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8일 정화조를 묻었다. 될 수 있으면 집에서 멀리 떨어지도록 자리를 잡았다. 5인용이라는데 생각보다 크기가 작아 보인다. 정화조 원리를 찾아 공부해보지만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무튼 물 속에 가두어놓는 원리로 인해 냄새는 그리 신경쓸 일이 아니라는 것은 알겠다. 집에서 용무를 보는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1년 반에서 2년 간격으로 정화조를 비우는 일을 하면 될 것으로 예상된다. 

 

6월 9일 배수로 공사를 했다. 지붕이 뒷편으로 기울어져 있어, 집 뒤쪽에 작은 맨홀 두 개를 묻고 그쪽으로 우수관을 유도하기로 했다. 그리고 집 앞쪽은 U자형 플라스틱 배수관을 묻어 큰 맨홀 쪽으로 유도할 생각이다. 오늘 작업은 집 뒤쪽 배수로 만들기와 큰 맨홀, 그리고 맨홀에서 집 아래쪽 배수로까지 연결하는 파이프를 묻는 일이다. 농장 땅과 배수로 사이 농수로가 있어 이걸 건너가야 해서 농어촌공사에서 파이프가 지나가는 2평 남짓한 땅을 장기임대했다. 임대료는 부담이 갈 정도가 아니어서 다행이다(3평 남짓한 땅을 10년 임대하는데 3만원이 조금 넘어서는 정도). 집 앞쪽 배수로 작업은 땅이 전체적으로 정비가 되면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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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등을 향한 경쟁, 레이싱의 세계, 도전의식, 최고가 갖는 의미, 물러남의 순간. 그리고 간혹 터지는 슬랩스틱. 저학년이 즐기는데 문제는 없지만 영화의 전부를 만끽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겠다. 초등 고학년 이상이 즐기기에 딱 좋을 듯 싶다.

 

2. 영화 포스터 문구, 마지막은 내가 정한다.의 마지막은 바로 은퇴를 말한다. 누구나 다 은퇴의 시간을 맞는다. 요즘은 '끝은 새로운 시작'이라며 인생 2막을 이야기한다. 직업이나 일로부터의 은퇴는 있지만, 삶에서의 은퇴는 없기 때문일 것이다.

 

3. 프로야구 선수 이승엽은 올해 은퇴를 예고했다. 전성기를 지나 내리막길을 걷는 선수들에게 은퇴시기는 중요한 결정이다. 가수 이효리는 제주 생활의 고요함을 벗어던지고 다시 앨범을 내며 활동을 시작했다. '은퇴를 고민하기도 했지만 서서히 내려가는 길을 걷겠다'는 인터뷰가 기억에 남는다. 

슈퍼스타 두 명의 은퇴를 대하는 태도는 아주 다르다. 이것은 둘이 뛰고 있는 무대가 다르기 때문이다. 프로야구를 비롯해 대부분의 운동선수들이 뛰고 있는 무대는 TO 즉 정원이 있다. 누군가가 빠져나가야 새로운 인물이 들어올 수 있는 것이다. 이승엽의 은퇴는 신인의 성장을 의미한다. 김연아의 은퇴도 이와 비슷하다.  

하지만 가요 시장엔 정원이 없다. 누군가 빠져나가야 새로운 가수가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전성기는 지나갔지만 보다 완숙한 경지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  

 

3. <카3: 새로운 도전> 속 주인공 맥퀸이 뛰고 있는 레이싱 세계는 이승엽이나 김연아가 뛰고 있는 스포츠 무대와 비슷하다. 박수칠 때 떠나야 하는 곳이다. 이 시기를 잘 알고 물러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삶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이 무대에서 선수는 아니지만 코치나 감독을 비롯해 다양한 모습으로 새롭게 뛰어들 수 있다. 맥퀸은 지도자의 길을 찾아간다. 또 같은 무대가 아니더라도 새로운 무대 위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   

 

4. 이효리가 활동하고 있는 예술이나 문화라는 영역은 TO라는 것이 없다. 이 무대는 삶의 무대와 닮아있다. 누구나 전성기가 있을 것이고, 내리막길을 걷는다. 하지만 어떤 이는 평생 전성기라는 것을 누리지 못할 수도 있다. 온 삶을 전성기를 향해 걸어올라가는 험난한 인생도 있을 것이다. 무엇이 되었든 이 무대에서도 결국 은퇴라는 시기는 오기 마련이다. 바로 죽음이다. 

 

5. TO가 있든 없든 중요한 것은 현재 속에 사는 것이다. 전성기를 그리워하며 과거에 묻혀 사는 것도, 전성기만을 바라며 미래를 바라보는 것도 모두 위태로운 삶이다. <카3>의 맥퀸이 자신이 더 이상 최고가 될 수 없음을 자각하고, 크루즈가 레이서의 재능을 갖고 있음을 알아채 그 재능을 키워가는 모습이 바로 현재 속에 사는 모습이다. 맥퀸이 과거의 영광만을 재현하기 위해 악착같이 달린다면 그 앞엔 좌절만이 남았을 것이다. 후회없는 노력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실은 과거 속에서 사는 유령과 같은 존재가 되었을 것이다. 

이효리가 천천히 내려가겠다고 표현한 것 또한 현재 속에 살아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삶이라는 것은 내 길을 알고, 내 자리를 알고, 내 주위를 살피며, 천천히 걸아가는 일이지 않을까. 우리의 레이싱은 결코 끝나지 않을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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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를 부어놓았던 기초공사의 양생이 끝났다. 보통 콘크리트를 말릴 때 물을 뿌려가며 진행한다고 한다. 균열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다행히 물을 뿌리지 않고도 요즘 뜨거운 땡볕에 작은 균열 하나 없이 잘 말랐다. 

 

임시전기도 들어왔다. 보증금 10만원, 전기시설부담금 24만 2천원. 총 34만 2천원이 들었다. 전봇대는 언제 놓아주는지....

관정을 팠던 자리도 이제 펌프를 놓고 멘홀을 설치해 일단락됐다. 아쉬운 점은 제트모터를 달았음에도 물의 세기가 흡족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40여 미터의 거리에 경사까지 있어 물이 집까지 잘 올라갈지 걱정이다. 일단 한 번 시도해보고 너무 수압이 약하면 중간에 물탱크를 하나 놓고 펌프를 하나 집 안에 설치해야 할 듯싶다. 이럴바엔 차라리 대공을 팔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아쉬움이 큰 부분이다.

조경을 알아보고 있다. 진입로와 집 뒤, 그리고 옆 경계선까지 120미터에 울타리로 나무를, 경사면에는 잔디를 깔려고 한다. 최근 측백나무가 귀해 값이 엄청 뛰었다고 한다. 수고 1미터 50이상에 폭이 1미터 가까이 되는 것은 그루당 2만 5천원까지 올랐다고 한다. 빽빽이 심지 않는다 하더라도 150주 정도는 심어야 하는데 나무값만 장난이 아니다. 스트로브 잣나무가 더 저렴하다고 해도 견적이 450만원이 나왔다. 물론 심어주는 것까지 포함해서다. 소나무 한 그루 값이라고 말하지만 예산 범위 밖이다. 아무래도 발품을 더 팔아야 할 듯 싶다. 그리고 다 맡기는 것이 아니라 직접 심는 방법도 고민해봐야 겠다.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은 집 뒤쪽이다. 아까시 나무와 잡목으로 둘어쳐져 있는데 조경하시는 분은 겨울에 보기 흉하다고 이 부분도 모두 일괄적으로 울타리 나무를 치는게 좋다고 한다. 개인적으론 울타리로 사방을 둘러치는 것보다는 자연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집 뒤 쪽은 울타리를 비어두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물론 겨울엔 다소 을씨년스럽다 하더라도 말이다. 견적을 내는 조경업자와의 의견차이도 일단 상황에 대한 결정을 보류하게 만들었다.

물과 기초공사의 경험으로 전문가의 말을 그대로 수용하는 자세는 버리기로 했다. 내가 살아가야 할 곳이니, 나의 의견이 고스란히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녹아들어가는게 낫겠다 싶다. 물론 고집할 필요는 없지만 말이다. 급하게 가기보단 차근차근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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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5.29

 

  

집이 들어갈 터를 닦고, 대지로 쓰일 곳을 대충 정리했다. 그런데 막상 땅을 평탄화하다보니 토목설계대로 모양이 나올 성 싶지않다. 물론 토목설계대로 맞출 수는 있지만, 그렇게 하면 쓰임새가 별로다. 지형 그대로를 살리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래도 쓰임새를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다. 토목공사를 많이 해 본 사람과 미리 현장을 통해 의견을 들어봤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설계도면과 현실 사이 절충안을 마련해봐야 할 듯싶다. 설계도면을 충실히 반영하되 쓰임새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묘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집터 공사를 위한 작업이 들어갔다. 작업을 계속해서 지켜볼 수 없는 관계로 공사하시는 분에게 일임하고 아침, 저녁으로 잠깐 틈을 내 진행상황을 점검한다. 그런데... 콘크리트 펌프차를 불러 콘크리트를 붓고 기초공사를 끝낸 상황을 보니, 걱정이 앞선다. 지반이 단단하다면서 석분다짐과 버림콘크리트 없이 필름과 스치로폼, 철근콘크리트 작업을 한 것이다. 이거, 이거, 정말 문제없을까. 심히 걱정된다. 그렇다고 다시 깨부수고 작업을 원점부터 할 수도 없고...

(매트)기초인데 만약 땅이 겨울에 얼었다 녹으며 부풀기라도 하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일임한다는 것. 그 상대에 따라 참 속 편한 일일수도, 속 상할 일일 수도 있겠다. ㅜㅜ

기초 주위 배수공사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걱정을 삭인다.

  

기초를 치면서 전선과 통신선은 지중화를 위한 사전작업을 해놨다. 기존에 있던 전봇대와 집까지의 거리가 40미터 쯤 된데다 경사가 있어 지중화 작업이 쉽지않아 전봇대를 하나 신청하기로 했다. 예상 밖의 설비다.

 

집짓기 초반. 관정에서 시작해 기초공사까지 마음대로 되는게 없다.ㅜㅜ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한 두 개가 아닌데. 대지 정리, 조경 공사, 농장 만들기....

비용이 충분치 않다는 것도 문제의 한 부분인 것 같다. 그럼에도 비용을 생각지 말고 기본에 충실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웃으며 살자고 짓는 집인데 울상으로 지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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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5

토목전 모습

 

토목 시작-칡나무 뿌리들이 뒤엉켜 있다.

진입로가 생겼다.  

 

 

건축물 착공 신고를 내고 허가가 나왔다. 착공 신고를 하기 위해선 안전관리자를 두어야 한다. 올해부터 개인이 짓는 소규모 주택에도 필수적으로 안전관리자를 두도록 하고 있다. 건축과 관련된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자격조건이다. 안전을 위해서 필요한 조치라는 것은 알겠는데, 개인이 짓는 조그마한 집에 관리자를 두고 건축을 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배꼽이 더 큰 일 같다. 최소 석 달 정도는 고용을 해야 하기에 그 비용 또한 만만치않기 때문이다.

착공신고를 내고 바로 다음날부터 토목공사에 들어갔다. 일단 진입로 쪽 아까시 나무를 비롯해 잡목들을 정리하고 길을 내고, 집이 들어갈 자리를 정돈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하루종일 지켜볼 수 없는 관계로 일이 시작되는 것만 보고 하루 일과가 끝날 쯤 돌아왔다. 그런데. 아뿔싸! 정자를 지을 생각으로 남겨두고 싶었던 큰 나무 한 그루가 사라져버렸다. 작업관리자에게 말을 해두었는데 포크레인 기사에게 전달이 되지 않아 파 버린 것이다. ㅜㅜ

허허벌판 같은 곳에서 그나마 오아시스처럼 느껴지는 그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던 나무가 사라지니 속이 쓰리다. 하지만 이미 베어버린 것을 어찌하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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