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따뜻해지니 이곳저곳에서 벌레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집벽에는 날파리 같은 것들이 군데군데 붙어있다. 한두마리면 괜찮은데 여러 마리가 붙어있으니 소~름이! 정확한 이름을 몰라 이 벌레가 주위 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르겠다.
기본적으론 벌레 이름 하나하나에 얽매이는 편은 아니다. 생태계가 균형잡혀 있으면, 그 어떤 종류의 해충이다 하더라도 균형을 잡아갈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박멸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해충을 대하다보면 무리하게 화학약품을 쓰게 되고, 이것이 연쇄적으로 어떤 작용을 가져올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건강한 흙과 건강한 생태환경을 목표로 한다. 좋다고 여기는 것들의 우세나 점령을 꾀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것만 가득차 있는 것이 결코 좋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이 필요로 하는 양분이나 환경의 치우침이 결국엔 해를 끼칠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그럼에도 간혹 개별 벌레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다.
블루베리 가지치기를 하다가 발견한 고치. 새알처럼 생겼는데 크기는 새끼손톱보다 조금 작은 정도다. 고치를 벗겨보니 노란 애벌레가 있다. 검색해보니 노랑쐐기나방애벌레였다. 허걱! 손으로 만졌다면 큰일 날뻔 했다. 애벌레에서부터 성충까지 털(가시에 가까운)이 있는데 독을 품고 있다. 이 털에 찔리면 피부가 붓고 엄청난 통증이 몇일씩이나 간다고 한다.
각각의 벌레를 다 알려고 집착하지는 않는다지만, 알 수 있는 것들은 차근차근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될 성 싶다. 균형을 잡는데는 시간이 필요하고, 균형을 잡아가는 사이 균형을 심각하게 해칠 수 있는 것들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치가 아닌 생태적 관리!란 이런 순간을 포착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노랑쐐기나방의 독이 바짝 정신을 차리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