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빌론 특급우편
방현희 지음 / 열림원 / 2006년 6월
절판


어느 날, 그는 산책을 나가던 도중 제법 다 자란 아이가 제 엄마에게 하는 말을 들었다. 엄마, 새의 뼈는 속이 비어 있다면서? 그렇지, 그래서 날기 쉬운 거야, 몸무게가 가볍잖아. 그러면 할머니들은 날 수 있겠네? 골다공증에 걸리면 뼈 속에 구멍이 숭숭 뚫린다잖아. 아이 엄마는 대답하기 곤란하다는 듯이 웃고 말았다. 그 순간 그는 등에 업은 어머니의 무게가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아, 순식간에 어머니는 하늘로 날아오른 것만 같았다.
아무렴, 날 수 있고말고.
그는 아이를 보고 싱긋 웃어줬다. 그때 어머니는 이미 하늘로 날아오른 거였다. 그리고 그의 등은 그날부터 텅 비어 있었다. 그의 등에 업혀 있던 것은 마른 꽃나무 혹은 급히 날아오르느라 미처 갖추지 못해 떨구고 간 마른 뼛조각이었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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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달 2006-08-23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앗 찜해둔 책이네요 ! ^^

보슬비 2006-08-23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권의 소설인줄 알았는데, 단편집이더라구요. 좀 독특한 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