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화끈한 케이퍼 무비(범죄영화). 주인공을 응원해야 할지, 비난해야 할지 난감하게 만드는 연출력에 박수! 볼거리★★ 생각거리★ 마음거리★☆


2. 최근 개발과 관련된 투기로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LH직원들. 개발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워낙 크다보니 발생한 일이다. 이런 이익은 일정부분 환수를 통해 개발로 피해를 보게 된 사람들을 돌보는데 쓰이는게 맞지 않을까. 이런 환수 조치가 없으니 커다란 이익을 좇아 불법이나 탈법이 난무할 수밖에.

영화 [퍼펙트 케어]의 주인공 말라는 은퇴자들의 건강과 재산을 관리해주는 기업의 CEO다. 하지만 건전해보이는 기업의 이미지와는 달리 은퇴자들을 속여서 요양원에 감금(?)시켜놓고 그들의 재산을 강탈(?)해가는 사기꾼에 가깝다. 의사와 요양원과의 카르텔을 통해 법망을 교묘히 피해간다. 이런 그녀에게 새로운 희생자가 나타났다. 그런데 이 희생자의 아들이 전 러시아 마피아? 죽음을 무릅쓴 대결이 펼쳐진다. 과연 승자는 누가 될까?


3. 말라가 바라보는 미국은 정글이다. 뺏는냐, 빼앗기느냐. 사자냐, 양이냐. 그래서 그는 사자로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양을 눈앞에 두고는 거침이 없다.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다른 사자와의 대결에도 두려움이 없다. 

그런데 두려움이라는 감정은 생존의 필수요소다. 사람으로서 살아가기 위해선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 두려움을 모르면 위험이 닥쳤을 때 피하거나 대처하기 못하고 그대로 맞닥뜨림으로써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꼭 목숨만을 지키기 위해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문명 사회에서는 도덕적 두려움도 가져야 한다. 이런 두려움이 인간다움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퍼펙트 케어]의 원제는 [I care a lot]이다. 여기에서 케어는 돌봄이란 뜻으로 읽혀지지만 또한 조심이란 뜻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두려워하고 조심해야 할 것이 많은 것이 인생사다. 


4. 말라는 승승장구한다. 판사의 전폭적인 신임과 두려움 없는 돌진이 그를 정상에 오르게 만들었다. 말라가 성공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은근히 화가 치민다. 은퇴자들을 속이고 재산을 빼앗아 일군 부와 성공에 박수를 보낼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촌이 땅을 사서 배가 아픈 것이 아니다. 타인에게 손해를 입혀 자신의 이익을 취한 것에 분노하는 것이다. 소위 '정의'롭지 못한 것이다. 

말리는 미국이라는 정글에서 암사자로의 삶을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영화는 반전을 준비해놓았다. 그런데 이 반전이 우리의 정의감을 만족시켜 통쾌함을 주지는 않는다. 우리가 접한 세상에선 이런 반전을 목격하는 경우가 별로 없기 때문일지 모른다. 

영화 [퍼페트 케어]의 주인공 말리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지켜보는 것이 이 영화의 큰 재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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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시작으로 전세계 75관왕을 기록중인 영화. 미국 이민 가족의 절망과 희망이 뒤섞인 삶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 볼거리★★ 마음거리 생각거리 


2. 한국을 떠나 새로운 희망을 찾아 미국 아칸소를 찾은 가족. 아버지는 농장을 일구는 꿈을 꾸고, 어머니는 일자리를 찾는다. 심장이 약한 어린 아들과 누나를 돌보기 위해 외할머니가 한국에서 날아와 함께 한다. "미나리는 어디서든 잘 자라"라고 말하는 할머니의 말처럼 이 가족은 꿋꿋한 생명력으로 잘 살아갈 수 있을까.


3. 영화를 보며 든 생각은 이민자의 애환보다는 오히려 귀농자의 애환을 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가족이 미국으로 가면서 겪게되는 갈등이나 어려움이 전혀 이민자만이 겪는 것으로 보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적이나 인종으로 인한 차별이나 무시보다는 오히려 시골에서 농사짓는 삶을 선택한 이의 애환이 더 도드라져 보였기 때문이다. 


4. [미나리] 초반 주인공 제이콥(스티븐 연)은 아내에게 왜 아칸소의 이 농장을 택했는지를 설명한다. 땅에서 흙을 한움큼 쥐면서 땅 색깔을 보라고 말한다. 미국에서 가장 기름진 땅이라면서. 기름진 땅일수록 땅은 검은색을 띤다. 유기물과 부식이 많을 수록 땅은 건강하고 기름지며 검기 때문이다. 제이콥의 손에 움켜쥔 흙의 색이 까맣다는 것을 보여줬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5. 농사를 또는 집을 짓고 살 때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물이다. 개인적으로도 집 지을 땅을 보러다니면서 중시했던 것 중의 하나는 물이었다. 모든 조건을 만족시킨다 하더라도 물이 부족하면 낭패를 보게된다. 농사를 지을 때 가뭄을 이겨낼 힘이 부족하다. 생활을 할 때도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제이콥은 전문가의 도움없이 스스로 물길을 찾았지만, 물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다. 결국 비용을 아끼려 했던 마음을 접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다시 물길을 찾게된다. 혼자만의 힘으로 살아가기가 결코 쉽지않은 곳이 농촌이다. 


6. 농사를 짓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판매라고들 한다. 아무리 농사를 잘 지어도 팔 곳이 없으면 다시 흙으로 돌아가야한다. 제이콥은 자신의 농산물을 구입하기로 했던 사람이 약속을 어기면서 어려움에 처한다. 미국 땅으로 한 해 들어오는 이민자 수만 몇 만명이기에 이들을 대상으로 한국 채소를 심어 판매하려 했던 그의 계산이 어긋나버렸다. 그는 '한국 사람은 믿을 수가 없다'며 분노를 쏟아낸다. 직거래를 하는 귀농자들에겐 판매망이 없기에 초기엔 대부분 지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면 쓴맛을 맛보는 경우가 발생한다. 믿었던 사람들로부터의 외면은 그 상처가 크다.


7. 판매망까지 잘 갖추었다 하더라도 농산물을 보관하고 저장하는 것 또한 쉽지않다. 단 한 번의 기후변화나 기계 오작동 등으로 인해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가 있다. 제이콥은 창고화재로 인해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 하지만 절망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농부는 다음해가 되면 또다시 씨를 뿌려야 한다. 


8. 제이콥 부부의 갈등은 화재라는 큰 사건으로 인해 봉합된 듯 보여진다. 하지만 이 부부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 생각된다. 제이콥이 갖고 있는 농부의 꿈을 모니카(한예리)는 전혀 이해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결혼한 이들에게 귀농에서 중시해야 할 것 중의 하나는 부부가 함께 같은 길을 갈 수 있느냐다. 꼭 부부가 아니더라도 농사란 혼자 짓는 것이 쉽지 않기에 뜻을 함께 할 사람이 필요하다. 모니카는 결국 제이콥의 꿈에 동행하기보다 자신의 꿈을 찾아 떠날 것처럼 보인다. 


9. 영화 [미나리]는 이민자의 삶을 다뤘지만, 실은 귀농자의 삶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 새로운 삶의 터전에서 희망을 꿈꾸는 모든 이들이 미나리처럼 잘 자라날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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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의 비밀 - 부모만이 줄 수 있는 두 가지 선물, 자존감과 창의성
조세핀 김.김경일 지음 / EBS BOOKS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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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책의 제목이 마음엔 들지 않는다. [0.1%의 비밀]이라 함은 우리 아이들을 0.1% 안에 들도록 하겠다는 욕망을 자극하는 표현인데, 이 0.1%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란 말인가.

그럼에도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부모로서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조금이라도 해결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아이가 어렸을 때는 그야말로 '마음껏 놀아라' 하며 방임형에 가까울 정도로 놔두었지만, 이제 아이가 점차 커가면서 과연 이대로 두어도 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생겼기 때문이다. 학교 공부를 잘 하는 것만이 최고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학교 성적 등엔 얽매이지 않는다. 그럼 성적 말고 무엇을 키워주어야 할까. 바로 그 해답의 빌미를 찾고 싶었던 것이다. 


이책 [0.1%의 비밀]은 아이에게 자존감과 창의성을 키워주라고 권하고 있다. 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핵심 자산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인생의 성공이란 무엇을 두고 평가하는 것인지에 대한 관점이 비슷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아무튼 교육학자 조세핀 김은 자존감에 대해서, 인지심리학자 김경일은 창의성에 대해서 전문가적 식견을 펼쳐보이고 있다. 자존감은 부모의 행복한 모습 속에서 아이에게 전해진다는 것, 창의성은 아이가 동사형의 꿈을 가졌을 때 키워진다는 것이 핵심 주장이다. 두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승부의 관점이 아닌, 타인을 배려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성품을 길러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바로 이런 사람이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면서 타인도 행복해지도록 해주는 멋진 사람, 이 책의 표현대로라면 0.1%의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남의 뜻, 지시대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뜻, 생각대로 살아가며 꿈을 꾸고 행복을 찾는 아이가 되는 길에 이 책 [0.1%의 비밀]이 작은 디딤돌이 되어줄 수 있을까. 이 책이 제안하는 아이와의 대화법 등은 그런 역할을 조금이나마 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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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vN 월화드라마 [루카:더 비기닝]은 김래원 표 액션을 기치로 내세웠다. 인간이라 할 수 없는 능력을 지닌, 즉 초능력을 보유한 지오(김래원 분)라는 인물의 초강력 액션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정서는 외로움이다. 정호승 시인이 말했듯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지오는 유전자 조작(편집)을 통해 세상에 태어났다. 그가 인간인지 아닌지를 무엇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드라마는 외로움을 그 기준으로 내세웠다. 


2. 현재 유전자 조작에 관한 과학 기술은 어느 정도까지 도달했을까. SF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대하는 초능력자나 괴물, 돌연변이 등의 의도적 탄생이 가능한 수준일까. 드라마에서는 윤리가 이걸 막아서고 있을 뿐 과학 그 자체는 이미 도달했다고 가정하고 있다. 

그렇기에 인간이 퇴화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과학자라면 유전자 조작을 통해서라도 인간의 진화를 진행하고 싶어할 수 있다는 상상을 품게된다. [루카:더 비기닝]을 보는 재미는 이런 상상으로부터 비롯된다. 


3. 물리적으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동물들은 많다. 이런 동물들의 장점만을 지닌 유전자를 하나의 세포에 다 집어넣는다면 어떤 생물이 탄생할까. 지오는 이렇게 실험된 세포 중 유일하게 인간의 모습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진화 또는 능력을 확장시킬까. 

반면 지오는 힘을 크게 한 번 쓰고나면 기억을 통째로 잃어버린다. 에너지의 과다 소비로 기억을 담당하는 뇌세포를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과거가 없는, 즉 기억이 없는 이의 고통은 무엇일까. 


4. [루카:더 비기닝]의 재미는 어떤 초능력이 새롭게 선보일지와, 이런 초능력을 바탕으로 한 액션이 하나의 큰 줄기를 이루고, 기억없는 삶, 괴물로 비쳐지는 삶의 고통을 이겨내고 온전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 다른 줄기를 형성할 듯하다. 이 두가지 재미가 꽤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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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말끔한 CG, 신파스러운 이야기, 잠깐씩 터지는 웃음, 충격없는 반전. 

결국 중요한 건 이야기일 수밖에. 볼거리★ 마음거리★ 생각거리


2. 지금으로부터 70여년 후인 2092년 우주를 배경으로 한다. 지구와 달 사이 궤도에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5%의 선발된 이들만이 이곳에서 풍요로움을 즐긴다. 나머지 95%는 오염으로 뒤덮힌 지구에서 살던가, 우주에서 거친 노동으로 생계를 꾸려간다. 

감독이 생각하는 세계관을 CG로 깔끔하게 구현해냈다. 우주공간에서 펼쳐지는 우주선 액션신도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 볼거리가 풍부하다는 측면에서 극장에서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3. [승리호] 이야기를 끌고가는 핵심은 '도로시'(꽃님이)라는 아이의 존재다. 주위를 다 날려버릴 수소폭탄이라고 알려진 로봇아이를 승리호의 선원들이 우연히 발견한다. 빚더미에 시달리고 있는 이들은 도로시를 테러집단에 팔아서 한 몫 챙기려 한다. 하지만 도로시의 진짜 정체를 알게되면서 5%만이 살고 있는 낙원의 비밀도 파헤치게 된다. 승리호의 선원들은 도로시를 지키기 위한 싸움을 시작한다. 


4. 그런데 도로시의 정체를 밝히는 것이 스포일러가 될 터이지만, 그 정체를 안다고 해서 영화적 재미가 반감되지는 않는다. [승리호]의 이야기가 힘을 잃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반전의 묘미나 충격이 고스란히 전달되지 못하고, 너무나 자연스레 지나쳐버린다. 어찌보면 이 영화가 보여주는 세계관의 중요 동력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지켜내기 위한 동료애나 전우애를 위한 도구적 쓰임새에 머문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크다.     


5. 유해진의 목소리가 입혀진 로봇 '업동이'는 영화를 명랑하고 경쾌하게 만든다. 아이들 관객의 몰입을 이끌고 재미를 선사한다. 목소리만으로도 유해진 만의 캐릭터가 물씬 느껴진다. 적시적소에 터지는 유해진표 웃음이 [승리호]를 꽤나 높이 쏘아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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