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로레스 클레이본 스티븐 킹 걸작선 4
스티븐 킹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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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이 400여페이지나 되는 책을 덮고, 잠시 동안 제 머리는 무방비 상태가 되어버렸어요. 아마도 10년전에 영화를 통해 느꼈던 감정이 지금은 책을 통해 전해져서인 것 같습니다.

10년전쯤 한달간 매일 3,4편의 영화만 보면서 머리를 식힐때가 있었어요. 그 한달동안 여러영화를 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가 바로 ‘돌로레스 클레이본’이었습니다. 뭐, 딱히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졸이거나 재미있게 본 것이 아니었는데, 돌로레스 클레이본이 보여주었던 강한 모성애와 개기일식의 그 순간의 풍경이 저도 모르게 눈물 한방울을 흐르게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솔직히 영화를 보면서 울었던 최초의 울었던 경험이기에 기억했는지도 모르겠네요.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을 읽다보면 돌로레스 클레이본도 한방울의 눈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던데 기분이 묘하더군요.

영화를 본 후에야 스티븐 킹의 소설을 영화화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10년후에야 그 원작을 읽게 되었네요. 영화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기억은 안나는데 그 때의 감정은 참 많이 각인 되어있었터라, 책으로 한번 읽어보고 싶었었습니다. (이상하게도 영화로는 다시 볼 기회가 없었네요. 솔직히 다시 찾아 볼 생각을 안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는 순간 그때의 기억들이 고스란히 다 떠오르더군요. 원작이 있는 영화를 본다는 것, 영화를 보고 원작을 읽는다는 것은 조금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어느 한쪽이 기울다보면 한쪽에 대해 실망이 더 커져버리거든요.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소설과 영화 둘다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소설을 읽으면서 영화의 영상이 방해되기보다는 오히려 읽는데 더 도움이 되었습니다. (어쩜 10년이라는 세월이 그렇게 만들었을수도 있었지만..)

사실 책은 돌로레스 클레이본의 독백으로 400여페이지를 채웁니다. 어떻게 한 사람의 이야기를 그렇게 길게 집중하고 들을수 있었는지도 의문이지만, 읽으면서 정말 그의 필력에 놀랍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녀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녀를 죄있다 말할수 없게 하거든요.

술주정뱅이에 폭력적인 남편 조와 결혼한 돌로레스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아이들을 위해 남편을 죽이게 됩니다. 그리고 돌로레스와 애증관계였던 베라의 죽음을 통해 그 진실이 밝혀집니다.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살인의 무고를 증명하기 위해 자신이 저지른 살인을 고백하게 된것이지요. 하지만 그것보다 그녀는 30년간 그녀를 옭아매었던 모든것들로부터 해방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돌로레스 클레이본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정말 생생하게 상상이 되었고, 그래서인지 조의 죽음은 영화보다 훨씬 더 무섭게 느껴지더군요. 읽는내내 책에서 손을 뗄수가 없었고 다 읽고서는 이제야 정말 영화를 다시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참고로 책의 초반에 ‘돌로레스 클레이본’과 ‘제럴드 게임’이 연관되어 있는듯한 인상이 들어 강한 호기심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돌로레스 클레이본이 일식 때 본 아이가 그 여자아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안타깝게 절판이 되었네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읽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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