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플라시보 > 오렌지 나이프


오렌지 칼. 저게 있으면 오렌지를 좀 더 쉽게 먹을 수 있을텐데... 난 귤보다는 오렌지가 좋다. 훨씬 덜 시고 먹을것도 많고. 단 까기가 정말 지랄같다는 단점이 있다. 껍질에서 오렌지 오일도 빌빌 뭍어나와서 손도 찝찝하고. 하지만 그 속에 있는 맛난 과육을 생각하면 그 정도는 얼마든지 극복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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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대명사로 군림했던 유럽 와인의 아성을 깼다.
뉴 월드 와인의 대표주자인 캘리포니아 와인의 어제와 오늘.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의 유럽산에 비해 미국, 칠레, 호주,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뉴 월드’로 일컬어지는 지역의 와인은 싸고 상대적으로 맛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었다.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뉴 월드산 와인 하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지금은 뉴 월드산 와인, 그중에서도 특히 캘리포니아 와인은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캘리포니아 와인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게 된 역사적 계기는 1976년 파리세계박람회의 이벤트로 열렸던 소위 ‘파리 대결’이라 불리는 와인품평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던 프랑스의 최고급 와인과 눈부신 성장을 해온 캘리포니아 와인을 공평한 입장에서 비교해보자는 행사였다. 물론 주최측인 프랑스 쪽에서는 그 자리를 빌려 프랑스 와인의 뛰어남을 다시 한 번 확인받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당시 최고의 권위를 지닌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은 자국의 보르도, 부르고뉴 와인이 아닌 캘리포니아 나파벨리 와인의 손을 들어주었다. 캘리포니아 나파벨리 스택스 리프 와인 셀러(Stags Leap Wine Cellars)의 카베르네 소비뇽(Carbernet Sauvignon), 샤토 몬떼레나(Châeau Montelena)의 샤도네이가 프랑스의 샤토 무통 로칠드(Châeau Mouton Rothchild), 샤토 오 브리옹(Châeau Haut Brion) 등 부르고뉴의 와인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당시의 세계 와인 애호가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고, 나파벨리 와인은 이 이벤트를 계기로 세계 명문 와인의 반열에 당당히 입성하게 되었다.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았던 캘리포니아 와인의 역사를 생각해보면, 그 발전 속도를 짐작해볼 수 있으리라. 그러면 여기서 캘리포니아 와인의 역사를 살펴보자. 미국의 와인 역사는 캘리포니아 개척과 더불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1823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멕시코 정부는 카톨릭 선교사를 통해 샌디에이고, 산타바바라, 산호세, 소노마 등 총 21곳에 수도원을 설립하며 캘리포니아를 개척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 선교사들이 원주민이었던 인디언에게 선교와 더불어 권장한 것이 미사의 성찬예식 때 쓰이는 와인의 원료인 포도 경작이었다.
그후 캘리포니아 와인은 1849년의 골드러시와 이어지는 실버러시, 1869년 대륙횡단철도 완공에 의한 서부의 급속한 발전과 더불어 미국 동부는 물론, 유럽에까지 알려지게 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흔적은 지금도 캘리포니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 사람들이 자랑으로 여기는 미식축구팀 ‘샌프란시스코 49`뢳s’의 이름에도 1849년 골드러시의 흔적이 남아 있고, 나파벨리 주변에도 실버라는 단어가 들어간 지명과 도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1870년대 들어 유럽에서 역수입된 필록세라(Phylloxera)라는 포도에 생기는 질병에 의해 캘리포니아 포도밭은 거의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피해를 입기도 했으나, 재기 후 본격적인 와인 만들기에 힘쓴 결과 1900년 파리만국박람회에서는 몇 개의 상을 수상할 정도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1919년부터 1933년까지 시행된 금주법에 의해 와인 산업은 다시 한 번 붕괴 위기에 처하게 된다. 하지만 1934년 와인 인스티튜트가 설립되고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에 포도 재배 및 와인 양조 부문의 강좌가 개설되는 등 새로운 출발의 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후 유럽 고급 포도 품종으로의 전환을 급속히 추진했으며 스테인리스 탱크의 도입, 컴퓨터에 의한 관리, 과학적인 재배법을 통해 오늘날과 같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에 이르렀다.
미국 전체의 와인 생산량은 연간 약 160만kl, 전체 포도 재배 면적은 30만ha인데, 그중 캘리포니아 와인은 미국 전체 생산량의 약 90%를 점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 전체에는 현재 약 740개 정도의 와이너리가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골든 게이트를 지나 1시간 반 정도 하이웨이를 달리면 눈앞에 펼쳐지는 캘리포니아 와인의 어제와 오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와인과 더불어 석양에 물든 황금빛 와이너리, 캘리포니아의 맛있는 요리와 온천을 즐겨보는 것도 훌륭한 여행이 되지 않을까. 당신도 일상을 벗어나 그곳에 간다면, 수도사 돔 페리뇽이 스스로 만든 샴페인을 마시며 “친구여! 나는 지금 행복을 마시고 있다네”라고 말한 구절을 떠올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캘리포니아의 와인법과 품질 분류-

미국에서는 와인의 품질 향상과 생산자 및 소비자 쌍방의 보호를 목적으로 와인법을 제정, 알코올·담배·총기류 취급관리국(Bureau of Alcohol, Tabacco and Firearms=BATF)이 그 운용을 담당하고 있다. 이와 함께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제조 과정에서 당분 첨가를 금지하는 등 독자적인 규제를 통해 보다 엄격한 품질 관리를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생산자가 각자의 자유로운 발상에 근거해 와인을 만들 수 있도록 재배 및 양조에 관한 법 규제는 최소한으로 억제하고 있는데, 이것이 캘리포니아 와인의 급속한 품질 향상과 개성화를 이끌어냈다고 할 수 있다.
1983년 제정된 와인법에서는 생산지 구분, 포도 품종과 수확년도 기재 등을 규제하고 있으나,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 유럽의 와인법에서처럼 원산지통제 호칭제도는 규정되어 있지 않다.
일반적으로 캘리포니아 와인의 카테고리는 다음의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제네릭 와인(Generic Wine)
일상적인 테이블 와인으로, 잭 와인으로도 불린다. 유럽의 유명 와인 산지나 와인의 색을 표시한다. 실제 원료인 포도 품종과 와인의 이름은 동일하지 않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버라이어털 와인(Varietal Wine)
포도 품종명을 라벨에 기재한 품질별 상급 와인. 단일 품종을 75% 이상 사용한다. 유럽계 고급 포도 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 피노 누아, 샤도네이, 소비뇽 블랑, 메를로 등과 함께 진판델도 많다. 최근에는 시라, 쁘띠 시라, 피노 블랑, 산조베제(Sangiovese) 등 와인 품종이 늘어나, 저가격대의 와인 중에서도 버라이어털로 불리는 와인을 많이 볼 수 있게 되었다.

프로프리에터리 와인(Proprietary Wine)
와이너리가 독자 브랜드명이나 호칭을 기재한 와인. 화이트 진판델(White Zinfandel) 이나 블러시 와인(Blush wine) 등이 이 종류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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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서로 다른 캐릭터를 지녔듯 와인도 맛이 좋은 시점과 적절한 온도, 오픈 시기가
각기 다르다는 사실. 최상의 풍미를 누리기 위해서는 숨겨진 법칙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맥주처럼 그렇게 가볍지도 않으며, 위스키처럼 정신을 빼앗아가지도 않는다. 혼자 즐기는 와인은 여러 가지 풍미를 지닌 그 자신처럼 복잡한 일상을 관대하게 포용해준다. 또한 좋은 이들과 맛있는 음식과 함께 하는 와인은 그 자리를 더욱 빛내주곤 한다.
이러한 와인을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무엇일까? 모든 와인은 사람에게 인생의 절정기가 있는 것처럼 그 맛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점이 존재한다(표 1 참조). 와인의 맛을 결정하는 데는 숙성도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일반적으로 화이트 와인 대부분과 로제 와인은 레드 와인에 비해 그다지 숙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최근의 경향은 레드 와인 역시 샤토에서 출하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도 즐기는 추세이므로 숙성 타입의 와인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출하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마시는 와인은 포도의 아로마(Aroma)와 프레시한 맛을 중시하는 와인이 주류를 이루는데, 화이트 와인 중에서는 독일산 와인 및 프랑스의 뮈스카데(Muscadet), 포르투갈의 비노 베르테(Vinho Verde) 등이 있다. 레드 와인 중에서는 프랑스의 보졸레와 남부 프랑스산이 여기에 해당된다.
또한 와인의 등급 분류에서 테이블 와인에 속하는 각 나라의 와인 및 와인 신세계라 불리는 캘리포니아,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남미의 칠레 와인 등이 일반적으로 비숙성 타 입의 와인에 숙성 타입 와인은 와인 숙성 중에 생성되는 부케(Bouquet)와 부드러우면서도 깊이 있는

프랑스 와인의 맛있는 시점(표1)
White Wine
보르도(드라이)
6개월~5년
보르도(단맛)
5년~20년
삼페인
6개월~5년
뮈스카데
6개월~3년
르아르(드라이)
6개월~5년
마콩
6개월~3년
프로방스
6개월~2년
알자스
1년~5년
샤블리
1년~10년
Red Wine
보졸레
6개월~1년6개월
마콩
6개월~2년
코드 드 론
6개월~5년
보졸레 Cru
1년~3년
코드 드 본
1년~8년
코트 뒤 뉘
2년~10년
보르도 Cru Classe
3년~20년
 
 

맛을 지닌 그룹으로, 화이트 와인의 경우 부르고뉴 일부 및 보르도 지방 소테른 등지에서 생산되는 귀부 와인(貴腐 와인; 식후의 디저트 와인 중 최고라고 일컬어짐. 껍질이 얇은 세미용(Semillion) 같은 포도 품종의 껍 질에 보토리티스 시네리아(Botrytis Cinerea)라는 세균이 번식, 그 결과 수분이 증발하여 보통 포도보다 훨씬 높은 당도를 지니게 된다)이 있다. 레드 와인은 타닌 성분의 떫은맛이 숙성 중 부드럽게 변하는 것을 기다려 마시는 보르도 지방의 크뤼 클라세(Cru Classê )등급의 와인 및 부르고뉴 지방의 코테 도르(Côte D’or) 등이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지방의 와인도 길어야 10년 정도 이내에 마시는 것이 일반적으로, 20~30년이 지나서야 마시는 전통적 의미의 장기 숙성 타입 와인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와인의 적정 온도(표2)
White Wine
단맛
5~8C
약간 드라이한 맛
5~10C
드라이한 맛
8~13C
Red Wine
라이트 보다
10~12C
미디엄 보디
13~15C
폴 보디
15~18C
또한 와인은 그 종류에 따라 마시기 좋은 적정 온도가 있다. 일반적으로 온도가 높으면 알코올 도수와 단맛이 강하게 느껴지며, 적정 온도보다 낮으면 신맛과 떫은맛이 본래 이상으로 느껴진다. 흔히 ‘화이트 와인은 차게 해서, 레드 와인은 실온에서’라고 알려져 있지만 산미가 강하며 깊이가 있는 화이트 와인의 경우 너무 차게 마시면 본래보다 쓴맛이 강하게 느껴져 깊은 맛을 즐길 수 없다. 반대로 신맛이 약한 와인은 조금 차게 함으로써 신맛을 즐길 수 있다. 레드 와인의 ‘실온’이라는 개념은 우리나라의 일반적 실내 온도와는 다른 것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는 유럽 지하 저장고에서 와인을 출하했을 때의 15~18℃ 정도에 근거한 것을 말한다. 매년 11월 셋째 주 목요일에 출하되는 보졸레 누보와 같은 비교적 가벼운 레드 와인은 10~12℃ 정도로 해서 그 맛을 즐기는 것이 좋다(표 2 참조).
와인의 오픈 티이밍(표 3)
레드 와인(Vintage 5-8년)
마시기 1시간~30분 전
레드 와인(Vintage 10년 이상)
마시기 30분~ 직전
화이트 와인 및 로제 와인
오픈한 뒤 가급적이면 빨리
스파클링 와인
마시기 직전
그렇다면 와인의 코르크는 마시기 전 언제쯤 오픈하는 것이 좋을까? 레드 와인은 화이트 와인에 비해 공기와 접촉해 잠을 깨는 시간이 걸리므로 일반적으로 마시기 전에 일찌감치 따두는 것이 좋다. 특히 숙성 타입 와인 중 몇 년밖에 지나지 않은 것은 공기와 오랫동안 접촉하면 향기와 맛이 한층 부드러워진다. 반대로 숙성된 와인의 미묘한 향기를 즐기기 위해서는 마시기 직전에 따는 것이 좋다(표 3 참조).
국별(산지별) 와인 선택의 포인트(표4)
와인 산지(국가)
수학년도
생산자
산지
품종
양조법
보르도
A
A
B
C
부르고뉴
A
A
B
C
알자스
C
A
B
상파뉴
A
B
코트 드 론
A
A
B
C
남부 프랑스
B
C
A
이탈리아
B
A
C
B
스페인
B
A
C
중부 및 동부 유럽
C
B
A
캘리포니아
B
A
A
C
호주
A
B
A
칠레
B
A
일본
C
A
C
A 가장 중요한 포인트 B 두번째 포인트 C 비중은 크지 않으나 참조하면 좋은 정도
와인을 마시는 데에는 순서가 있는데, 가벼운 와인에서 무거운 것으로, 젊은 와인에서 나이 든 것으로, 심플한 맛에서 복잡한 맛의 와인으로, 드라이한 맛에서 단맛으로, 화이트 와인에서 레드 와인의 순서로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상의 기초적인 지식을 염두에 두고 숍에서 와인을 구입할 때 자기 자신 및 같이 마시는 사람들의 취향, 나아가서는 음식과의 궁합을 고려해 선택한다면 좀더 맛있게 와인을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때 역시 와인의 라벨에서 어느 정도 판단 기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며 다음 표(표 4)를 참조하면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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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을 좋아하는 이들이 말하는 큰 기쁨 중 하나는 와인과 음식이 이루어내는 환상적인
매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음미하고 즐기는 것. 자, 이제 그 둘 사이의 은밀한 만남을 지켜보기로 하자.
 
사람과 사람의 관계처럼 와인과 음식의 세계에도 궁합이 존재한다. 프랑스에서는 흔히 와인과 요리를 조화시키는 일을 ‘마리아주(Mariage)’라고 하는데, 이 말이 본래 가진 결혼이라는 뜻에서 알 수 있듯이 와인과 요리의 만남을 사람에 비유한 것이 아닐까. 그러한 점에서 서로의 단점을 보완한다든지 자신이 갖지 못한 점을 상대방으로부터 배워가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상적인 커플이라고 한다면, 와인과 요리의 세계에서도 이러한 원리는 통용된다.
와인과 요리가 잘 어울리면 서로가 지닌 좋은 맛을 이끌어내 더욱 맛있는 식사를 즐기게 해준다. 특히 와인은 다른 술, 예를 들면 청주와 비교될 수 있다. 청주도 와인과 마찬가지로 요리와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중요한 과제이지만, 그 자신이 요리와의 만남에 있어 늘 주역이라는 점이 다르다. 청주의 본고장인 일본에서는 술의 맛을 더욱 즐기기 위한 `사케 사카나`, 즉 우리말로 해석하면 술안주가 버젓한 요리의 한 장르로 존재할 정도이다. 그러나 와인의 경우에는 때로는 와인이, 때로는 요리가 주역이 되어 대등한 관계에서 서로를 더욱 빛나게 해준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와인과 요리를 매치하는 것이 좋을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럽 문화의 오랜 경험에서 비롯된 상식으로, 생선 요리에는 화이트 와인, 고기 요리에는 레드 와인, 향토 요리에는 그 지방의 와인이라는 간단한 룰이 존재했었다. 하지만 불과 몇십 년이 지난 오늘의 요리와 와인의 세계는 그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변화를 맞이했다. 요리의 조리법, 소재의 다양화, 특히 최근의 국경을 넘나드는 퓨전 요리, 그리고 와인의 세계에 있어서도 당 시에는 유럽의 한정된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뿐이었지만 지금은 그뿐 아니라 뉴 월드 등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특징을 지닌 와인이 생산된다. 사실 예전처럼 요리와 와인이 단순했던 시대에는 분명히 누구도 이론을 제기할 수 없는 몇 가지 규칙이 있었다. 그러한 원칙대로 지방분이 많은 육류와 와인을 매치하면 레드 와인이 지닌 타닌 성분이 지방의 느끼함을 중화해주고, 어패류가 지닌 담백한 맛은 화이트 와인과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하지만 지금은 단지 요리의 소재만으로 와인과의 밸런스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조리법에 따라 요리 전체의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가이드 라인은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와인과 요리를 매치할 때 다음의 기준을 염두에 두면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1. 담백한 맛의 어패류에는 가벼운 화이트 와인
2. 강한 소스를 사용한 어패류에는 보디가 있는 화이트 와인이나 가벼운 레드 와인
3. 담백한 맛의 고기 요리에는 라이트 보디의 레드 와인이나, 보디가 있는 화이트 와인
4. 강한 소스를 사용한 고기 요리에는 풀 보디의 레드 와인

와인과 음식의 훌륭한 매치

■ 갈비찜 강한 레드 와인, 샤또 뉴프 드 파프, 리베라 델 도에로, 시라즈, Brunello di Montelpuciano 등.
■ 오믈렛 깔끔하면서도 부드러운 화이트 와인, Baden의 바이스브르군다, 알자스의 피노 블랑 등.
■ 굴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으로 깔끔한 맛이 나는 발포성 와인, 샤블리, 무스까데, 샴페인 등.
■ 커리 풍부한 향이 나는 스파이시한 혹은 프루티한 화이트 와인, 신세계의 샤도네이, 혹은 드라이한 무스까, 게부르츠트라미네, 타닌산이 적은 와인.
■ 오뎅 깔끔하고 향이 좋은 화이트 와인, 뉴질랜드의 소비뇽, 샤블리, 샤도네이.
■ 송아지 요리 드라이한 고급 화이트 와인, 부르고뉴나 알자스의 토카이 피노그리, 숙성된 고급 레드 와인, 부르고뉴의 포마르, 보르도의 마고, Vouvray 등.
■ 스테이크 보디가 있는 레드 와인, 최고급 까베르네, 시라즈, Rhone, Nebbiolo, San Giovese 등.
■ 생선초밥 깔끔하면서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 오스트레일리아의 드라이한 Riesling, 샴페인, 칠레의 소비뇽, 독일 Riesling Cabinet 등.
■ 스파게티 미트 소스에는 생생하고 상큼한 레드 와인, 키안티 클라시코, 몬텔푸치아노, 크림 소스에는 신선하고 깔끔한 화이트 와인, 피노 그리지오, 코리오.
■ 닭고기 일반적으로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 등 각종 와인. 요리가 고급스러울수록 고급 와인을 고를 필요가 있다. 베르주라크의 레드 와인에서 상 베랑의 화이트 와인, Pomerol과 같은 숙성된 클라렛까지 다 어울림.
■ 차이니스 퀴진 깔끔하면서 향이 좋은 화이트 와인, Rieslilg Kabinet, 게부르츠트라미네,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 등. Baden의 슈페트브루군다와 같은 레드 와인, Pomerol도 적합.
■ 생선, 야채튀김 깔끔하고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 Sancerre, Chablis 등.
■ 피자 신선하고 상큼한 레드 와인, 깔끔한 미디엄 보디의 화이트 와인, Chianti Rufina, 캘리포니아의 Sangiovese, 레포스코, 샤도네이 등.
■ 아이스크림 Muscat의 Fortified Wine, 오스트레일리아 Liquor Muscat.
■ 구운 생선 오스트레일리아의 Semillon,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와인 등.
■ 삼겹살 미디엄 보디에서 풀 보디까지 각종 레드 와인. 특히 Rioja가 잘 맞는다. 지방분이 적을 때에는 캘리포니아 풀 보디의 화이트 와인도 어울린다.
■ 산낙지 이탈리아의 Verdiccio del Castelli di Jesi라는 아드리아해에 위치한 마르케슈주의 화이트 와인. 미네랄의 섬세한 향이 특징으로, 부드러운 신맛 속에 미묘한 소금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이 미네랄 향 및 소금의 약간 떫은 맛이 산낙지가 갖고 있는 바다의 냄새와 소금기를 더욱더 감칠맛 나게 해준다.

이 중에 몇 가지 우리나라 음식과 와인의 예를 들었지만, 자극성이 강하며 향신료를 풍부하게 사용하는 우리나라 음식과 와인을 맞추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우리의 훌륭한 식문화를 외국에 알리기 위해서라도 와인과 어울리는 우리 요리를 찾아보는 것이 애호가들에게 있어서는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맛있는 와인과 요리만 추구한다면 건강에 마이너스 요인도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할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와인이 갖고 있는 좋은 성분을 다시 한 번 살펴보기로 하자. 육류나 유제품 등 동물성 지방 섭취가 많은 구미 국가들 중에서 프랑스인만이 유일하게 심장병에 의한 사망률이 낮은 현상, 즉 ‘프렌치 패러독스’에 관해 프랑스 국립건강의학연구소 소장인 세르주 르노 교수는 레드 와인을 마시는 습관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심장병의 최대 원인인 동맥경화는 혈액 속 악성 콜레스테롤(LDL)의 산화가 주요 원인이나, 레드 와인에는 LDL의 산화를 억제하는 폴리페놀이라는 물질이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다. 폴리페놀은 식물의 잎, 꽃, 줄기, 껍질이나 씨 등에 포함되는 항산화 물질로 녹차나 홍차에도 포함되어 있으나, 잘 숙성된 레드 와인은 다른 음료에 비해 특히 함유량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레드 와인뿐만 아니라 화이트 와인에도 양성 콜레스테롤(HDL)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발표도 있으며, 와인에 발암 억제 작용이나 알츠하이머 예방, 미네랄 보급, 항균 작용, 소화 촉진 등 다양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반가운 이야기지만, 한편으로 무엇이든 양이 지나치면 해롭다는 단순한 진리를 잊지 않고 와인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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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에 관한 이론이 단지 지루하고 따분한 것이라고만 단정짓지 말기를.
이것이야말로 와인이 지닌 깊은 묘미에 한걸음 다가서는 지름길이 될 테니까.
 
Q.‘데칸타주’라는 용어가 있는데, 무슨 뜻인가?
데칸타주(D럄antage)란 카라프(피처)에 와인을 옮기는 작업을 말하는데, 그 목적은 오랜 시간 동안 생긴 색소 등의 침전물을 없애기 위함이다. 와인을 옆으로 눕힌 채 조심스럽게 마개를 뽑은 후, 촛불이나 전구 빛을 병의 어깨 부분에 비추어 병 속 침전물의 움직임을 보면서 가능한 한 와인이 남지 않게 카라프로 옮긴다.
데칸타주를 하는 또 다른 목적은 와인에 공기를 넣음으로써 잠에서 깨어나도록 하기 위함인데, 사실 이 두 번째 목적이 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침전물이 많아도 데칸타주를 하여 좋은 향을 잃어버린다면 침전물이 움직이지 않게 조심하면서 직접 글라스에 따르는 편이 낫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보르도 와인은 데칸타주가 필요하며, 부르고뉴산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원칙적으로 그렇다는 것뿐이다. 부르고뉴 와인의 에티켓 하단에 논필터링(non-filtering)이라고 적혀 있는 것은 보르도 와인과 마찬가지로 데칸타주를 하는 것이 좋다.

Q. 가정에서 데칸타주용 용기가 없을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되나?
와인을 공기에 접촉시킬 필요가 있을 경우, 면적이 넓으면 넓을수록 즉효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입구가 넓은 용기 또는 유리 볼(Bowl)도 좋은데, 일단 와인을 그릇에 옮겨 담은 뒤 곧바로 와인병에 되돌리면 데칸타주를 한 것과 거의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Q. 레드 와인은 코르크를 빨리 오픈해야 한다던데, 그 이유는?
와인은 공기와의 접촉을 통한 산화환원 반응을 거치면서 다양한 맛의 변화를 일으킨다. 샤토에서 출하된 지 얼마 안 된 젊은 와인을 맛있게 즐기려면 인위적으로 공기와 접촉을 시켜줄 필요가 있다. 데칸타주도 하나의 방법이 되겠지만, 코르크를 빨리 오픈하는 것으로도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방법은 마실 시간을 고려해 와인의 특성에 따라 사전에 오픈하는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어떤 와인이 빨리 오픈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는 어느 정도의 경험을 필요로 하나, 오픈했을 때 철이나 잉크, 콩을 삶은 듯한 향이 많이 나는 와인은 산소가 필요하다는 증거이다. 이 경우 마시기 전 적당한 시간에 공기를 접하게 해주면 점차적으로 그 냄새는 사라지고 와인 특유의 매력적인 향이 살아난다.

Q. 그렇다면 화이트 와인은 빨리 오픈할 필요가 없는 것인가?
출하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숙성 타입의 좋은 화이트 와인도 레드 와인처럼 빨리 오픈하거나 데칸타주를 하는 것이 본래의 맛을 즐기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그 판단은 레드 와인보다 어려우며 자칫하면 향을 잃게 될 수도 있다. 처음 마시는 와인일 경우, 글라스에 따라 빙글빙글 돌리면서 공기와의 접촉을 통해 점차 변하는 그 맛과 향을 즐기는 것이 좋다.

Q. 와인의 타입에 맞는 와인 글라스의 모양이나 용량은?
와인은 자연스럽게 향기를 맡으면서 마시게 되는데, 이때 글라스 속에 향이 머물러 있는지 아닌지에 따라 맛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어, 나팔 모양으로 입구가 벌어져 있는 글라스는 마실 때 와인 향의 상당 부분이 날아가버리므로 별로 좋지 않다. 입구 부분이 곧은 형태의 글라스나, 공처럼 내부로 굽어 있는 것도 있는데, 곧은 모양의 글라스는 향을 바로 느끼기 쉽다. 또한 향이 약하고 가벼운 와인을 용량이 큰 부푼 형태의 글라스에 따르면, 원래 향이 약한 탓에 더욱더 약하게 느껴진다. 이처럼 향의 강약에 따라 글라스의 크기를 선택하는 것이 맛있게 마시는 요령이다.
또 와인이 입 안에 들어오는 순간 흘러드는 형태, 즉 글라스 속에서 혀에 닿는 액체의 형상(타원형)이 넓은지, 좁은지에 따라서도 맛의 느낌에 차이가 난다. 혀끝에서는 단맛을, 양 측면에서 신맛을 느끼므로 타원의 폭이 좁으면 첫맛이 달고, 반대로 넓으면 주로 신맛이 느껴진다.
Q. 와인의 향이나 맛을 확인하기에 적합한 방법은 무엇인가?
작은 글라스에 가득 따르기보다는 용량이 큰 글라스에 조금씩 따라 마시는 방법을 권한다. 글라스의 절반 이하로 와인을 따르고, 향이 머무는 공간을 남겨둠으로써 향을 듬뿍 포함한 공기도 함께 마시는 것이다.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밖으로 퍼진 글라스와 브랜디 글라스가 어떤 맛의 차이를 보이는지 시험해보기 바란다. 글라스 모양에 따라 맛이나 향에 차이가 난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스파클링 와인의 경우도 향이 중요하므로 입구가 넓은 쿠프 글라스가 아닌, 입구가 오므라진 모양의 작은 와인 글라스나 그다지 깊지 않은 플루트형 글라스에 따라 향을 즐겨보자. 또한 입구가 넓은 글라스는 거품이 금방 사라져버리므로 적합하지 않다. 스파클링 와인의 매력은 액체 속에 녹아든 거품이 입 안에서 기분 좋게 퍼져가는 데 있으므로, 거품이 가능한 한 날아가지 않는 글라스가 이상적이다.

Q. 글라스의 재질과 와인의 맛은 관련이 있을까?
유리와 크리스털을 비교할 때 미각상의 차이는 거의 없다고 본다. 다만, 광택 면에서는 빛의 영향에 따라 크리스털 비율이 많은 글라스는 푸른빛이 느껴진다. 푸른빛이 나니까 좋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며 오히려 푸른빛이 깨끗한 느낌을 주는 경우도 있다. 또한 테이스팅에는 투명한 글라스를 사용하나, 컷 글라스도 와인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므로 시각적으로 즐기고자 할 때는 좋을 듯하다. 글라스의 소재보다는 입술에 닿는 부분의 형태나 두께가 중요하다. 다만 소다 글라스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변색하기 쉽다는 단점이 있다.

Q. 와인을 마시다가 남았을 경우 어떻게 보관하면 좋은가?
와인은 한번 따면 그날 다 마셔야 하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그렇지 않다. 코르크로 막은 다음 세운 채로 그늘지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면 다음날 마셔도 크게 맛이 변하지 않는다. 세워서 보관하는 이유는 옆으로 뉘어두면 기체 부분과의 접촉면이 넓어져서 산화가 빨리 진행되기 때문. 와인은 공기에 닿으면 맛이 변하고, 또 그 변화를 즐기는 것이므로, 곧바로 다 마셔버려야 한다는 편견은 버려야 한다. 특히 젊고 과실미가 풍부한 와인일수록 시간에 따른 변화의 정도가 적으므로, 다음날이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만약 더욱 오랜 시간 즐기고 싶다면, 하프 사이즈 병을 준비하여 깨끗하게 씻어 말리고 코르크도 씻어둔다. 남은 와인을 병에 가득 차도록 담아서 마개를 꼭 끼어둔다. 와인이 공기와 접하는 면적을 가능한 한 작게 하기 위해 작은 병에 가득 담는 것으로, 밀폐도를 더욱 높이려면 코르크에 랩을 감아두면 효과적이며, 냉장고에서 일주일 정도는 괜찮다.

Q. 마시고 남은 와인을 요리에 이용하려면?
와인을 조미료로 이용하는 것인데, 이 경우 와인의 자연스러운 신맛을 요리에 살릴 수 있다. 화이트 와인의 경우에는 마셔보았을 때 신맛이 부드러운 타입보다는 신맛이 강하게 남아 있는 와인이 적합하다. 레드 와인을 요리에 사용하는 이유는 색과 신맛에 있다. 색이 짙은 와인을 사용할 경우, 오래 끓이지 않아도 광택이 있는 좋은 색으로 마무리된다. 레드 와인을 맛이 강한 찜류나 데리야끼 양념에, 그리고 화이트 와인을 샤부샤부의 양념이나 튀김용 간장에 약간 넣어도 좋다. 다만, 식초는 기본적으로 와인과 궁합이 맞지 않는다. 그러므로 와인과 간장을 반반, 혹은 3:1, 1:3의 비율로 섞어 조리하거나 불에 살짝 끓여서 알코올 성분과 간장 특유의 냄새를 없앤 다음 보관해두면 폰즈(어패류나 야채를 먹을 때 사용하는 소스)보다 부드러운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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