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과 K팝
서병기 지음 / 성안당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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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K팝의 기대를 한 몸에, 『방탄소년단과 K팝』

 

 

 

 

 

『하나, 책과 마주하다』

 

방탄소년단, 글로벌 K팝의 새 루트를 개척하다.

 

요근래 메인을 장식하고 있는 인물 중 하나가 '방탄소년단'이다. 이전에 퀸이 공연했던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공연하게 되면서 더 큰 화제를 몰고 있다.

국내 가수들이 미국에 진출했다고 하지만 제대로 물꼬를 튼 건 싸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게 싸이를 뒤이어 방탄소년단은 글로벌 K팝의 새 루트를 개척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탄소년단은 데뷔 때부터 음악을 통해 또래들과 꾸준히 소통했다고 한다.

꿈과 사랑, 행복과 관련된 이야기를 학교 3부작으로 표현하며 10대들에게 큰 이목을 끌었고 더 나아가 청춘의 아름다움과 불안함, 방황을 청춘 2부작으로 표현했다.

현실 세계와 동떨어진 대단한 사랑이 아닌 누구나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이야기하며 전 세계와 소통한 결과다.

빌보드 차트부터 영국 오피셜 차트, 일본 오리콘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솔직히 나는 고등학교 때 이후로 TV도 안 보고 국내 가요도 아예 듣지를 않아 아이돌에 대해 물어보면 아마 1도 모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탄소년단은 항상 뉴스 메인에 걸려 있어 어느정도의 소식은 충분히 알고있다.

그만큼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꽤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는 방탄소년단이 데뷔했을 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다고 한다.

“방탄소년단은 다르다. 휘발성 아이돌이 아니고 우리가 주목할 만한 큰 바람이다. 방탄소년단은 그 흔한 스캔들 하나 없다. 앞으로 꼭 크게 성공할 것이다.”라고 항상 강조했다고 한다.

책에서는 방탄소년단 각 멤버들의 특성부터 팬들이 왜 그들에게 그렇게 열광하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K팝의 방향은 무엇일지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실제 미국의 한 대학교에서 강의 과목으로까지 등장했다는 방탄소년단!

그들이 앞으로도 비틀즈와 같이 명곡들을 배출하며 국내, 해외 팬들에게 오랜 시간동안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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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끝의 검은덩이
이주숙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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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 『시선 끝의 검은덩이』

 

 

 

 

『하나, 책과 마주하다』

 

겉으론 세련되고 인간미 넘치지만 속으론 교복 입은 소녀에게 욕정을 느끼는 그 남자, 김정희.

어느 날 그가 사체로 발견되었다.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

양희학원, 양희는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같이 있는 사립재단이다. 양희학원 출신인 영신은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교무실에 건장하고 낯선 남자 두 명이 들어와 교사들에게 뜬금없이 김정희 선생님과 안면이 있냐고 묻는다.

다들 벙쪄있는 도중에 형사들은 김정희 선생님이 댁에서 사체로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목에 자상이 있어 살인으로 의심되니 모두를 용의자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을 강조하며 조사해야겠다는 것이다.

언제나 세련되고 환한 미소로 사람들을 대하는 김정희는 사실 추악한 내면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교복을 입은 소녀에게 욕정을 느끼는 것이었다.

영신 또한 김정희의 추악한 내면을 알고 있었다. 집안문제로 인해 이민을 떠났다가 아버지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엄마와 함께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어머니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며 영신을 남기고 떠난다. 우수한 성적 덕분에 양희재단에서 학비와 생활비까지 지원받으며 살던 영신은 어느 날 이선희 선생님의 심부름으로 집을 방문하게 되는데 그 때 김정희에게 추악한 일을 당하게 된다.

당시 영신에게 심부름을 보냈던 김정희의 부인인 이선희 선생님 또한 피해자였다.

미대에 진학하기 위해 부산에서 전학 온 이선희를 건드리게 되었는데 도중에 그녀의 부모에게 들키게 된 것이다.

원래는 경찰에 신고하는 게 맞지만 이사장 타이틀이 탐났던 그들은 김정희에게 결혼하라고 종용하게 되었고 결국 그들은 결혼하게 되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당연히 김정희를 누가 죽였느냐이지만 김정희를 중심으로 이선희, 김영신 등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책을 읽는 내내 예전에 친구들과 함께 했던 크라임씬이 생각났다. 누구나 범인이 될 수 있다!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비밀이 끊임없이 나온다. 소설 속 소재들이 어쩌면 너무 현실적이라 자극적이지 않을 수가 없다.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폭행부터 낙태, 출생의 비밀까지.

결말을 언급하지 않기 위해 줄거리를 최대한 자제했는데 영신이 김정희에게 안 좋은 일을 당한 후 수능을 앞두고 몸에 이상이 생기게 된다.

임신을 하게 된 것이다. 낙태를 하기에는 이미 늦어버린 시기라 그 아이가 어떻게 되는지 그 부분 또한 주목해서 읽으면 될 것 같다.

영신은 물론이고 선희 또한 큰 아픔이 있다. 그녀는 자신을 건드린 김정희와 결혼을 해야만 했다. 어찌되었든 부모의 방임이 그녀에게는 더 큰 충격이지 않았을까.

김정희의 추악한 내면에 대해 점점 알게되면 인과응보, 자업자득이란 말이 절로 떠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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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릭 스테이트
시몬 스톨렌하그 지음, 이유진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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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을 사로잡는 공상과학의 세계로, 『일렉트릭 스테이트 THE ELECTRIC STATE』

 

 

 

 

 

『책에서 마주친 한 줄』

 

누군가 감지했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악귀들을 심연에서 소환하 코드가 그 잡음에 담겨 있기라도 한 것처럼.

 

내가 보기에 자네는 여전히 그 모든 일에 관해 전형적인 20세기식 관점을 벗어나지 못했어. 자아는 어떤 식으로든 뇌에 있어, 마치 눈 뒤에 조종석에 앉은 작은 조종사처럼. 이른바 '자아'란 우리의 기억과 강력한 감정, 그리고 우리를 울게 만드는 그런 일의 혼합체이며, 그외 모든 것 또한 뇌 속에 있다고 자네는 믿을 거야. 자네가 근육이라고 배운 심장 안에 있다면 아주 이상할 테니까. 하지만 동시에 자네는 그 모든 것이 자네라는 사실, 자네의 생각, 경험, 지식, 취향, 그리고 의견이 자네 두개골 안에 모두 들어 있다는 사실을 납득하기 힘들어 하지. 그래서 자네는 그런 문제들을 곱씹는 대신 '뭔가 더 있을 텐데.'라고 생각하며 막막한 어둠 속을 부유하는 투명한 기체 같은 물질의 흐릿한 상(像)에 만족하곤 해.

 

아침에 깨어보니 바람은 잠잠했고 차 밖에는 거대한 노란 오리가 여럿 보였다. 순간 나는 오리들이 밤새 폭풍에 실려온 게 아닐까 생각했지만, 우리가 잠을 잔 곳은 알고 보니 일종의 사격장이었다. 오리들은 모두 다양한 종류의 대구경 탄환 세례로 만신창이였다.

 

내가 하려는 말은 우리가 라자냐라 부르는 건 실제로는 뇌의 물리적 부분과 그 부분들이 조립되는 과정 사이의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거야. 누구든 라자냐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주장한다면 뇌의 복잡성과 다양하게 조립할 수 있는 뇌의 구조를 과소평가한 거야. 그게 아니면 라자냐라는 현상 자체를 과대평가했든가.

전쟁 중 터무니없이 많은 뇌세포들이 접촉한 부작용으로, 군의 뉴로그래프 네트워크 안에 벌집형 지능이 형성되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었어. 그건 다뇌간 지능이라고 불렸지. 그 사람들은 이런 고등 의식이 조종사의 생식 주기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물리적 형태를 취하려 했다고도 믿었어. 그 주장이 맞다면 전쟁시에 일어난 조종사들의 사산이 모두 그 고등 의식 때문이란 뜻이야.

 

다만 통합주의자들은 돈이 무척 많다는 사실과 그 신성한 소년이 그들에게 귀중하다는 사실은 신경 쓸 필요가 있어. 이 일은 아마도 우리의 마지막 기회일 거야, 그러니 만일 이 일의 어떤 점이 자네 마음을 뒤흔든다면, 우리 발밑의 땅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을 떠올려. 거리는 곧 통행 불가 상태가 되고 손 닿는 데 있었던 기회는 모조리 사라질 것이라는 점을 떠올리도록.

 

우리가 하는 짓은 문명인의 행위가 아니야. 그건 나도 알아. 하지만 그 일은 자네에게도 틀림없이 일어났어. 자네는 나와 똑같이 어느 날 잠에서 깨서 갑자기 숙명을 깨달았던 게 틀림없어. 우리가 더는 문명화된 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는 걸.


 

『하나, 책과 마주하다』

 

세상은 전쟁으로 인한 잔재들과 뉴로캐스트를 쓴 채 죽어있는 시체들로 즐비하다. 마치 쓰레기장이 된 것 마냥 황량하기 그지없다.

뉴로캐스트란 인간의 뇌와 직접 연결되어 작동하는 가상 현상 기술인데 결과적으로 전쟁은 드론 조종사들의 승리지만 사람들의 일상은 엉망이 되었다.

먼지만이 폴 폴 날리는 땅, 그 위를 걷는 이들이 있었다. 한 소녀와 노란색의 조그마한 로봇이다.

서쪽을 향해 걷던 그들은 검은 올즈모빌 세단에 멈춰서게 된다.

먼지만 뿌옇게 앉아있을 뿐 올즈모빌은 아주 멀쩡했고 그 옆에 차주로 보이는 노부부가 아무렇게나 드러누워 있었다.

여자의 주머니는 비어 있었지만, 남자의 왼쪽 주머니에는 차 열쇠와 접힌 봉투 하나가 있었다. 봉투 안에는 뭔가 끄적여 놓은 도시의 지도 하나, 10달러 지폐 한 장, 센터 사의 자극 TLE 두 대를 사고 받은 영수증 하나, 그리고 캐나다 입국 허가증으로 보이는 종이가 두 장 있었다.

운 좋으면 태평양까지 편하게 운전하며 갈 수 있을 것 같아 소녀는 시동을 켰다.

소녀는 처음부터 로봇과 함께 떠도는 신세는 아니었다. 아니, 여기저기 전전하며 살았으니 떠돌았던 인생이나 마찬가지였다.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와 함께 3년 정도 지내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되자 두 달 뒤에 테드와 버짓 부부에게 맡겨지게 된다.

그녀에게는 동생이 있었는데 그렇게 강제로 생이별을 하게 되었다. 그녀는 위탁 가정에서 적응하며 살지는 못했다.

어느 날 위탁 부모와 함께 자동차 여행을 가게 되었는데 중간에 들른 국립 공원 내 선물 가게 바깥 좌석에서 부부는 소녀를 모욕하였고 그녀는 결국 참지 못해 옆자리의 쟁반을 들어 버짓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위탁모의 코를 부러뜨리고 나서 서머글레이드에 보내진 소녀는 어맨다를 만나게 되는데 이 일은 그녀에게 있어서 호재나 다름없었다.

어찌되었든 그녀가 원하는대로 세상이 흘러가면 좋겠지만 그런 일은 아직 찾아오지 못했다.

동생과 생이별을 하였고 위탁 가정에서 적응하지도 못했고 그나마 그녀에게 위로였던 어맨다와 이별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종말이 온 듯한 세상의 어지러움 속에서 자살을 결심한 그녀에게 찾아온 로봇은 그녀를 서쪽으로 이끌게 된다.

 

읽는 내내 '이렇게까지 몰입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러스트와 함께 글을 읽다보면 그 몰입도가 배가 되는 것 같다.

소녀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된 이 소설은 1997년이 배경인데 꼭 미래에 머지않아 일어날 듯한 느낌이 왜 드는지 모르겠다.

소녀와 로봇과 함께 모하비 사막을, 산맥을, 해안을, 바다를 함께 다니며 그녀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기분이었다.

 

SF소설을 읽다보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있다. SF를 쓴 작가들이 가지고 있는 상상력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어쩌면 저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상상이 들어서인지 글도 일러스트도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중간에 일러스트를 보다가 나도 모르게 깜짝 놀라서 책을 덮기도 했다. 그 정도로 보는 내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어벤져스의 제작진에 의해 영화화 될 예정이라고 하니 너무 기대된다.

공상과학에 푹 빠져보고 싶다면 『일렉트릭 스테이트 THE ELECTRIC STATE』를 추천한다. 눈을 사로잡는 일러스트가 분명 당신의 마음에 들 것이다.

누군가 감지했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악귀들을 심연에서 소환하 코드가 그 잡음에 담겨 있기라도 한 것처럼.

내가 하려는 말은 우리가 라자냐라 부르는 건 실제로는 뇌의 물리적 부분과 그 부분들이 조립되는 과정 사이의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거야. 누구든 라자냐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주장한다면 뇌의 복잡성과 다양하게 조립할 수 있는 뇌의 구조를 과소평가한 거야. 그게 아니면 라자냐라는 현상 자체를 과대평가했든가.

우리가 하는 짓은 문명인의 행위가 아니야. 그건 나도 알아. 하지만 그 일은 자네에게도 틀림없이 일어났어. 자네는 나와 똑같이 어느 날 잠에서 깨서 갑자기 숙명을 깨달았던 게 틀림없어. 우리가 더는 문명화된 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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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꽃길 에디션)
하야마 아마리 지음, 장은주 옮김 / 예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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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이겨낼 수 있어요,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하나, 책과 마주하다』

 

못 생기고 뚱뚱한데다 직장도 변변치 않고, 심지어 친구도 없는 외톨이인 아마리.​
자신의 처지를 보며 우울한 나날을 보내는 아마리는 자살까지 결심하지만 그마저 용기가 없어 엄두조차 못 낸다.
그렇게 절망적인 우울감을 맛보고 있는 그녀에게 TV 속 한 광경이 그녀를 사로잡게 만든다.
바로 '라스베이거스'다.

화려하고 활기차고 휘황찬란함이 넘치는 그곳을 바라본 아마리는 그녀 스스로의 시한부를 정하고 라스베이거스를 목표로 삼는다.
물론 처음은 힘들고 망설임이 앞서기만 하지만 그녀는 지금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지 않은가!
부끄러움과 수치심을 무릎쓰고 아틀리에로 가서 누드모델을 하는 아마리를 보며 그녀의 용기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는 자신이 정해놓은 데드라인에 맞춰 고군분투한 결과,
살도 빼고, 예뻐진데다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도 사귀었고 용기도 생겼다.
무엇보다 그녀는 라스베이거스로 향할 수 있었고, 많은 돈을 잃었다는 마음과는 달리 가지고 온 돈은 그대로이며 오히려 5달러를 따는 쾌거를 이룬다.

안정된 삶, 그 삶이 우리는 옳다고 믿고 지향하고 있는데 새로운 꿈이 있다면 그 삶을 먼저 싹둑 잘라버려야 하는 과감함을 갖고 있어야 할 것 같다.
지금 '나 자신'은 어떤 삶을 원하기에 이렇게 살아오고 있는지 생각해보니, 꿈은 분명 많고도 큰데 정작 그 바탕은 '안정감'이 깔려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렇다. 나는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마음 한 구석에 잡혀있어서 실패확률이 적은 안정된 '것'에 대한 집착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지금 다이어리를 펼치고 나 또한 아마리처럼 시한부를 정해볼까한다.
목표 한가지를 두고 고군분투하는 내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이제 나에게 ‘계획‘이란 게 생겼고,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가 생긴 것이다. 계획, 목표…… 그런 게 이토록 대단한 것이었나?
시야를 변화시키고 사람의 걸음걸이마저 확 바꿔 버릴 만큼 힘있는 것이었나?

줄곧 패배자로 살아오던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도전자가 되었다. 그리고 나와는 아무 상관없었던 라스베이거스를 인생의 마지막 도달점으로 삼았다.
생각 속에 어떤 씨앗이 있었기에 이런 변화가 생겼을까?
목표가 생기자 계획이 만들어지고, 계획을 현실화시키려다 보니 전에 없던 용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기적을 바란다면 발가락부터 움직여 보자.

모두가 스스로 정해 버린 시한부 목표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들이었다.
나는 새삼 ‘데드라인‘의 가공할 만한 위력에 놀랐다.

라스베이거스라는 꿈 덕분에 그때까지 외톨이였던 내게도 비밀을 공유할 수 있는 친구가 생기게 된 것이다.

"…… ‘적의 행군을 막으려면 술과 고기를 베풀어라.‘ 그게 무슨 말인지 이제야 알 것 같아. 평생의 꿈을 가로막는 건 시련이 아니라 안정인 것 같아. 현재의 안정적인 생활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 그저 그런 삶으로 끝나겠지. 그래서 오늘 이 만찬을 계기로 다시 나의 오랜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로 했어."

‘기꺼이 죽겠다‘라는 각오가 없었으면, 나는 지난 1년 중 단 하루도 온전히 살아 내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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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따위 레시피라니 - 줄리언 반스의 부엌 사색
줄리언 반스 지음, 공진호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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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친절한 레시피 낱낱이 파헤치기, 『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

 

 

 

 

 

『하나, 책과 마주하다』

 

나를 위해 혹은 누군가를 위해 요리하는 건 즐거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 줄리언 반스가 가진 부엌에 대한 사색이 무겁다한들 마음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줄리언 반스 작가의 요리에 대한 사색을 책으로 보고있자니 읽는 내내 즐거워 내 책장 한켠에 있는 요리책들에게 절로 눈길이 갔다.

저자 또한 요리책 수집이 취미라는데 나 또한 레시피 수집을 꾸준히 하고 있다.

요즘은 굳이 요리책을 사지않아도 초록창에 검색하면 수만가지의 레시피들이 나오기에.

대신 카렐 메모지에 레시피를 작성해 요리파일에 모아놓고 있다.

책장 한 켠에 요리책 칸이 따로 있긴한데 엄마가 오래전에 구입한 요리책들, 원서로 된 베이킹책과 요리책, 에쎈·올리브·수퍼레시피 같은 요리매거진이 전부이다. 요리책까지 수집하면 지금 쌓아놓은 책들이 천장까지 닿을 것 같아 원서 몇 권 빼곤 요리책은 굳이 산 적은 없는 것 같다.

저자는 구간, 신간 가리지 않고 한쪽 벽면을 채울 정도로 요리책을 수집했다는데 갖고 있는 책만 해도 2천 권가량 정도 된다고 하니 책으로 빼곡하게 채워진 저자의 서재를 자연스레 상상하게 된다. (부럽다.)

 

이렇듯 요리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줄리언 반스는 요리책의 오류에 대해 한 마디를 보탠다.

대개 요리책은 요리에 자신이 없는 사람을 고려하지 않는다. 재료, 계량, 조리법 등 그 요리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과정만 써놓고 끝이다.

요리책에 써진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한들 실패하는 이들도 분명 있다.

저자는 그저 맛있는 음식을 즐겁게 만들고 친구들을 독살하지만 않으면 된다는 소소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시중에 나온 레시피를 착실하게 재현해봐도 요리책에 나온 레시피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한 모금 또는 한 덩이는 얼마만큼이지? 양파의 크기는 작은 양파, 중간 크기의 양파, 큰 양파가 있는데 어떤 크기의 양파를 말하는 것이지?

자른다는 것이 slice를 하라는 건지 chop을 하라는 건지 더 나아가 slice는 finey로, chop은 finely와 roughly로 수식할 수 있는 데 말이다.

자칭 부엌의 현학자라 부르는 줄리언 반스는 정말이지 깐깐하다. 그래도 그 깐깐함 덕에 불친절한 레시피를 들고 레시피 재현 실험을 통해 부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참사를 밝혀낸다.

 

우선 디너파티란 말은 우리 집에선 금기어다. 표현에 따라 태도도 달라진다. (언젠가 내 친구가 아쉬운 듯 이런 말을 했다. "'은퇴'란 말만 아니면 은퇴를 고려해볼 텐데.") 그러니까 '친구들이 저녁을 먹으러 온다'는 완곡한 표현이 아니라 그냥 다른 표현이다. 저녁 준비에 정성이 덜 들어간다거나 그 손님과 함께 있는 걸 덜 좋아한다는 뜻이 아니다. 굳이 구분하자면 오히려 그 반대다.

디너파티가 있다고 가정하면 반스는 가급적 메뉴를 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필요한 재료가 없어 낙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마음 가는 대로 '자유로운 장보기'를 하라고 권유한다. 보기도 좋고 냄새도 좋은 재료들을 구입한 뒤에 메뉴를 정해도 늦지 않기에.

 

어렸을 땐 요리하는 엄마를 옆에서 돕는 정도였지만 혼자서 제대로 요리해본 것은 중 3때부터이다.

맞벌이하는 부모님, 정확히 말하면 엄마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부엌 살림을 도맡아 했었는데 명절이라도 다가오면 나물들과 전들은 뚝딱 만들 수 있다.

다들 일하랴 공부하랴 바쁘기에, 가족과 함께 밥 먹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기에 매년 우리 가족의 생일과 기념일이 다가오면 항상 특별하게 보내기 위해 그날은 꼭 시간을 비워두고 스페셜 디너를 준비한다.

평소 어떤 요리를 만들기 위해 정석대로 그 레시피를 따라하지는 않는다. 참고는 하되 내 마음대로 그 때 그 때 바꾸기도 한다.

처음에는 요리책에 나온 레시피 그대로 만들어 봤는데 이상하게 열에 한 번은 실패하였기 때문이다. 줄리언 반스의 말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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