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북님의 리뷰를 읽고 궁금해서 도서관 검색해보니 마침 타카기 나오코의 '혼자살기 5년차'와 '9년차'가 있어서 책배달신청해서 대출했어요. 종종 만화책들은 메인 도서관보다는 작은 도서관에 배치되어있는 경우가 많은것 같아요. 작은도서관이 예산이 더 부족할텐데, 책 선택의 폭은 큰도서관에 비해 자유로운것 같기도하고.... 아니면 그 도서관을 관리하는 사서분의 취향?일지도...^^
도서 정가제 이후로 도서관의 도서신청 예산에도 많이 제약을 받는다는것을 알았어요. 예전에 비비해 가까운곳에 도서관이 많이 있어서 저같은 사람에게는 무척 행복한일인데, 책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도서관 이용하는 분들이 많아서 도서관 예산확보에 큰 문제가 없었으면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습니다.

결혼을 일찍해서 혼자 살아본적이 없는 저로써는 '혼자살기' 조금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긴해요.(신랑이 알면 섭하려나...^^;;) 결혼하고 신랑과 둘이 살때 처음으로 느꼈던 해방감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데, 아마 혼자 살았더라면 처음 그런 느낌이지 않을까???하는 상상을 해봤어요.
아마도 처음 혼자 살게 되면 가장 먼저 자신의 집을 꾸미기에 열의를 보일것 같아요. 왠지 혼자 살기 로망의 첫번째는 샤방한 인테리어가 아닐까요? ^^ 하지만 현실은 가벼운 주머니로 인해 처음부터 좌절을... OTL 아니면 자기만의 손재주로 셀프 인테리어 도전~~~~하다가 개망할수도. ㅎㅎ 뭐, 혼자살기가 아니더도 부모님과 독립후 첫집은 큰 애착을 갖게 되는것이 아닐까 싶어요.

[ '다카키 나오코'의 밥과 사이좋은 친구들을 보며 고개가 끄덕여져요. 저기에 저는 참치캔과 볶음김치 추가요~~ ]
정말 혼자 살게 되면 식습관이 가장 큰 문제일것 같아요.
혼자 식사를 하게 되면 귀찮아서 대충 먹게 되는데,대부분 인스턴트 음식이나 포장음식에 의존하게 되는것 같아요. 그것도 귀찮으면 그냥 굶던지... (요즘은 명란젓갈 오차쯔게 잘 먹고 있어요.^^ )


그러고보니 외국에 살때는 저도 혼자 식사를 할때가 많았는데, 귀찮아서 라면이나 인스턴트 음식 돌려 맥주 한캔으로 점심먹고 낮잠을 자주 잤던것 같아요. -.-;;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아서인지, '혼자 살기' 안해봤어도 동질감이 느껴져서 재미있었던것 같아요.^^


혼자 살아서 편한점도 있지만, 불편한점도 있어요.
무서운 영화본후 혼자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서운 상상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도 하고, 혼자서는 외식하기도 힘들어요... -.-;;
그나마 요즘은 일본은 혼자먹기가 많이 보편화 되었던데(이 책이 나오던 시기상 작가님은 좀 불편했을수도... 그래서 '혼자 덮밥집가기'에서 살짝 노하우 공개도 하지요.ㅋㅋ), 여자 혼자 밥먹으러 가기는 정말 용기가 필요한듯해요. 한국도 요즘 혼자 먹을수 있는 음식점들이 좀 늘었지만, 아직 저도 혼자는 패스트푸드점과 카페 말고는 좀 힘들어요.^^;;
대충그린 그림들이 더 정감이 가고, 귀여운것 같아요.
역시 만화는 그림 이쁘게 그린다고 다는 아닌것 같아요. 재미있는 스토리가 받쳐준다면, 그림은 좀 못나도 재미있는듯해요. 아니, 대충그린 그림같지만, 은근 포인트를 잘 살려 그려서 더 좋았어요.


5년차를 읽고 바로 9년차를 읽었어요. 저는 나중에 이 책을 읽은거라 한꺼번에 두 책을 읽었지만, 다카키 나오코 팬은 4년을 기다렸어야겠어요. 지금은 작가님 솔로일지 커플인지 궁금해지네요. 솔로시면 이제 곧 혼자살기 '15년차'준비하셔야할텐데...ㅎㅎ

혼자살기는 정말 맘 편한 생활이지만, 한편으로는 외롭고 위험한(특히 여자 혼자 산다는것은..)일인것 같아요. 특히 방범도 은근 신경쓰이고, 만약 저도 혼자 살면 배달음식이나 택배주문은 잘 못할것 같아요.
'혼자살기' 책을 읽으면서, 혼자살기의 삶외에 일본인들의 삶들을 엿볼수 있어서 재미있었던것 같아요. 그전에는 일본은 가깝지만 먼 나라 같은 느낌을 지울수 없었는데, 오사카 여행을 한후에 조금 가까워진 느낌이랄까...^^;; 예전에도 외국책을 읽을때 그냥 읽을때보다 책속의 배경이 되는 나라의 문화를 알거나 여행을 간곳이 배경일때 더 친근감이 느껴지듯이, 이 책도 그랬던것 같아요.

[혼자살기 5년차]


[혼자살기 9년차]
작가인 '다가키 나오코'는 사시미를 정말 좋아해요. 5년차때는 방금 산회가 세일일때, 할인 스티커 방금 붙였으니, 내것도 할인해달라는 말도 못 꺼냈었는데, 9년차가 되니 할인시간에 맞춰 가거나, 빗속을 뚫고 갈정도로 바뀐 그녀의 모습을 보며 웃음이 났답니다.

정말 오사카 여행했을때 감동의 마트 회코너였어요. 일본 살았더라면 저도 나오코씨처럼 세일시간을 이용하거나 빗속을 뚫고 마트에 갈것 같아요. 백화점에서 우연히 반값세일 할때 집어온 초밥도 진짜 맛있었거든요.사진 보니 또 먹고 싶어지네요. ^^


혼자 살면 귀찮을법하기도 한데, 선천적으로 나오코씨는 요리하기를 좋아하시나봐요. 저도 육수를 내긴하지만, 가끔은 귀찮을때는 약식으로 '가쓰오부시 간장'으로 대충 맛을 내기도 하는데...^^
나오코씨 엄마도 혼자 사는 딸이 대충 해먹을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요리할때 필요한 식재료들을 갖추고 있으니 신기하고 대견하게 느끼셨을것 같아요.
이제 혼자 살기 9년차인 작가님은 은근 주변에서 계속 혼자 살거냐는 압박을 하면서 살짝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신것 같아요.^^ 물론, 혼자 살면서 불편한점도 많지만, 불편한만큼 편한점도 많은지라 아직까지 혼자 살고 싶다는 작가님을 보면서, 과연 지금도 혼자 살고 계실지 궁금해지네요.^^

설마 이렇게 보내고 계시는건 아니시겠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