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없는 완전한 삶
엘런 L. 워커 지음, 공보경 옮김 / 푸른숲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은지 꽤 지났는데, 왠지 정리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서 오랜만에 100자평이 아닌 리뷰를 적어보네요. 우리부부가 아이없는 삶을 선택하게 된것은 장난스러운 말 한마디가 시작이었던것 같아요. 그때 제가 어려서 출산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아이 낳는것이 무섭다는 흘리듯 던진 말. 그리고 그 당시 TV에서 출산과정을 방송했는데 그것을 본 신랑이 너무 무서워(혼자 나의 출산에 대해 상상의 나래를 펼치더니) 울면서 봤다더라구요. 요즘 병원시설이 좋아서 출산으로 사망하는 산모가 극히 드물지만 아주 없는건 아니다며... 나 없는 삶은 상상할수 없다며... 그냥 서로 사랑하며 살자라고... ^^;;

 

아이없는 삶을 선택한지 17년이 흘러서 지금까지 후회없이 잘 살고 있습니다. 너무 잘 살고 있어서, 아이 없는 삶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을정도로.... 솔직히 진짜 문제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저에게 '아이를 낳으면 너무 좋아~'라고 출산을 권유하는 엄마들이 없었다는겁니다.(어쩜 저를 배려해서 그런말을 하지 않을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렇게 살아도 좋겠다..라고 응원을 해주시니 (그중에 저희 시어머니와 친정엄마도 계신답니다. ) , 그만큼 대한민국에서 엄마로써의 삶이 쉽지 않구나..하고 느꼈어요. 물론 행복한 순간도 있겠지만, 힘든 순간이 더 많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이없는 삶을 선택하는것이 자의나 탸의냐에 따라 사람 마음가짐이 크게 달라지는것 같습니다. 저희 부부는 처음부터 둘다 자의에 의해 결정했고, 혹여 마음이 바뀌어 아이를 원한다면 입양을 생각하자고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웠던것 같아요.

 

저희 부부가 아이없는 삶을 결정하고 큰 문제 없이 흘러갈수 있었던것은 약간의 운도 따라주었던것 같아요. 결혼하고 몇년간 아이가 없으면 주변 어른들이 걱정을 하셨을텐데, 제가 일찍 결혼했고 해외에서 생활하다보니 어른들의 잔소리에서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상황이 되고, 어느 순간 어른들끼리 조심스러워하시며 묻지 않으셔서 특별히 변명을 하지 않아도 되었거든요. 대신 부모님께는 확실히 우리의 선택을 말씀드렸습니다. 혹여 괜한 걱정하시고 애태우실까 생각해서요. 그때 우리의 선택에 '너희가 잘 살면 되지'라고 말씀해주셔서 참 감사했습니다.

 

특별히 아이의 부재가 제 마음을 허전하게 느껴본적이 없어요. 오히려 저희부부는 서로에게 충실할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인지 아직도 신혼처럼 애틋하고 살갑습니다. 지금도 매일 모닝뽀뽀로 하루를 시작해요. 싸울때도 뽀뽀를 안하고 나가면 혹 그날이 마지막이된다면 평생 내게 상처를 줄수 있다는 생각에 싸울때도 꼭 뽀뽀는 해요.^^ 항상 오늘이 마지막일것처럼 생활한다면 서로에게 조금 더 애틋하고 충실해집니다. 물론 우리부부도 싸우기도 해요. 가끔 싸움이 아주 격렬하게... 일방적인 제 분노이지만... -.-;;

 

 `완전한 삶`은 타인에 의해서가 아닌 자신에 의해 결정되어야한다고 생각해요. 다른길을 택하지 않았으니, 이길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제가 선택한 길이기에 더 적극적으로 행복하게 살자~~라고 계속 다짐하게 된다고 할까요. 제가 선택한 삶이 초라하지 않게 멋지게 살려고 매일 매일 노력하면, 미래의 어느 순간 우리의 삶이 '완전한 삶'이 되어있을거라 믿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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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5 2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26 2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26 0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26 2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17-06-26 09: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슬비님의 동기와는 조금 다르지만 제 친한 친구중 한 부부도 아이를 낳지 않고 살고 있는 친구네가 있어요.
만나면 늘 ‘넌 이래서 좋겠구나!‘를 주고 받곤 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제가 더 부러워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구요?ㅋㅋ
캠핑카 사서 신랑이랑 여행 다니는 모습 보면 전 많이 많이 부러워요^^
‘완전한 삶‘의 형태는 각자 다르겠지만,본인이 만족하는 삶들이 ‘완전한 삶‘이 아닐까,싶어요.
저도 매일매일 노력하고 싶네요^^

보슬비 2017-06-26 22:53   좋아요 0 | URL
서로 모르는 행복들이 있는것같아요. 내가 갖고있지 않은 남의 행복을보고 불행하기보다는 남이 가지지않은 나의 행복을보며 살아가는 삶이되길 항상 잊지않으려해요~^^

2017-06-26 1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26 2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