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베리를 심고 첫겨울을 나던 2018~2019년. 10여 그루가 동사한듯 보였다. 말라죽은듯 보이는 블루베리 한 그루를 뽑아보니 뿌리가 내리지(활착)못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어떤 나무는 뿌리를 뽑아내는게 쉽지않았다. 아마 뿌리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가끔 찾아온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지는 못한듯하다.
아마 밭의 효율성을 따진다면 즉시 이 나무들을 다 뽑아내고 새로 심는 것(보식)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기다려보기로 했다.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것들은 봄이 되어 새 가지를 뻗어내기를 소망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죽은 줄 알았던 블루베리의 절반 정도가 새롭게 가지를 내놓았다. 생명의 힘을 느낀다. 생명을 지닌 것을 대하는 자세를 배운다. 끝까지 믿고 기다려보는 것.
반면 끝내 새가지를 내지 못하고 죽은 것들도 있다. 안타깝지만 이들은 뽑아내고 새 나무를 심어야한다. 유능한 농부라면 살아날 것과 살아날 수 없는 것을 구별하는 눈을 가져야할 듯 싶다. 나무의 진가를 알아볼 수 있는 눈 말이다. 그것은 세심한 관찰과 애정,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