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가니스트
로버트 슈나이더 지음, 안문영 옮김 / 북스토리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향수랑 비슷한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선택하게 되었어요. 물론 처음이 가장 재미있겠지만, 그래도 그 수식어가 무척 유혹적으로 들리는건 사실입니다.

책 겉표지에 오페라 하우스를 연상케 하는 배경으로 검정색으로 무작정 낙서한 듯한 디자인 역시 제 눈길을 끌었습니다. 거칠게 색칠해진 검정색이 왠지 주인공의 삐뚤어진 마음을 표현한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거든요.

하지만 제 예상과 달리 '향수'의 주인공처럼 삐뚫어진 마음을 가진이가 아닌 심성이 고운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오히려 요하네스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이 더 삐뚫어진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ㅂ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쇳소리와 같은 목소리와 기묘한 외모로 부모에게까지 버림받은 요하네스 엘리아스 알더는 그 특이한 외모 속에 천부적인 음악적 기질을 타고 태어났습니다. 사람이 들을수 없는 소리까지 듣는 요하네스. 게다가 그 소리의 아름다움을 마음으로 이해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그의 생애가 축복인 동시에 저주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섯살때 그가 겪는 무시무시한 신체적인 변화를 읽는동안 솔직히 그의 고통이 너무 보기 힘들고 역겨웠습니다. 실제로 내가 요하네스를 만나게 된다면 그를 사랑하지 않고 왠지 증오하지 않았을까?하는 두려움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신체 변화와 동시에 가청력을 확대되며 아직 태어나지도 않는 뱃속의 자신의 애인의 심장 박동수를 듣는 장면에서는 묘한 경의로움인 느껴졌어요.

천재적인 음악가지만 자신의 악보를 가질수 없었던 요하네스 엘리아스 알더.

요하네스와 함께 세례를 받았던 페터도 이 이야기에서 빠질수 없는 인물인데, 요하네스의 유일한 친구이자 요하네스와 달리 천성이 무척 사악하고 오히려 그 점이 요하네스를 비탄으로 몰고 가게 됩니다.

자신의 외모 때문에 고통을 받던 요하네스도 커가면서 어느정도 외모가 안정되고 쇳소리의 목소리도 가다듬어 천사의 목소리를 냅니다. 그리고 혼자서 독학한 오르간 연주로 점점 마을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게 되지요.

하지만 페터의 오래된 계획으로 엘스베트는 다른 사람의 부인이 되고 요하네스는 사랑을 잃고 절망하지만 그 순간 신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사랑을 잃어버린 그의 삼은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지만 행복하지도 않지요.

마지막 자신의 온힘을 다해 연주한 파이프 오르간 무대는 읽는동안 무척이나 감동스러웠어요. 사람이 도저히 연주할수 없는 곡을 연주함으로써 자신의 생의 전부를 소진하고 연주하는 동안 자신의 사랑을 완성해야하겠다고 생각한 요하네스는 페터의 도움으로 죽음으로 음악과 사랑을 완성시킵니다. 그의 죽음으로 페터 역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악의 본성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이 책은 한 천재이지만 불운한 오르가니스트를 통해 인간이 얼마나 연약하면서도 악할수 있는지를 말해줍니다.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멸시하고 무시하며 자신보다 뛰어나다는 이유로 질투하며 상대방의 능력을 깎아내리고 약한자에게는 잔인하리라만큼 고통을 주는 이들을 보면서 그들에게 돌을 던지지 못하는 것은 어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인성이 그들에게만 국한된것이 아니라는것을 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읽는 동안 불편하지만 한편으로 많은 환희를 안겨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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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9-18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잘 살았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보슬비 2006-09-19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존경스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