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국 판타지 액션 영화. 108분. 용의 둥지에 갇힌 공주가 스스로의 지략과 힘으로 빠져 나가는 이야기. 단순 명료하다. 5점/10점(별2개반)


2. 가난한 백성을 위해 부유한 나라의 왕자와 결혼하기로 마음 먹은 공주 엘오디. 하지만 이 결혼은 용에게 제물로 바치기 위한 함정이었다. 동굴에 빠진 엘오디는 용으로부터 벗어나 자신의 생명을 지켜낼 수 있을까. 영화 제목 댐즐은 Damsel in distress 의 댐즐로 보인다. 곤경에  빠진 아가씨라는 뜻으로, 문학 작품의 주 모티프이기도 하다.


3. 엘오디는 동굴에 갇혀 용에게 잡아 먹힐 위기에 처했다. 그녀는 그녀를 구해 줄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냥 자포자기해 용에게 먹힐 생각도 아니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기필코 살아돌아가겠다는 희망을 품고 의지를 다진다. 이 동굴엔 자신 말고도 그 이전에 제물로 바쳐졌던 여인들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일종의 동굴 지도도 남겨져 있다. 엘오디는 이 곤궁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4. 영화의 재미는 엘오디와 용의 싸움일 것이다. 그런데 이 둘의 싸움이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극박함이나 반전 또는 지혜 싸움이 크게 도드라지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 용이 나오는 판타지인 만큼 다양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도 있을 터인데, 동굴 속에선 치유하는 벌레 정도만 나오는 단순함도 재미를 떨어뜨린다. '내 인생의 주인은 바로 나'라는 여 주인공 엘오디 만의 의지만이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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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 액션영화. 106분. 하이스트(케이퍼) 무비. 인물간 갈등이나 사연은 없다. 그저 비행기 안 금괴만을 털면 그만. 그래도 눈 요기는 제법이다. 6점/10점(별 3개)


2. 전문털이범 일당이 테러리스트에게 전달되는 금괴를 터는 이야기. 그런데 금괴는 비행기로 이동 중이다. 비행기를 하이재킹해서 금괴를 뺏는 것이 아니라 12,000미터 상공에서 이동 중인 비행기 안 금괴 만을 턴다는 것이 이 영화의 특색. 이 금괴털이를 위해 준비하는 과정과 실제 금괴를 터는 장면에서 나오는 특수효과들이 생동감 있게 보여진다는 것이 재미. 


3. 전문털이범 일당이 모였으니 갈등도 있을 법한데, 단합이 최고! 각기 다른 장기를 가지고 있지만, 마음을 끄는 캐릭터가 없다는 것이 아쉬움. 킬링타임용으로 그럭저럭 즐길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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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 SF영화, 102분. 스콧 웨스터펠드의 원작 소설 어글리 3부작이 있다. 소설은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 성형, 획일적 아름다움 등을 주로 다루지만, 영화는 소설이 말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이 잘 보여지지 않고, 액션도 폭발적이지 못해 두루두루 어정쩡하다. 5점/10점 만점(별 2개 반)


2. 과거의 일류는 각자 다른 개성과 생각, 욕망으로 인해 다툼이 일어나 멸망의 길을 걸었다. 이들을 러스티라 부른다. 현재는 이런 차이들을 없애는 방식으로 16세가 되면 모두 성형수술을 받아 최고의 외모를 지닌다. 이들을 프리티라 부르고, 아작 성형수술을 받지 않은 아이들을 어글리라 칭한다. 모두 도시에 모여 산다. 하지만 이런 생활방식을 거부하고 자연과 접해 자급자족하는 무리들이 있다. 이들이 사는 곳을 모스크라 부른다. 영화를 이끌어 가는 참신한 설정이지만 다소 개연성이 부족해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3. 도시인의 획일화된 아름다움이 과연 유토피아일까. 16세에 받는 성형수술은 단지 외모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뇌에도 수술을 가해 주체적 사고를 하지 못하게 만든다. 아름답지만 자아를 잃어버린 사람들. 

그 반대편에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고, 자연과 벗 삼아 자급자족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에게 외모보다는 내면의 모습이 중요하다. 이들 사이에는 자연을 죽여가며 동력을 만들어가는 꽃들이 존재한다. 이 꽃은 자연을 없애며 자신의 지역을 확장해가고, 이들이 만든 동력으로 도시는 생활이 가능하다. 


4. 그래서 아름다움과 추함, 또는 외면과 내면의 대립으로 보기보다는 차라리 도시와 시골, 기생과 자립의 문제로 영화를 바라보는 것이 더 재미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영화처럼 세상을 싹둑 잘라서 내면의 아름다움과 시골의 자립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래서 영화는 힘을 잃고 어정쩡하게 진행된다. 액션의 재미라도 크다면 다행일텐데, 미래의 모습과 무기들이 그다지 눈길을 크게 사로잡지 못하다는 것도 감점. 아쉬움이 많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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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크리처>시즌 2는 일제시대에서 2024년 현재에까지 이어지는 태상과 채옥의 이루어질 듯 이루어지지 못하고,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사랑과 인연을 그리고 있다. 둘의 인연이 이토록 길게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일본의 잔인한 생체실험 때문이다. 괴물같은 존재이지만 무시무시한 회복력으로 무한한 수명을 지닐 수 있는 새로운 생명체로의 탄생을 꿈꾸었던 일본군의 만행. 태상과 채옥은 이 실험의 피해자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해 한 번 끝이 났던 그들의 인연이 다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 


일본의 패전으로 대한민국에서 쫓겨난 이들이 현재에도 제약 회사를 내걸고 서울 한복판에서 비밀리에 생체실험을 지속하고 있었다. 시리즈 중 아주 가끔 이런 일본의 모습을 비판하는 대사가 나오곤 하는데, 이 말에 날이 서 있는 이유는 실제 현실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일본의 편에 서 있는 것을 당연시하는 세력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의 색깔은 태상과 채옥에 집중된 것으로 보여져 다소 힘이 빠져 보인다. 시리즈 내내 이 둘이 서로를 그리워하고 만나고 싶어하는데, 이게 종반부로 가면서 점점 지겨워지는 것이 아쉽다.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을 바라보는 감정이 메말라서였을까. 게다가 시리즈의 활력을 불어 넣어 줄 액션마저도 새로움이 없어 비슷한 액션을 계속 보는 것도 지겨워진다. 그나마 승조라는 캐릭터가 회색빛을 띠며 극의 긴장감을 불러온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 아무튼 만약 시즌 3가 나온다면 과연 이야기의 재미를 다시 불러올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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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미스터리 - 왜 자본주의는 서구에서만 성공하는가
에르난도 데 소토 지음, 윤영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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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부격차 이해하기 2탄으로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에 이어 그와 정 반대의 견해로 빈부격차를 바라보는 책 <자본의 미스터리>를 읽었다. 이 책의 저자인 에르난도 데 소토는 페루의 경제학자로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의 경제 자문역을 맡아 경제 개혁에 참여한 사상가이기도 하다. 


그는 페루를 비롯해 제3세계 국가들이 왜 선진국처럼 부유하지 못한 지를 탐구했다. 그리고 그 이유를 밝힌 책이 바로 <자본의 미스터리>이다. 그가 밝힌 가난한 국가가 부유한 국가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장 지글러와는 정 반대다. 장 지글러는 소유권의 발생으로 인한 자본주의의 폐해가 빈부격차를 불러왔다고 하는 반면 에르난도 데 소토는 소유권 즉 재산권이 명확하게 확립되지 않은 나라들이 가난하다고 설명한다. 부유한 나라는 명확한 재산권을 바탕으로 신용이 발생함으로써 자본이 늘어나는 반면 가난한 나라는 재산권이 명확하지 않아 죽은 자본이 된다는 것이다. 즉 재산권과 신용을 바탕으로 자본이 증식 되는 살아있는 자본을 가져야 부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한 마디로 돈이 돈을 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난한 나라들은 돈이 돈을 벌 수 있는 살아있는 자본이 아니라 죽은 자본 탓에 부유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장 지글러가 그토록 반대하는 금융자본을 옹호하는 입장이라 할 수 있겠다.  

이를 토대로 에르난도 데 소토는 디지털 소유권의 확립에 중요한 블록체인 기술의 중요성을 미리 내다봤다고 알려졌다. 이 책이 20여 년전에 나온 것임에도 최근 다시 주목받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부분의 나라가 지니고 있는 자산의 많은 부분이 부동산에 있다는 점에 착안한다면, 가난한 나라들 또한 부동산을 지니고 있음에도 부유하지 못한 이유가 에르난도 데 소토의 설명으로 이해가 가능해진다. 나라 간 빈부격차는 어찌보면 땅값의 차이로도 대체되어질 수 있지 않을까 확대해석도 해 볼 수 있다. 


아무튼 이 책을 읽고나서 가난한 국가들이 가난으로부터 탈출하기를 바라지만, 그 방법이 각 개인의 소유권, 재산권의 정립에서 시작한다는 해법에는 조금 갸우뚱해진다. 과연 죽어 있던 자산이 살아나면 가난한 국가는 부유해지고, 그 안의 국민들 모두 그 부를 향유할 수 있을까. 


에르난도 데 소토는 지금의 부유한 나라를 목표로 자신의 주장을 펼쳤고, 장 지글로는 현재 부유하다고 여겨지는 나라의 불공평함을 해결하기 위해 의견을 낸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왜 이 둘의 주장이 정반대의 입장에 서 있는 지를 이해할 수 있을 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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