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책은 아니지만 기억하고 싶어 찍었습니다. ^^

오래된 책이라 그런지 겉표지가 조금씩 낡아가네요.

좋은 책은 겉표지가 닳더라도 그 가치는 닳지 않는것 같습니다.

양장본인데, 겉장을 떼고 찍어봤습니다. 좀 촌스럽네요^^



마음에 드는 구절을 펼친것은 아니고...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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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 숟가락 하나 - MBC 느낌표 선정도서
현기영 지음 / 실천문학사 / 1999년 3월
구판절판


'난 그런 밥 안 먹어! 그게 무슨 밥이라? 감저(고구마) 꽁댕이지. 맨날 그런 것만 맥이구…….'

내 말에 나 스스로 놀라 눈이 휘둥그래졌는데, 아닌게아니라 그 말이 어머니의 아픈 데를 정통으로 찌른 모양이었다. 보통 성난 것이 아니어서 눈에 불이 철철 넘치는 듯했다.
'요새끼, 말하는 것 좀 보라! 그게 무슨 밥이라? 아이고 요것이 먹는 음식을 나무래는구나. 고생허는 에미 불쌍토 안해서 날 나무래여?'

그렇게 해서, 나는 기둥을 꽉 껴안은 채 징징 울면서 네댓 대 매를 견뎌낸 다음, 밥상머리로 끌려갔는데, 한판 난리굿을 피운 뒤라 밥맛이 각별히 좋았다. 물론 밥이 아니라, 고구마 세 자루에 김치 세 가닥이었지만, 역시 목구멍은 포도청이었나 보다. 아직도 울음이 남아 연방 쿨쩍거리면서 고구마를 씹는 나를 넌지시 바라보던 어머니는, 숟갈이 필요없는 식사인데도 자못 엄숙하게 예의 숟갈론을 들먹였다.

'그것 보라. 눈물은 내려가고 숟가락은 올라가지 않앰시냐. 그러니까 먹는 것이 제일로 중한 거다.'-80-81쪽

위대한 아침, 시련을 이겨낸 장하고 거룩한 신생의 빛, 아마도 나는 그러한 아침으로부터 진정한기쁨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깨달았을 것이다. 진정한 기쁨은 시련에서 온다는 것을. 신생의 찬란한 햇빛속에서 종횡무진 환희에 찬 군무를 벌이던 제비떼 그 눈부신 생명의 약동! 실의에 빠지기 쉬운 변덕스러운 성격의 내가 신통찮은 삶일 망정 그런대로 꾸려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러한 아침의 기억들 덕분이 아니었을까. 삶이란 궁극적으로 그러한 아침에 의해 격려받고 그러한 아침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것이리라-1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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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열쇠 - 청목총서 1
A.J.크로닌 지음, 신상웅 옮김 / 청목(청목사) / 1990년 6월
절판


그날 밤 프랜치스는 밤새도록 아버지와 어머니를 기다렸다. 그러나 끝내 두 사람은 돌아오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강물이 약간 줄어들었을 때, 서로 꼭 껴안은 두 사람의 시체가 모래톱 가까이의 물가에서 발견되었다.

->두 사람의 껴안고 죽었다는 말이 왠지 슬프지만 낭만적이게 느껴졌어요.-34쪽

"당신, 신부가 되기에는 너무 죄가 없어요. 틀림없이 크게 실패할 거야."-121쪽

타란트 신부는 창가에서 오랫동안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가 이윽고 노트를 가만히 책상 위에 다시 올려 놓았다. 그리고 문득 이 일기를 쓰라고 명령한 것이 자기였음을 기억해 냈다. 그는 천천히 지금까지 들고 있던 편지를 아주 잘게 찢어 버렸다. 그 얼굴은 딴 사람처럼 변해 있었다. 냉혹한 빛이 사라지고 그 대신 깊은 자책감으로 그 얼굴은 고통스럽게 일그러지고 있었다. 그리고 곧, 관용과 사려 깊은 부드러운 빛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그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가슴을 세번 쳤다.-122쪽

프랜치스는 가슴이 뭉클했다. 하느님! 그리고 선의와 관용! 이 두가지만 있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근사할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 프랜치스 신부님으로 인해 교화된 사람의 말입니다. 맹목적인 신앙이 아닌 사랑과 실천이 함께 하는 신앙은 누구나 감동하게 하는것 같아요.-294쪽

"…… 그러나 그 당시는 당신의 진정한 생활이… 그 인내와 용기가 내게는 알수 없었던 겁니다. 종교의 좋고 그름은 그 귀의자의 종교 그룹에 따라 잘 알수 있어요. 신부님… 당신은 모범으로 저를 정복하셨습니다."-387쪽

"하느님이 내게 중국을 떠나 이곳으로 오도록 하신 것은…, 이것은 오직 이 작은 아이 때문인 것이다."-4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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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열쇠
A.J.크로닌 지음, 기독교 고전 번역연구회 옮김 / 태인문화사(기독태인문화사)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책을 덮고 나서 한참을...(지금도) 내 가슴의 뛰는 소리를 들어야했다.

참 오랜만에 책을 읽고 느끼는 감정이다.

고등학교 시절 "폭풍의 언덕"을 읽었을 때의 그 격정적인 감정의 기억이 새삼 떠올랐다.

고전소설의 무게감이 전해졌다고 할까?
좋은 소설은 오랫동안 여러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 같다.

예전부터 제목은 익히 들어왔었지만, 굳이 찾아 읽으려 하지 않았었는데.
우연한 기회를 통해 내게로 오게 된 책.

기독교인 나.
3년만에 만난 교회언니를 통해 건네 받은 책.

오래된 책 겉표지와 많은 분량으로 선뜻 손이 안갔지만,
어쩜 이 책이 내 거였다면 아직도 방치 될지도 모르겠지만.
돌려주어야한다는 의무감에 읽게 된 책.
과연 오늘내에 읽을수 있을까? 하는 염려와 함께 펼쳐들었다.

솔직히 처음 몇페이지에서는 책을 놓고 싶은 강렬한 유혹을 받았는데,
그렇게 되면 이 책을 영영 읽지 못할것 같은 생각에 계속 읽었다.

책을 다 덮었을때는 "천국의 열쇠"는 나에게 커다란 만족감을 주었다.

아마도, 치셤 신부가 느꼈던 종교적 갈등은 우리부부에게도 많이 공유 되는 심정이다.

그리고 이국적에서의 생활과 종교관...

사실 나는 기독교이지만, 신랑은 복사까지 한 카톨릭 신자였다.

나와 결혼하면서 자연스레 나와 함께 교회에 다녔다.
(시아버지께서는 기독교신자이시고 시어머니께서는 무신론자이시다.) 

한국을 떠나 미국이라는 낯선 땅을 밟게 된 4년전.
처음 이곳에 도착할때 우리부부 역시 이곳 교회에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그분들이 보여준
배타적인 종교관에 사실 이곳의 6개월간 교회생활을 청산하고 지금은교회를 멀리하게 되었다.

나 때문에 개신교를 선택했던 신랑에게 무척 미안한 마음만 남긴채 말이다.
사실 나보다 신랑이 더 상처를 많이 받았으니깐.

종교의 상처가 가실 무렵 우연히도 한국에서 같은 교회를 다니던 분이
이곳에 오게 되어 또 다른 인연이 되고 언니가 이 책을 빌려주었다.

어떤면에서는 그 점이 우연이 아닌 필연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암튼,
종교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프랜치스 치셤 신부와 안셀모 밀리 신부의 상반된 삶을 보여줌으로써
읽는 이에게 여러가지 생각을 주는것 같다.

과연 두분의 삶 중 어떤 삶이 정말 의로운 삶일까?

물론, 주교가 되었다고 다 안셀모 밀리 신부와 같은 태도를 보이는것은 아니다.

러스티 맥과 같은 주교는 프랜치스 치셤의 본질을 앓아보고
그가 옳바른 길로 가도록 도와주기도 하니 말이다.

러스티 맥 주교처럼 그의 신앙을 바로 알아보지는 못했지만,
나중에 깨달음을 얻은 베로니카 수녀.

항상 무신론을 일관하며 종교에 비판을 했지만,
종교인보다 더 훌륭하게 죽어간 윌리 탈록 의사.

34년간 치셤신부의 중국 포교를 도와줌으로써 자신의 은혜를 갚으려했던 
결국엔 진정한 치셤신부의 마음을 느끼고 종교에 귀화하는 챠 유지.

같은 신을 섬기지만 그 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서로 배척해야하는
그러나 진정한 종교는 그런 모습이 아니란것을 보여준 피스크 부부.

치셤신부가 중국을 떠나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한
진정한 이유를 알게 해준 안드레이.

등장인물마다 치셤신부와 엮이면서 그사람들의 삶도
많은 변화를 주고 치셤심부에게도 변화를 주었다.

물론, 이 소설이 실화가 아닌 만들어진 이야기라
실화로 혼돈해서는 안되지만 무척 아름다운 소설인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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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하는 사람 집행하는 사람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유혜자 옮김 / 아래아 / 1999년 7월
평점 :
절판


제목이 맘에들어 선택한 책이었습니다.

일반 추리소설처럼 극적인 표현은 없었습니다.
마치 고요한 호수가 잔잔히 흐르듯이 내용이 전개 됩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지루하다는 느낌도 들고요.

과연 찬사를 받을만한 책인가 한번쯤 의심을 하면서,
결말을 어떻게 해결할까? 생각했습니다.

간단 명료하게... 정말 담백한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더군요.

그래서 그런점이 의외의 효과를 거둔 추리소설이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반전도 꽤 신선했구요.
( 왜 제목이 그런지 알수있는...)

중편이라 그런지 가스트만의 캐릭터가 그리 살지 않은것이 좀 아쉬웠습니다.

좀더 가스트만의 악마적인 특징이 살았더라면
더 극적이어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그래서 어쩜 이 소설이 더 좋은것일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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