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크리처>시즌 2는 일제시대에서 2024년 현재에까지 이어지는 태상과 채옥의 이루어질 듯 이루어지지 못하고,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사랑과 인연을 그리고 있다. 둘의 인연이 이토록 길게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일본의 잔인한 생체실험 때문이다. 괴물같은 존재이지만 무시무시한 회복력으로 무한한 수명을 지닐 수 있는 새로운 생명체로의 탄생을 꿈꾸었던 일본군의 만행. 태상과 채옥은 이 실험의 피해자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해 한 번 끝이 났던 그들의 인연이 다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 


일본의 패전으로 대한민국에서 쫓겨난 이들이 현재에도 제약 회사를 내걸고 서울 한복판에서 비밀리에 생체실험을 지속하고 있었다. 시리즈 중 아주 가끔 이런 일본의 모습을 비판하는 대사가 나오곤 하는데, 이 말에 날이 서 있는 이유는 실제 현실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일본의 편에 서 있는 것을 당연시하는 세력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의 색깔은 태상과 채옥에 집중된 것으로 보여져 다소 힘이 빠져 보인다. 시리즈 내내 이 둘이 서로를 그리워하고 만나고 싶어하는데, 이게 종반부로 가면서 점점 지겨워지는 것이 아쉽다.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을 바라보는 감정이 메말라서였을까. 게다가 시리즈의 활력을 불어 넣어 줄 액션마저도 새로움이 없어 비슷한 액션을 계속 보는 것도 지겨워진다. 그나마 승조라는 캐릭터가 회색빛을 띠며 극의 긴장감을 불러온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 아무튼 만약 시즌 3가 나온다면 과연 이야기의 재미를 다시 불러올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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