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을 부치고, 집안곳곳에 기름 냄새가 배인것 같아 .... 선물받은 향초(하이드님표 수제향초랍니다.)로 기름 냄새를 없애고 있어요. ^^
추석명절 먹을 음식은 엄마랑 어머니께서 준비를 해주십니다. (어머니는 평소 음식 준비를 내가 하니깐, 이런날은 자신이 해주시는것이 더 좋으시다고 말씀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이번에 엄마랑 전만 함께 부치기로 했습니다. 어머니께서도 전을 준비해주시기 때문에 엄마랑은 꼬치와 대구전 2종류만 부치면 됩니다.
항상 엄마는 간단하니 혼자하는게 편하다 말씀하셔서 정말 그럴거라 믿었는데,(바보딸이죠? ^^) 옆에서 같이 부치면서 오랜만에 호흡을 맞추려니 어수선하고 이래서 엄마가 혼자 하신다고 하신건가...생각하고 있을때쯤, '너랑 하니깐 훨씬 편하고 빨리 부쳤네' 말씀하셔서 그래도 혼자보다 같이 부치는게 더 좋으시구나.. 생각했어요.. ^^;;
오늘 저녁에 간단히 먹을거 남기고, 내일 저녁 같이 먹을거랑 동생네 보낼거 챙기면서 우리는 제사도 안지내기 때문에 명절기분 내려 그냥 가족끼리 먹는 음식 준비해서인지 힘들지만 재미있었어요. 물론 신랑과 도련님은 옆에서 설거지라든지 집청소 도와주어서 훨씬 편하니 좋았던것 같습니다.
오후에 동생에게 '추석이 더 이상 즐겁지 않다'는 문자를 받고 보니, 동생네 가족도 다른 가족들에 비해 화목하다 생각되는 가족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명절이나 모임이 있어 모일때면 남자들은 손하나 까딱하지 않을때는 열불이 난다고 합니다. 건장한 남자들은 다 누워서 tv보거나 스마트폰 볼때 노쇠하신 어머니와 함께 무거운 상을 옮길때(그전에는 그렇게 효자 아들처럼 굴면서 정작 어머니와 만나면 어머니를 도와드릴 생각을 안하는지...), 대부분 시댁 어른들(남자)은 이렇게 여자가 많은데 남자가 뭐 할게 있느냐는 말씀하실때, 남자들끼리 한상에서 식사 다 먹고, 남은 음식을 여자들이 먹을때(그래서 더 이상 며느리들이 식사를 안한다고 합니다. 차라리 부엌에서 나물에 밥 비벼서 함께 나눠 먹는다고..)
가끔 여자는 가족이 아닌 음식 차려주고, 치워주는 식당 아줌마인가.. 싶기도 합니다. 가족이 화목하라고 모이는 명절이 더 불편하고 스트레스 받는 명절이 되는것이 좀 슬픕니다. 그런면에서 저는 항상 명절때 책도 읽고 카페에서 커피도 마시고, 맛있는 음식 먹고 즐기니 명절때면 복 받았구나..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그런 마음이 들때면 나도 내 가족에게 잘해야지..하는 마음도 생기고요.
예전에 결혼초때, 어머니께서 김치 담그는 법 가르쳐주신다고 하신적이 있었답니다. 며느리에게 시어미니표(?) 김치 전수인가 했는데, 할머니표(?) 김치로 어머니도 저랑 함께 배우셨어요. ㅋㅋ 만약, 김치 만드는법 배울때 어머니와 할머니는 계속 말씀만 하시고 제가 다 했더라면 힘들고 속상하고 화가 났을텐데, 연로하신 할머니 마져 쪼그려 앉으셔서 배추 쪼개시는것부터 알려주시며 함께 했기 때문에 덜 힘들고, 덜 속상하고 아니 오히려 더 좋았던 기억이 나요.
행복은 누군가의 희생을 바탕으로 얻는것이 아니라, 힘든것을 함께 들어줄때 진정한 행복을 배우게 되는거 아닌가... 싶습니다.
아름다운 향을 맡으며 나쁜 마음도 함께 태울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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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디너분들은 스트레스 받지 않은 행복한 추석명절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