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TV <남자 이야기>에서 김강우가 열연하고 있는 채도우의 실체가 드러났다. 바로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사이코패스다.  

사이코패스가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됐을 때 개인적으론 우려하는 마음이 깊었다. 연쇄살인을 저지른 범인을 사이코패스로 규정하는 순간 살인범을 처벌할 마땅한 이유가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타고난 천성이 그렇다면 그 천성을 올바르게 인도하지 못한 사회가 잘못이지 개인에게 잘못을 물을 순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은 사이코패스 자체를 악으로 치부하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애시당초 사이코패스는 악마일 수밖에 없는 것인가. 

작가 송지나는 <남자 이야기>를 통해 사이코패스에 대한 새로운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데 있어 감정이 없다는 것은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계나 재계에서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정진할 수 있다면 그만큼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타인에게 들키지 않고 사이코패스로서 성공한 정.재계 인물이 많을 것이라는 작가의 생각은 일견 타당해 보이면서 소름끼치기도 하다. 한편으론 반대로 지금의 세상이 양심이나 감정을 묻고 맹목적으로 돈만을 좇아 살아가도록 만듬으로써 수많은 사이코패스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뉴스 속에 나타나는 수많은 게이트와 비리들이 그 증거이진 않을까.  

사이코패스로 정체가 드러난 채도우의 앞날이 어떻게 몰락(드라마 성격상 악인은 결국 몰락하지 않을까)의 길로 접어들게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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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스페셜 <짜장면의 진실>은 짜장면이라는 음식 하나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1905년 인천의 차이나타운의 한 음식점에서 시작됐다고 하는 짜장면이 실제론 그 이전부터 모든 음식점에서 판매하고 있었다는 것. 단지 차이점이라고 하면 그 음식점만이 간짜장이었다는 것. 또한 춘장이라는 말이 파 총자와 장이 합쳐진 총장이 변해서 이루어진 말로 실제론 파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실제와 어원이 전혀 다른 말이 됐다는 것. 그리고 자장면으로 표준어가 정해진 사연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60~70년대의 사전이 오류였다는 것. 즉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짜장면(炸醬麵)의 요리 방식과는 차이가 큰 대만식 자장면(酢醬麵)을 채택하면서 자장면이 표준어가 되어버린 것 등을 추적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는 역사나 법칙 등이 확실한 근거를 토대로 이루어지기 보다는 떠도는 풍문이나 잘못 알려진 상식을 바탕으로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따라서 현재의 자장면이라는 표준어는 짜장면으로 바꾸어야만 한다는 논거를 획득한다고 이 다큐는 주장하고 있다.  

또한 자장과 짜장은 단순히 단어 하나의 차이가 아니라 문화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짜장이 원래의 자리로 복원되어야 한다고 넌지시 말하고 있다. 즉 짜장이라고 말했을 때의 행복했던 추억과 맛의 느낌이 자장이라는 말로 인해 모두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다큐에서 무엇보다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춘장의 비밀에 있다. 춘장이 까매진 사연을 듣다보면 그야말로 한숨이 새어 나온다. 원래 춘장은 된장과 비슷한 대두를 발효시켜 만든 장이었다. 그래서 색깔도 장과 비슷한 갈색이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춘장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이 회사제품에 도전장을 내민 회사가 까만 춘장을 만들어 팔면서 숙성이 잘 되면 까매진다는 거짓 광고를 하게 된다. 사람들은 까만 춘장을 찾게 되고 할 수 없이 원조회사도 춘장에 카라멜을 입혀 까맣게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이후로 춘장은 자신의 색깔로 돌아올 수 없게 됐다. 이 회사의 명예회장은 "사람들이 진짜 춘장을 알게되면 훨씬 더 짜장의 맛이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는 회한섞인 말을 내뱉는다. 물론 후회는 않는다는 말과 함께 자신의 과거를 부정하지 않고서.  

춘장이 까만 사연은 시장경제가 자랑스럽게 내걸고 있는 경쟁의 어두운 측면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무한경쟁이 주는 이로움만을 앞세워 사람들을 경쟁의 전쟁터로 내몰고 있는 현실에서 무턱댄 경쟁이 발전을 가져오기 보다는 퇴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한다는 것은 중요하다. 잘못된 경쟁의식은 우리의 마음까지도 까맣게 만들어버릴 수 있음을 짜장의 춘장을 통해 마음 속 깊이 새겨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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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2009-12-13 0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캐러멜 입힌 춘장이 진짜를 대체하고, 악화가 양화를 쫓아내고, '자장면'이 '짜장면'을 대체하고 ...

농심 팜유 라면이 삼양 소고기유 라면을 대신하고, 소리를 제대로 적을 수 있는 한글로 현지어와 다른 발음의 표기를 하라고 강요하는 중국어 외래어 표기법이 권위를 강점하고 ...



 

닷새째. 마지막날, 주차다. 

마치 예전 T자, S자, L자 면허시험 보던 것처럼 나름 공식이 있었다. 하지만 실전은 꼭 공식처럼 되진 않는다. 필요한 공간이 달라지고 거리는 어림짐작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요한 건 반복연습을 통한 감이다. 물론 공식은 이때 큰 도움을 준다.  

단 한번에 주차를 하겠다는 욕심을 버리는 것도 필요하다. 다른 차가 기다리고 있다고 해서 서두르다간 오히려 더 큰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여유로운 마음자세는 운전할 때 꼭 필요한 자세다. 또한 주차는 주차선에 꼭 맞춰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주차는 차를 세우는데 그 목표가 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에서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  

주차 연습을 하기 전엔 전면주차가 훨씬 쉬워보였다. 그냥 앞으로 주차하면 되는 것 아니야? 라고 단순히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전면주차가 오히려 더 어려웠다. 한번 잘못 들어갔다가는 베테랑을 데려와도 결코 성공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특히 초보자에게 전면주차가 어려운 것은 한번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 때문이다. 그 착각은 무리한 시도를 불러오고 결국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선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것. 한단계 한단계 차분히 접근해야 한다는 것. 주차는 말없이 이런 가르침을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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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날. U턴이다.

공덕동 오거리에서 신촌으로 가는 길에서 U턴 연습. 오거리 쪽은 차선이 넓은데다 신호등도 복잡하지 않아 크게 어렵지 않다. 심리적으로 상당히 여유로워 큰 어려움 없이 해냈다. 하지만 서강대 쪽으로 향하다 신호등을 받고 U턴 하는 곳은 우회전 차량은 물론 오른쪽에서 느닷없이 신호를 무시하고 튀어나오는 오토바이 등으로 인해 진땀을 뺐다. 특히 신호를 무시하고 좌회전해 나타나는 오토바이는 사이드미러에도 잘 보이지 않아 자칫 사고가 날 뻔할 정도로 아찔했다. 그냥 앞으로 달리는 것보다 수십배 더 신경을 써야만 했다. 

그래, 맞다. 돌아가는 길은 단순히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길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리저리 살펴보아야 할 것이 산더미다. 어디서 다가올지 모르는 위험들을 대비해야지만 같은 자리를 맴돌지 않을 수 있다. 때론 돌아서야만 하는 길, 절대 한눈 팔아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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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째날 

어느 정도 운전에 익숙해졌다. 그렇다고 자신감이 붙은 것은 아니다. 조심조심 운전하고 있자니 옆에서 한마디 날라온다. 

"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마세요" 

차선을 꼬박꼬박 지키려 하고, 앞뒤 거리 유지하려 하는 모습이 영 마땅치 않은 모양이다. 실제로도 차선 자체보다는 옆차들과의 거리가 더 중요할 것이다. 

"긁혀도 좋다고 생각하고 운전하세요. 그래야 운전을 배웁니다." 

맞다. 실패를 두려워하며 안전만을 생각하다가는 새로운 것을 배울 기회를 놓치기 쉽상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지 않던가. 또한 1000번의 실패 끝에 한번의 성공이 아니라, 1000번의 도전 또는 1000번의 행위 이후 또다른 도전 또다른 행위가 성공일 뿐이다. 

모험은 실패를 거름삼아 커가고 행복은 그 거름을 바탕으로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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