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한테 엄청난 은덕을 입었습니다. 그 은덕에 대한 보답입니다.”

올해 103살 아버지를 40여 년 간 모신 칠순의 아들 민정기(73)씨가 어버이날인 8일 국민훈장을 수상하기에 앞서 방송에서 밝힌 소감이다.

민씨는 몇 해 전 자신이 뇌졸중으로 쓰러져 몸이 불편한데도 백수를 넘긴 아버지의 대소변을 받아내며 홀로 살아왔다.

자식에 의한 부모의 학대와 독거노인의 쓸쓸한 죽음이 뉴스에 오르내리는 세태에서 민씨의 효행은 어버이날을 앞두고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사회로부터 얻은 이익을 다시 환원해야 한다”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따라 어려운 이웃까지 돌보고 있는 민씨는 “아버지의 가르침대로 사는 것뿐이다”고 말했다.

민씨의 효성도 깊지만 그런 아들을 있게 한 부모의 가르침 또한 지극했을 것으로 보인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부모와 연인의 ‘애정도 비교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부모에게는 “필요한 일이 생겼을 때” 통화를 하고, 연인에게는 “생각날 때” 전화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런 현상을 모두 자식의 잘못으로만 지적할 수는 없다는 것이 교육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간디청소년학교를 처음 세웠고 지금은 무주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장영란.김광화 부부가 쓴 <아이들은 자연이다>(돌베개. 2006)에도 자식을 올바르게 키우기 위해 ‘부모 노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세세하게 일러주고 있다.

‘탱이’와 ‘상상이’라는 별명을 지닌 두 아이와 함께 살고 있는 가족은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같이 읽고 토론하며 아이와 어른이 친구처럼 지낸다.

책은 부모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아이들과 함께 배울 수 있는 각오가 되어 있느냐”를 꼽는다.

부부는 어미를 향해 달려가는 배고픈 병아리를 보면서 생명 본성에 충실한 배움이 아이들에게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어미와 같이 호흡하고 종종거리며 뛰놀던 새끼 병아리가 커서 병든 어미에게 모이를 물어다 줌을 되새기게 되는 어버이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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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5-11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책 읽어보고 싶었어요..

보슬비 2006-05-11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보세요. 저도 생각지 않게 읽게 되었는데 참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