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잔 사트라피 지음, 김대중 옮김 / 새만화책 / 2005년 10월

 

페르세폴리스는 6년전 읽고 무척 인상 깊게 남았던 그래픽 노블이었어요. 그때 당시도 잘 읽었지만, 어떻게 글을 남겨야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잊어버리고 지내다가 다시 읽으니 내가 정말 이책을 읽었었나? 싶을정도로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생각해보니 이 책은 '좋았다'라는 기억에 남은 책이었지만, 정확한 줄거리는 떠오르지 않았는데,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새로운면들이 보였던것 같아요. 아마도 이 책을 읽기전 저자의 그후 작품인 '바느질 후다'를 읽은후에 읽어서인것 같아요.

 

그녀의 자전적 성격의 이 책은 그동안 제가 갖고 있던 '이란'의 이미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어요. 물론, 알고 있던 이미지와 맞는 부분도 있지만, 그들도 처음부터 그런 이미지를 갖고 있던것은 아니었습니다. 작가 마르잔 사트라피의 어린 시절 겪게 되는 이란 혁명을 통해 이란이 변화가 되었고, 다시 보수로 돌아가게 되면서 그녀 역시 그동안의 이란에서의 생활들이 변화되는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녀에게 정말 다행스럽게도 진보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부모님을 둔 덕분에 일반 이란 여학생들과 다른 길을 걸을수 있었던것 같아요. 그리고 이런 만화를 그릴수 있었던거겠지요. 격변하는 이란에서 진보 성향을 가진 여학생이 안전하게 생활하는것이 힘들다 판단한 마르잔의 부모님은 그녀를 오스트리아 빈으로 유학을 보내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마르잔 사트라피 지음, 최주현 옮김 / 새만화책 / 2008년 4월

 

 

1편은 이란에서 보낸 그녀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다루었다면, 2편은 전쟁으로 인해 어린나이에 혼자 부모와 떨어져 전혀 다른 문화권에서의 삶을 그렸습니다. 자신의 나라에서는 아직 전쟁이 한창인데, 빈으로 오자 전쟁과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이란 이민자들을 보며 적잖이 충격을 받게 되요. 그리고 그녀 역시 안도감과 죄책감으로 불안한 사춘기를 보내게 됩니다.

 

그녀의 삶을 보면 참 극적인것 같아요. 이란의 극단적인 종교로 인해 여성의 자유가 억압받는 소수의 여성으로써의 삶을 겪었다면, 유럽에서는 테러리스트와 이민자라는 인종편견을 받으며 또 다른 소수자로써의 삶을 경험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자신이 그런 차별을 받는것이 '이란'이라는 나라 때문이라 생각하고 나라를 부인해보기도 하지만, 결국 그녀의 삶에 큰 영향을 주었던 할머니의 말씀을 되살리며 '이란인'으로써의 자긍심을 다시 찾게 됩니다.

 

전쟁이 끝나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이미 그녀의 삶은 큰 변화를 겪게 된것 같아요. 결혼만이 이란에서 여성으로써의 자유가 아주 조금 보장된 상황도 마땅치 않고, 예술인으로써 창작을 억압 받는것도 그녀의 기질과는 맞지 않는것 같습니다.

 

역시나 이번에도 그녀는 큰 결정을 하지요. 이른 나이에 결혼했지만,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가기 위해 '이혼'을 결정하고 프랑스로 떠납니다.

 

정말 그녀 자신도 대단하지만 그녀의 결정을 존중해주는 부모님과 할머니가 더 대단한 분이라 생각되어요. 혁명으로 인해 이란이 50년은 더 후퇴되었다며, 좀 더 나은 세대를 위해 변화가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 세대를 이끌어나갈 세대의 다양한 사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녀의 부모님의 결정으로 인해 우리는 '페르세폴리스'를 읽을수 있게 되었네요.^^ 변화가 작게 느껴지더라도 그 작은 변화가 앞으로의 미래를 바꿀수 있다는것을 잊지 말아야할것 같아요.

 

6년만에 다시 읽은 이 그림책이 예전보다 더 좋아지려합니다.

 

 

 

이 책을 읽고 좋으셨다면 '바느질 수다'도 함께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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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7-22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느질 수다>라는 제목의 만화를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페르세폴리스>보다 먼저 읽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

보슬비 2016-07-23 15:06   좋아요 0 | URL
`바느질 수다`는 `페르세폴리스` 이후에 쓴 책인데, 또 다른 재미가 있어요. 하지만 둘다 공통점이라면 무슬림이라는 종교를 가진 여자들의 삶인것 같아요. cyrus님이 `바느질 수다`를 읽으신다면 어떤 마음이 드실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