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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부메의 여름 ㅣ 백귀야행(교고쿠도) 시리즈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 손안의책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물만두님을 통해 알게 된 추리소설이었어요. 너무 재미있게 읽으셨다는 글을 일고 읽어보고 싶었지만, 여건상 읽을수가 없어서 언젠가 읽어봐야지 생각했던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읽을수 있게 되었을때 생각보다 많은 페이지와 작은 글씨체에 책을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물만두님때문에 이 책을 읽게 되었네요.
사실 처음에는 읽기가 힘들었어요. 아직 50년대 일본추리소설에 익숙하지 않고, 복잡한 설명에 이해하느라 애쓰다가 뭐리에 쥐가 나려했거든요. 그런데 점차 윤곽이 잡혀가면서 어느새 책에 몰입하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정말 이 책은 초반보다 후반으로 갈수록 더 큰 흥미를 주는 책이었어요. 그러니 부디 초반의 지루함을 끝까지 참으시고 완독하시길 바랍니다. 그 위기를 잘 극복하면 정말 큰 만족감을 느낄수 있는 추리소설이었습니다.
'우부메의 여름은' 일본의 민간신앙과 미신으로 무척 기괴한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무섭기보다는 슬프다는 느낌이 드는 책이었어요. 자신의 힘으로 가질수 없는 것을 가지려는 인간들의 욕심으로 인해 상처받고 무너져버린 구온지가의 여인들에 대한 연민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읽는 동안 양자역학에 대해서 나오는데, 오래전에 읽었던 '쿼런틴'이 생각났습니다. 그 책을 통해 처음으로 양자역학에 대한 글을 알게 되었는데, 그 후로 SF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였는데, 이렇게 추리소설에서 만나게 될지 몰랐습니다. 그리고 양자역학을 모티브로 추리소설을 써낸 작가의 역량에 놀랍고, 게다가 데뷔작이었다니 쿄고쿠 나츠히코 작가에게 빠져버렸답니다.
사실 이 책의 주인공은 세키구치였지만, 주변인물처럼 등장한 교고쿠도에 더 매력을 느꼈었는데, 이 책을 시작으로 교고쿠도 시리즈가 출판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무척 기뻤습니다. 앞으로 두꺼운 페이지에 대한 압박을 받겠지만 다른 시리즈들도 읽어봐야할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