팅을 했었고 또 가끔은 나도 뭔가 쓰고 싶은데 하다가 바빠서 넘어가고 어쩌고 하다보니 한 달이 훌쩍 지내버린 것. 오늘이 3월 17일. 올해의 1st Quarter가 지나가고 있다.

 

 

 

 

 

 

 

 

 

 

 

 

 

 

 

중세 유럽인들은 운명의 수레바퀴가 인간의 운명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운명의 수레바퀴는 4명의 사람이 함께 돌리는데, 각자의 위치는 인생의 여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위의 그림을 보면 왼쪽 사람은 바퀴에 올라가고 있다. 이는 인생의 여름을 상징한다. 두 번째 사람은 바퀴의 정상에 앉아 있는 것으로 보아 인생의 절정기를 말하고 있다. 계절로 치면 풍성한 수확의 계절인 가을이다.

하지만 우리네 인생은 정상에 오래 머물러 있을 수가 없다. 인생의 수레바퀴는 계속 돌아 오른쪽 사람은 인생의 겨울 을 지나고 있다. 그리고 맨 아래에 깔린 인간은 다시 부활을 꿈꾸는 인생의 봄을 상징한다. 이렇듯 운명의 수레바퀴는 인간의 운명은 돌고 돈다는 평범한 진리를 말하고 있다. (p44-45)

 

 

 

라틴어를 알 리가 없는 나니까, 딱히 라틴어를 알고 싶어서 본 건 아니고 옛적부터의 라틴어 경구들을 보면서 마음의 위안을 삼아볼까 하고 고른 책이었다. 매일 조금씩 읽으면서... 꽤 위로를 받은 것 같다. 라틴어는 너무 어려워서... 뭐 그 문법을 이해하기는 어려웠으나 (아흑) 라틴어라는 게 이런 구조구나 조금씩 꺠달아가며 로마 사람 등은 이런 생각들을 했구나 이런 역사가 있었구나 한번 환기한 셈이라고나 할까. 때로 이런 경구들이 마음을 훈훈하게 해줄 떄가 있다. 그런 때는 물론 항상 썩 좋지 않은 인생의 길을 걷고 있을 때이고 내가 지금 그런 시기를 지나가고 있는 것이겠지.

 

사는 건, 다 힘들다. 나만 힘든 게 아니다. 그리고 지금 힘든 이유들이 지나고 보면 다 좋을 때 했던 투정이 될 수도 있다. 회사 사람들이나 일이 싫고 버겁다 라는 불평을 노년의 사람들에게 한다면 그래도 일이 있을 떄가 좋지.. 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고 아이들에게 한다면 그래도 돈 벌고 좋쟎아요 라는 답이 나올 수도 있다... 그만 투덜거리고 내 속의 나를 잘 다스리며 지내고 싶었다. 힘들 때 입으로 자꾸 불평을 얘기하니 듣는 사람들도 힘들어하는 것 같고 사실 나도 더 힘들어진다. 해결되는 것은 없이 불만의 독만 몸에 쌓여가기 때문인 것 같고.

 

일요일. 모처럼 커피 한잔에 오후를 좀 느긋하게 보내고 있다. 집이 남향이라 햇살이 잘 들어오는 덕분에 오후에 집에 있는 것은 늘 행복함을 준다. 평일에 그러지 못하는 게 좀 아쉽기는 하지만. 요즘은 넷플릭스다 왓챠다 보느라, 일에 치여서 술 먹느라 정말이지 책 읽는 것을 등한시 하고 있다. 올해 들어 몇 권이나 읽었는지... 눈 침침해져서 읽고 싶어도 못 읽을 떄를 대비해서라도 책에 더 시간을 둬야 한다.. 라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역시 멍때리면서 이 생각 저 생각 하면 이런 좋은 방향으로 마음이 귀결되곤 하지. 오늘은 할 일이 좀 많은데, 커피 한잔 좀더 즐기다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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