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말끔한 CG, 신파스러운 이야기, 잠깐씩 터지는 웃음, 충격없는 반전. 

결국 중요한 건 이야기일 수밖에. 볼거리★ 마음거리★ 생각거리


2. 지금으로부터 70여년 후인 2092년 우주를 배경으로 한다. 지구와 달 사이 궤도에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5%의 선발된 이들만이 이곳에서 풍요로움을 즐긴다. 나머지 95%는 오염으로 뒤덮힌 지구에서 살던가, 우주에서 거친 노동으로 생계를 꾸려간다. 

감독이 생각하는 세계관을 CG로 깔끔하게 구현해냈다. 우주공간에서 펼쳐지는 우주선 액션신도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 볼거리가 풍부하다는 측면에서 극장에서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3. [승리호] 이야기를 끌고가는 핵심은 '도로시'(꽃님이)라는 아이의 존재다. 주위를 다 날려버릴 수소폭탄이라고 알려진 로봇아이를 승리호의 선원들이 우연히 발견한다. 빚더미에 시달리고 있는 이들은 도로시를 테러집단에 팔아서 한 몫 챙기려 한다. 하지만 도로시의 진짜 정체를 알게되면서 5%만이 살고 있는 낙원의 비밀도 파헤치게 된다. 승리호의 선원들은 도로시를 지키기 위한 싸움을 시작한다. 


4. 그런데 도로시의 정체를 밝히는 것이 스포일러가 될 터이지만, 그 정체를 안다고 해서 영화적 재미가 반감되지는 않는다. [승리호]의 이야기가 힘을 잃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반전의 묘미나 충격이 고스란히 전달되지 못하고, 너무나 자연스레 지나쳐버린다. 어찌보면 이 영화가 보여주는 세계관의 중요 동력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지켜내기 위한 동료애나 전우애를 위한 도구적 쓰임새에 머문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크다.     


5. 유해진의 목소리가 입혀진 로봇 '업동이'는 영화를 명랑하고 경쾌하게 만든다. 아이들 관객의 몰입을 이끌고 재미를 선사한다. 목소리만으로도 유해진 만의 캐릭터가 물씬 느껴진다. 적시적소에 터지는 유해진표 웃음이 [승리호]를 꽤나 높이 쏘아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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