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나게 극찬을 받은 거라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읽기 시작했고 어제 다 읽어 버렸다. 이거 읽는다고 새벽까지 있었더니 지금 눈도 몸도 천근만근. 역시나 월요일 전날엔 자뒀어야 하는 건데 하고 속으로 후회중이다.
이 책이 그리 재밌느냐. 아 난 잘 모르겠다. 요즘은 판단이 잘 안되는데 내가 이런 류의 책을 넘 읽어대다보니 이젠 역치가 넘 높아져서 왠만한 스토리가 아니면 감명을 못 받는 것인지, 나오는 책들이 좀 천편일률적인 것인지. 이 내용이 그렇게까지 대단한 플롯을 가졌다는 생각이 안 들어서, 슬프다고나 할까. 뭔가 임팩트 있는 책을 원했는데 말이다.
배심원 제도는 우리나라도 들어와있지만, 미국의 사법체계 만큼 배심원 제도에 대한 이야기가 풍부할 수 있을까 싶다. 그 폐해도 많고 말이다. 내용의 대상은 나쁘지 않았지만, 아마 문제가 있다면 주인공 변호사의 캐릭터인 것 같다. 사기꾼 출신의 변호사라고는 하지만 어느 정도 윤리의식을 갖춘 변호사의 모습인지라, 그 이전에 사기꾼을 했다는 게 크게 안 다가온다. 이 정도의 속임수는 변호사라면 누구나 하는 게 아닌가. 변호사도 약간 사기꾼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전직이 사기꾼인 게 그다지 도움이 안 된다는 거지. 그리고 정말 현실은 그렇겠지만 위험한 정의감 넘치는 변호사의 가족들 반응이나 그 처지도 너무 비슷비슷하여 진부하다는 느낌도 든다. 자식은 항상 딸이고, 부인은 사랑하지만 받아들이지 못하고.
물론 이 책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이만하면 재미있고 구성도 좋고 인기가 있을 만 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나를 충족시키기는 좀 미흡했다.. 라고 생각한다...
(뱀꼬리) 성질머리가 나빠지면 소리에 민감해진다고 하더니. 지금 여성 동료가 계속 내 앞을 왔다갔다 하고 있는데 구두 소리가 지축을 흔든다. 원래 안 그럤던 것 같은데 구두를 바꿨나.. 뒤에서는 은퇴를 앞둔 아저씨 동료가 연신 해바라기씨를 오드득 오드득 먹는 소리가 난다. 저 소리가 얼마나 거슬리는 지 본인은 알까. 너무 선배라 얘기하기도 그렇고. 저 해바라기씨를 내가 몰래 다 버리고 싶다 라는 충동을 일으키는..... 그러나 이 모든 환란 속에서 말은 못하고 그냥 이어폰을 장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