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따뜻해지니 이곳저곳에서 벌레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집벽에는 날파리 같은 것들이 군데군데 붙어있다. 한두마리면 괜찮은데 여러 마리가 붙어있으니 소~름이! 정확한 이름을 몰라 이 벌레가 주위 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르겠다.

 

기본적으론 벌레 이름 하나하나에 얽매이는 편은 아니다. 생태계가 균형잡혀 있으면, 그 어떤 종류의 해충이다 하더라도 균형을 잡아갈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박멸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해충을 대하다보면 무리하게 화학약품을 쓰게 되고, 이것이 연쇄적으로 어떤 작용을 가져올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건강한 흙과 건강한 생태환경을 목표로 한다. 좋다고 여기는 것들의 우세나 점령을 꾀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것만 가득차 있는 것이 결코 좋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이 필요로 하는 양분이나 환경의 치우침이 결국엔 해를 끼칠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그럼에도 간혹 개별 벌레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다.

 

블루베리 가지치기를 하다가 발견한 고치. 새알처럼 생겼는데 크기는 새끼손톱보다 조금 작은 정도다. 고치를 벗겨보니 노란 애벌레가 있다. 검색해보니 노랑쐐기나방애벌레였다. 허걱! 손으로 만졌다면 큰일 날뻔 했다. 애벌레에서부터 성충까지 털(가시에 가까운)이 있는데 독을 품고 있다. 이 털에 찔리면 피부가 붓고 엄청난 통증이 몇일씩이나 간다고 한다. 

 

각각의 벌레를 다 알려고 집착하지는 않는다지만, 알 수 있는 것들은 차근차근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될 성 싶다. 균형을 잡는데는 시간이 필요하고, 균형을 잡아가는 사이 균형을 심각하게 해칠 수 있는 것들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치가 아닌 생태적 관리!란 이런 순간을 포착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노랑쐐기나방의 독이 바짝 정신을 차리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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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3.2 날씨 맑음 최고온도 11도 초저온도 1도

 

농부가 본격적으로 몸놀림을 바삐 움직여야 하는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포근한 날씨에 씨앗을 뿌려봅니다(파종).

요즘 대부분의 씨앗은 농약사에서 구입을 하거나, 씨앗이 아닌 모종을 구입해서 심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 할머니, 할아버지는 지난해 곡식과 채소 등을 갈무리하면서 씨앗을 받아두어 다음해에 심곤했는데 말이죠. 이렇게 계속해서 씨앗을 간직하고 심어 내려오는 것들은 소위 말하는 토종이나 재래종이라 불립니다. 이것들은 우리 땅과 가온, 환경에  잘 맞고 성질도 어느 정도 일정한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농약사에서 파는 개량된 씨앗에 비해 맛이나 생산량, 병충해에 대한 저항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반면 이런 씨앗들은 채종해서 뿌려보았자 같은 특성을 내지 못하기에 계속해서 구입을 해야만 합니다. 씨앗값도 만만치 않게 들어갈 뿐 아니라, 자신의 성향에 맞춘 작물이 아닌 농약사에서 제시해주는 대로 따라가는 수밖에 없게 되죠. 개성과 독립성을 포기하는 대신 편리와 경제성을 갖게 되는 셈입니다.  

 

유난히 포근했던 겨울 날씨 덕분에 다소 이르게 씨를 뿌려봅니다. 구입한 씨앗도 있고 자가채종한 씨앗도 있습니다. 구입한 씨앗은 주로 민트와 같은 허브 종류로 다년생은 아니지만 그 자리에서 씨앗이 떨어져 다음해에도 날 수 있도록 해볼 생각입니다. 실제 민트깥은 경우는 같은 자리에서 계속 자리를 잡는 모양새입니다.

 

 

수박은 지난 여름에 먹었던 수박씨를 받아두었다가 심어봅니다. 보통 수박은 호박을 대목으로 해서 접을 붙인 것이 많아 제대로 자랄지 모르겠습니다. 

호박은 지난 가을에 열렸던 늙은 호박의 씨앗을 채종한 것입니다. 올해도 잘 열리기를 바라봅니다. 지난해 다소 늦게 심는 바람에 겨울이 다가오도록 채 익지않아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조금 서둘러봅니다. 

 

 

가시오가피는 지난 가을에 점심을 먹으러 갔던 식당 정원에서 탐스럽게 열린 것을 몇 개 따온 것입니다. 이것도 시험삼아 심어보는 것인데 제대로 자랄지 궁금합니다.

 

 

코로나19 탓에 개학이 연기돼 학교를 가지 못하는 딸내미가 물을 주고 있습니다. 흙 만지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ㅜㅜ) 물주고 꾸미는 것은 좋아합니다. 명찰을 달아주고 물 주는 일은 신나게 하네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 씨앗들이 찬바람 부는 새벽을 이길 수 있도록 덮어줄 비닐을 미처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주후반부터 영하로 다시 떨어진다니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물 주는 것을 끊어볼 심산입니다. 그냥 흙에 묻어둔 채로 놔두었다 영하권에서 벗어나는 다음주 다시 물을 주어 싹을 틔울 생각입니다. 아니면 급하게 비닐이나 보온덮개로 몇일을 날 수 있도록 해 주어야겠지요.

 

씨앗이 전해주는 봄이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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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코믹액션 하면 떠오르는 것은 성룡이다.(옛날사람인가? ^^;) 액션의 움직임 그 자체가 웃음의 요소가 된다. 그렇다고 슬랩스틱이라고 할 수는 없다. 고난위도의 액션이 함께 하기 떄문이다.

성룡과 결이 다른 코믹액션으로는 주성치가 있다. 주성치의 영화를 코믹액션으로 분류하는 것은 마땅치않다. 코미디 + 액션에 가깝고 좀 더 나눠보자면 코미디에 방점을 찍는 액션이다. 액션의 움직임에서 웃음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액션의 표현이 과장되어서 웃기다. 슬랩스틱에 가까울 수 있다. 하지만 떄론 정통액션을 보여주기도 한다. 주성치 웃음의 포인트는 액션에 있기 보다는 오히려 이야기의 상황에서 나오는 경우가 훨씬 많다.

 

2. 권상우가 표현해내는 코미디는 성룡보다는 주성치에 가깝다. 즉 코믹액션이라기 보다는 코미디+액션 쪽이다. [히트맨]또한 그렇다.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만들어 웃음의 포인트로 삼는다. 액션은 화려하게. 다만 황우슬혜의 깜짝 액션은 티나는 와이어액션으로 코믹을 품고 있다(요즘 영화와 드라마에서는 이런 티나는 와이어 액션을 코믹한 소재로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영화 [시동]이나 드라마 [유령을 잡아라]등)

하지만 주성치의 코미디는 이야기의 흐름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지만, 권상우의 코미디는 이애기의 흐름과는 관계없는 상황에서 발생한다. 즉 웃음이 터지는 장면을 빼버려도 이야기 전개상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권상우식 액션은 그래서 성룡과 주성치 사이 애매하게 자리잡고 있다. 뭐, 그것이 그만의 특징이라고 포장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3. [히트맨]은 전직 국정원 암살요원 준이 죽음으로 위장해 평소 자신이 꿈꾸었던 만화가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악플만 잔뜩 달리는 천덕꾸러기 신세다. 그러던차 술김에 딸이 조언한대로 자신의 국정원 경험을 웹툰에 실어버리면서 사건이 커지게 된다. 이 웹툰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비밀정보가 만천하에 공개됐기 때문이다.

 

4.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 말한 소감은 [히트맨]에서도 적용된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준의 개인사가 가장 창의적인 것으로 빛을 발한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국가의 비밀프로젝트를 누가 경험, 아니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비단 이런 특별한 경우만은 아닐 것이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라 함은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자신만의 것이기에 창의적일 수밖에 없다. 다만 그 창의적인 것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가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 문제인 셈이다.

 

5. 다른 누군가의 관심을 끄느냐 끌지 않는냐는 실상 중요하지 않다. 다만 가장 개인적인 것이 정말 가장 창의적인 지를 돌아볼 필요는 있을성싶다. 지금 나의 삶이 사회나 시대가 요구하는 판에 박힌 듯한 삶을 살아가는 기계같은 삶, 또는 기계의 부속품 같은 삶은 아닌지 말이다. 영화 [히트맨]이 이런 말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가장 개인적인 것을 향한 개인적 소망을 위해 자신의 과거를 던졌던 준에게서 이런 향기를 맡을 수는 있겠다. 

 

6. 그냥 피식 웃으며 현실을 잠깐 잊어버리고 싶다면, 가벼운 코미디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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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를 심고 첫겨울을 나던 2018~2019년. 10여 그루가 동사한듯 보였다. 말라죽은듯 보이는 블루베리 한 그루를 뽑아보니 뿌리가 내리지(활착)못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어떤 나무는 뿌리를 뽑아내는게 쉽지않았다. 아마 뿌리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가끔 찾아온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지는 못한듯하다.

 

아마 밭의 효율성을 따진다면 즉시 이 나무들을 다 뽑아내고 새로 심는 것(보식)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기다려보기로 했다.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것들은 봄이 되어 새 가지를 뻗어내기를 소망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죽은 줄 알았던 블루베리의 절반 정도가 새롭게 가지를 내놓았다. 생명의 힘을 느낀다. 생명을 지닌 것을 대하는 자세를 배운다. 끝까지 믿고 기다려보는 것. 

 

반면 끝내 새가지를 내지 못하고 죽은 것들도 있다. 안타깝지만 이들은 뽑아내고 새 나무를 심어야한다. 유능한 농부라면 살아날 것과 살아날 수 없는 것을 구별하는 눈을 가져야할 듯 싶다. 나무의 진가를 알아볼 수 있는 눈 말이다. 그것은 세심한 관찰과 애정,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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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27일 최고 온도 13도 맑음

 

겨울 날씨가 온화한 덕에 블루베리 가지에 꽃눈과 잎눈이 나기 시작했다. 뿌리가 잘 뻗어가기 위해선 가지가 넓게 많이 퍼질수록 좋지만, 그만큼 영양분도 많이 소모해야 한다. 뿌리가 적당하게 자랐다 싶을 때 가지를 쳐주어 뿌리는 성장하되 영양분의 소비는 줄이는 시기를 잘 선택해야 할듯 싶다.

 

 

겨울을 난 불루베리를 보면 진붉은색의 가지들이 눈에 들어온다. 지난해 새롭게 자란 가지들이다. 2~3년 된 가지는 목질화가 진행되면서 연한 회색빛을 보인다. 비료 등을 주지않은 것에 비하면 새가지들이 제법 많이 뻗어자라고 있다. 하지만 이들 모든 가지를 키울 필요는 없다. 아래로 뻗쳐난 가지나 너무 밀집되게 자라는 가지는 잘라주어야 한다. 나중에 잎이 나고 무성해질 때 공기의 순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각종 병충해에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꽃눈도 제법 달렸다. 꽃눈은 나중에 블루베리 열매가 될건데, 수확을 많이 하겠다고 달린것 모두 그대로 놔두는 것은 곤란하다. 그만큼 열매를 매달고 양분을 주느라 나무가 빨리 노화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꽃눈도 적당하게 솎아주는 것이 좋다. 

 

외부에서 자원을 투입하지 않는 무투입을 원칙으로 키우고 있지만, 이것이 방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최대한 자연의 에너지를 활용해 키우기 위해선 흙과 나무의 생리를 알고 그에 맞추어 환경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에너지를 적게 쓰고 자연적인 방법으로 키우기 위해선 공부가 필수인 셈이다.

 

 

그런 측면에서 나무의 수형도 중요하다. 지금까지 수형을 잡아주어야 하나 그냥 놔둘까 고민했는데, 수형을 잡아줄 필요성을 느낀다. 거의 바닥에 닿을만큼 누워버린 블루베리 가지에선 새 가지가 뻗었지만 꽃눈이나 잎눈을 내지 못하고, 마르거나 타들어가는 모습을 보인다. 누운 가지는 세워주고, 밀집된 가지들은 벌려주는 작업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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