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여인 (구) 문지 스펙트럼 4
로베르트 무질 지음, 강명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199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에는 세 여인이라는 제목 탓에, 여성의 시점에서 이야기할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세편 모두 남자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네요. 그래서인지 책을 읽다보면 세 남자가 더 옳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 남자와 얽힌 여성의 이름이 제목이 되어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면 여성의 존재는 점점 뚜렷해지는 반면에 남성의 존재가 모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성들에게는 이름이 주어졌지만, 그리지아에서는 그냥 인간을 뜻하는 호모, 포르투갈 여인에서는 종족의 영주로써 등장하고, 통가에서는 학문을 연구하는 학생이라는 정도만 추측할수 있지요. 그런면에서 처음의 의아점이 풀리게 되더군요.

그리지아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남성이 한 마을의 유부녀와 사랑에 빠집니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불륜이기에 그 끝이 보이지요. 결국 그는 여인에게 버림 받고 더 이상 현실로 나아가길 거부하며 생을 마감합니다. 이번편은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읽는 느낌이었어요. 그리지아가 나타나기까지 왠지 평범한 삶을 살다가 그녀가 나타남으로써 또 다른 삶을 느꼈다고 할까요. 그래서 어쩜 그는 예전의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기 싫었던 것 같습니다.

포르투갈 여인
시공간이 불분명한 케텐이라는 영지에 그 영지의 영주가 어느 신비한 포르투갈 여인과 결혼을합니다. 그리고 그는 그 결혼과 동시에 주교와의 지루한 전쟁을 벌이게 되지요. 결국 끝까지 버틴 케텐 영주가 승리를 하지만, 그가 일생을 걸었던 일이 끝나자 생의 목적을 잃게 됩니다. 그가 겪던 신비스러운 체험과 아름다운 부인으로 인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던 그는 다시 현실로 안주하게 되지요. 그리지아에서의 호모에게 죽음을 선택했지만, 케텐의 영주는 삶을 선택했습니다.

통가
순진무구한 통가와 사랑에 빠진 남자가 어떻게해 그 사랑을 잃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앞의 2편보다 더 신비하고 몽환적인 하지만 더 순수한 느낌이 들게하는 이야기였습니다. 특히나 주인공 통가의 이름이 체코식 약칭이라고 했을때, 저에게 더 친근하게 느껴졌는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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