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미스터리 - 왜 자본주의는 서구에서만 성공하는가
에르난도 데 소토 지음, 윤영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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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부격차 이해하기 2탄으로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에 이어 그와 정 반대의 견해로 빈부격차를 바라보는 책 <자본의 미스터리>를 읽었다. 이 책의 저자인 에르난도 데 소토는 페루의 경제학자로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의 경제 자문역을 맡아 경제 개혁에 참여한 사상가이기도 하다. 


그는 페루를 비롯해 제3세계 국가들이 왜 선진국처럼 부유하지 못한 지를 탐구했다. 그리고 그 이유를 밝힌 책이 바로 <자본의 미스터리>이다. 그가 밝힌 가난한 국가가 부유한 국가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장 지글러와는 정 반대다. 장 지글러는 소유권의 발생으로 인한 자본주의의 폐해가 빈부격차를 불러왔다고 하는 반면 에르난도 데 소토는 소유권 즉 재산권이 명확하게 확립되지 않은 나라들이 가난하다고 설명한다. 부유한 나라는 명확한 재산권을 바탕으로 신용이 발생함으로써 자본이 늘어나는 반면 가난한 나라는 재산권이 명확하지 않아 죽은 자본이 된다는 것이다. 즉 재산권과 신용을 바탕으로 자본이 증식 되는 살아있는 자본을 가져야 부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한 마디로 돈이 돈을 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난한 나라들은 돈이 돈을 벌 수 있는 살아있는 자본이 아니라 죽은 자본 탓에 부유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장 지글러가 그토록 반대하는 금융자본을 옹호하는 입장이라 할 수 있겠다.  

이를 토대로 에르난도 데 소토는 디지털 소유권의 확립에 중요한 블록체인 기술의 중요성을 미리 내다봤다고 알려졌다. 이 책이 20여 년전에 나온 것임에도 최근 다시 주목받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부분의 나라가 지니고 있는 자산의 많은 부분이 부동산에 있다는 점에 착안한다면, 가난한 나라들 또한 부동산을 지니고 있음에도 부유하지 못한 이유가 에르난도 데 소토의 설명으로 이해가 가능해진다. 나라 간 빈부격차는 어찌보면 땅값의 차이로도 대체되어질 수 있지 않을까 확대해석도 해 볼 수 있다. 


아무튼 이 책을 읽고나서 가난한 국가들이 가난으로부터 탈출하기를 바라지만, 그 방법이 각 개인의 소유권, 재산권의 정립에서 시작한다는 해법에는 조금 갸우뚱해진다. 과연 죽어 있던 자산이 살아나면 가난한 국가는 부유해지고, 그 안의 국민들 모두 그 부를 향유할 수 있을까. 


에르난도 데 소토는 지금의 부유한 나라를 목표로 자신의 주장을 펼쳤고, 장 지글로는 현재 부유하다고 여겨지는 나라의 불공평함을 해결하기 위해 의견을 낸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왜 이 둘의 주장이 정반대의 입장에 서 있는 지를 이해할 수 있을 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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