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rlotte Vale Allen / Mira Books / 2001년

 

 

 

이 책을 처음 보았을때 영화 '천국보다 아름다운'이라는 영화를 떠올렸어요. 제목과 표지 디자인 때문에 그런 연상을 했는데, 읽어보니 제가 예상했던 책이 전혀 아니었네요. 이 책도 책 정리차원에서 한 챕터만 읽어보고 판단후 계속 읽을지, 읽지 않고 정리할지 판단하려했는데 예상외로 흥미로워서 계속 읽게 되었습니다.

 

우연한 사고로 사랑하는 남편을 잃고 상실에 빠진 주인공 Kyra, 남편의 장례식날 자신의 딸이라며 나타난 십대 소녀가 손자라며 데리고 온 남자아이Jesse를 Kyra에게 맡기고 떠납니다. 아이를 가질수 없었던 주인공은 남편과 함께 입양을 계속 문의하고 있었던차에 남편이 죽은후에야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나게 된거죠. 자신이 소년을 맡지 않으면 고아원에 맡기겠다는 소녀의 말에 3살 남자아이를 맡게 되고, 남편을 잃은 상실감을 소년을 키우면서 치유하게 되요.

 

물론 진짜 자신의 손자가 아니고, 어떤 서류 실수로 인해 벌어진 일이지만 (나중에야 자신의 쌍동이 남동생과 관련된 일음이 알게 되지만...), 여기까지 읽을때 뻔한 엔딩이라 생각했었어요.

 

학대 받았던 소년을 키우면서 서로에게 정이 들고 가족이 되었을때, 엄마가 나타나 양육권 싸움을 하지 않을까? 예상을 했는데, 저의 예상은 번번히 빗나가면서 계속 읽게 하더라구요.

 

우선 소년은 굉장히 예민하면서 똑똑한 아이었어요. 13살에 자신 책을 출간할정도로 재능이 있고, Kyra 역시 소년의 영민함을 알고, 키우면서 조급해하지 않고 소년이 가진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나아가서 모든 결정을 소년에게 맡기고 믿어주고 응원을 합니다.(물론 소년이 다른 소년들과 다르긴했지만...) 여전히 저는 소년이 잘나가길래 친엄마가 나타나는 뻔한 막장같은 스토리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다가 소년의 신장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이번에는 친엄마를 찾아 신장이식을 하는건가?라는 생각도... 아, 정말 제 생각이 뻔해서 부끄럽네요. ^^;;)

 

그런데 뜻밖에도 아이는 평생을 신장투석을 하며 살기를 원치 않아요. 어려서 수술도 힘들고, 자신의 몸에 튜브를 달고 사느니(어린 경우에도 20대까지 살을 확률이 반정도) 죽겠다는 소년의 의지에 강제로 튜브를 꼽지 않습니다. 결국엔 수술과 튜브를 꼽지 않는 치료법을 선택하게 되지만, 아직 다 성장하지 않은 아이에게 무리인 치료법이었어요.

 

 

하반신 마비로 평생 살고 싶지 않아 안락사를 선택한 남자의 이야기를 읽을때도 그렇게 마음이 쓰이지 않았어요. 그런데 십대 소년이,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이유로 어느정도 살 확률을 포기하는것이 옳은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독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특수적인 상황을 설정하긴 했지만 (아이가 엄청 예민하면서 똑똑하고, 아이를 입양하면서 평생을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키우던 주인공의 가치관-물론 엄청 갈등을 합니다. 자신의 가치관이 자신의 발목을 잡았다고 생각하면서..)

 

처음엔 신장문제가 그렇게 큰 문제인가 생각했는데, 이 책이 출간한지가 20년전인 상황을 생각한다면 조금은 이해가 되었어요. 하지만, 지금의 의학 발전인 상황이라면 절대 소년의 선택을 응원할수 없을것 같아요.

 

암튼, 책은 흥미로웠고 감동스러웠던 부분들도 많았지만 마지막 사족 같은 이야기 때문에 많이 아쉬웠어요.

 

'Parting Gifts' 라는 제목처럼  처음 주인공의 남편이 죽고 소년이 주인공의 삶에 선물처럼 왔다고 생각해서 거기까지는 OK. 그런데 소년이 자신이 죽음을 인지하고 주변 지인들에게 부탁해서,  자신과 같은 소년을 찾아 Kyra에게 보호자가 되어주길 부탁합니다. 그것이 Jesse의 이별 선물인거죠.

 

하...

여자의 삶이 아이를 키우는것으로 완벽해진다는 사고 방식을 강요 받는것 같아 갑자기 감동이 쏘옥 들어가버렸어요. -.-;;; 정말 마지막만 아니었으면, 어린아이들의 존엄사, 학대 받는 아이들, 입양등에 관한 생각들로 더 많은 여운을 가졌을텐데...라는 생각을 했거든요.(그래도 읽은후에 자꾸 자꾸 생각나긴했습니다.)

 

그 점 때문에 한 동안 책 속의 이야기에 빠져나오기 힘들었을텐데, 조금 나아졌어요.^^;;

(20년전의 상황이었던 만큼 어느 정도 이해하면서 읽었어요.)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9-10-05 2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07 1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19-10-08 0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리다고 해서 자기 죽음을 결정하지 못할 건 없겠습니다 그걸 존중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책을 보면 이렇게 생각해도 자신과 가까운 사람이 그런다면 마음을 바꾸게 하고 싶을 것 같아요 아이가 벌써 다 산 듯한 것 같기도 하네요


희선

보슬비 2019-10-16 22:52   좋아요 0 | URL
맞아요. 머리로는 이해한다하지만, 실제 내 가족이 그런 선택을 한다면 확신하지 못하겠어요. 소설이라 가능하지 않은가 싶지만, 다 읽고 고등학생 조카에게 만약 너라면 어떤 결정을 할거냐고 물으니 자신은 살려는의지가 더 강할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다행이다 싶었어요.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