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를 부어놓았던 기초공사의 양생이 끝났다. 보통 콘크리트를 말릴 때 물을 뿌려가며 진행한다고 한다. 균열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다행히 물을 뿌리지 않고도 요즘 뜨거운 땡볕에 작은 균열 하나 없이 잘 말랐다.
임시전기도 들어왔다. 보증금 10만원, 전기시설부담금 24만 2천원. 총 34만 2천원이 들었다. 전봇대는 언제 놓아주는지....
관정을 팠던 자리도 이제 펌프를 놓고 멘홀을 설치해 일단락됐다. 아쉬운 점은 제트모터를 달았음에도 물의 세기가 흡족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40여 미터의 거리에 경사까지 있어 물이 집까지 잘 올라갈지 걱정이다. 일단 한 번 시도해보고 너무 수압이 약하면 중간에 물탱크를 하나 놓고 펌프를 하나 집 안에 설치해야 할 듯싶다. 이럴바엔 차라리 대공을 팔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아쉬움이 큰 부분이다.
조경을 알아보고 있다. 진입로와 집 뒤, 그리고 옆 경계선까지 120미터에 울타리로 나무를, 경사면에는 잔디를 깔려고 한다. 최근 측백나무가 귀해 값이 엄청 뛰었다고 한다. 수고 1미터 50이상에 폭이 1미터 가까이 되는 것은 그루당 2만 5천원까지 올랐다고 한다. 빽빽이 심지 않는다 하더라도 150주 정도는 심어야 하는데 나무값만 장난이 아니다. 스트로브 잣나무가 더 저렴하다고 해도 견적이 450만원이 나왔다. 물론 심어주는 것까지 포함해서다. 소나무 한 그루 값이라고 말하지만 예산 범위 밖이다. 아무래도 발품을 더 팔아야 할 듯 싶다. 그리고 다 맡기는 것이 아니라 직접 심는 방법도 고민해봐야 겠다.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은 집 뒤쪽이다. 아까시 나무와 잡목으로 둘어쳐져 있는데 조경하시는 분은 겨울에 보기 흉하다고 이 부분도 모두 일괄적으로 울타리 나무를 치는게 좋다고 한다. 개인적으론 울타리로 사방을 둘러치는 것보다는 자연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집 뒤 쪽은 울타리를 비어두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물론 겨울엔 다소 을씨년스럽다 하더라도 말이다. 견적을 내는 조경업자와의 의견차이도 일단 상황에 대한 결정을 보류하게 만들었다.
물과 기초공사의 경험으로 전문가의 말을 그대로 수용하는 자세는 버리기로 했다. 내가 살아가야 할 곳이니, 나의 의견이 고스란히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녹아들어가는게 낫겠다 싶다. 물론 고집할 필요는 없지만 말이다. 급하게 가기보단 차근차근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