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책과 영화를 여러번 읽고 보았던터라 '밀란 쿤데라'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프라하에 살게 되면서 작가가 체코인이라는것을 알고 그의 다른 책들을 찾아서 읽게 되었답니다. 예전에 폴 오스틴의 책을 읽으면서 미국에서 생활했던것들이 책을 읽는데 더 많은 도움을 준것처럼 이 책 역시 제가 체코에서 생활하다보니 더 흥미롭고 재미있었어요. 주인공 루드빅과 함께, 헬레나, 야로슬로브, 코스트카 4명이 각자가 화자가 되어 서로의 이야기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면서 서술하는 방식은 이제 새롭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것 같습니다. 20대의 한순간의 치기로 승승장구 했던 루드빅이 몰락의 길을 걷는 과정을 보여준답니다. 사실 체코 뿐만아니라 그 당시 전체 세계가 이념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고, 우리나라 역시 그 이념때문에 많은 피를 흘렸기에 그의 생활이 그저 남의 일로만 느껴지지 않더군요. 이 책을 읽다보면 무척 비극적인 상황임에도 희극적으로 풀어내는 작가의 솜씨에 감탄스러웠어요. 몇십년 동안 가지고 있던 증오, 복수들이 단 며칠사이에 루드빅이 치유되는 과정을 보면서 인생이란 이런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루드빅이 오랜 친구 야로슬로브와 함께 공연을 하는것으로 마지막은 꽤 감성적이게 풀었지만, 저는 그 장면이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을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