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24년 8월 14일 개봉. 122분. 액션. 드라마. <미나리>를 연출했던 정이삭 감독. 데이지 에드가 존스, 글렌 파월, 안소니 라모스 주연. 전형적 블록버스터.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깊은 생각 필요없이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 별 셋.


2. 토네이도는 사람들에게 많은 피해를 안긴다. 케이트는 이 토네이도를 소멸시킬 방법을 찾는 연구를 한다. 하지만 대학시절 이 연구로 인해 토네이도로 소중한 친구를 잃는다. 연구를 그만두고 뉴욕 기상청에서 지내던 케이트에게 당시 함께 살아 남았던 친구 하비가 찾아온다. 탄탄한 후원을 바탕으로 첨단 장비를 동원해서 다시 연구를 이어가자는 제안에 망설이다 함께 하기로 결정한다. 그런데 토네이도를 쫓는 이들은 자신들 만이 아니다. 토네이도 카우보이라 불리는 유명 인플루언서 타일러와 토네이도를 쫓는 과정에서 매번 부딪친다. 


3. 영화 <트위스터스>의 매력은 토네이도의 위력을 보여주는 압도적인 화면이다. 토네이도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건물과 사물, 사람의 모습이 실감난다. 마치 눈 앞에서 사라져버리듯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는 점이 장점. 그 과정에서 단 1미터 차이로 삶과 죽음이 결정되는 것에 딴지를 걸 필요는 없어 보인다. 


4. 케이트는 토네이도로 친구를 잃었다. 이것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데, 하비의 권유로 다시 토네이도를 쫓을 때 주춤하게 만든다. 하지만 토네이도를 쫓는 이유는 명백하다. 사람들을 구하고자 하는 선의. 이 명백한 목표가 트라우마를 극복하도록 이끌고, 도전을 성취하도록 만든다. 다시 도전할 기회가 필요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한 번 망하면 다시 일어서지 못한다는 두려움이 팽배한 사회는 영영 토네이도로부터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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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일본 영화 <100엔의 사랑>. 2014년 개봉. 2016년 한국 개봉. 타케 마사하루 감독, 안도 사쿠라 주연. 32세의 백수 이치코가 복싱을 통해 삶의 자세를 배운다는 이야기. 제39회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여우주연상, 각본상 등 수상. 한 줄 평-삶이란 승리라는 목표가 아니라 단내라는 과정이다. 별 셋 반.  


2. 최근 넷플릭스에서 중국 영화 <맵고 뜨겁게>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이 영화의 연관어로 등장하는 것이 원작 <100엔의 사랑>이다. <맵고 뜨겁게>는 다소 우울한 <100엔의 사랑>을 경쾌하게 그려낸 리메이크작이다. 


3. 32세의 백수 이치코는 엄마 집에서 빈둥거리며 산다. 일주일 전 이혼하고 아들과 친정집에 들어온 여동생과는 독설을 내뱉는 사이이다. 하루는 서로 머리채를 잡고 뒤엉켜 싸우는 바람에 엄마에게 쫓겨난다. 이치코는 자취를 결심하고, 100엔 샵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100엔샵과 자취집 사이에는 복싱체육관이 있다. 날마다 이곳을 지나치며 복싱을 하는 한 남자에게 관심을 갖는다. 이 남자와 사귀는 듯 했지만 차이고, 대신 복싱을 시작한다. 이치코는 점차 복싱에 진심이어서 프로로 뛰기 위한 테스트까지 받는다.


4. 영화의 주 배경은 100엔샵과 체육관이다. 100엔샵에서는 다양한 인간들을 만난다. 원리원칙을 고집하는 관리자와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훔쳐먹는 노숙자, 수다쟁이에 치근덕거리는 띠동갑의 돌싱 남자 등. 이치코는 이곳에서 관리자의 명령을 어기고 노숙자에게 기한이 지난 도시락을 건넨다. 이 셋 사이의 관계는 영화 종반부에 뜻밖의 사건을 만든다. 이 뜻밖의 사건은 그야말로 엄청 큰 사건임에도, 마치 가벼운 해프닝 마냥 지나간다. 이 사건은 이치코가 좋아한 복싱을 하던 남자 친구의 고백과도 깊은 상관이 있어 보인다. 그는 정규적인 일자리 대신 이런저런 일을 전전한다. 일종의 프리터(프리랜서+아르바이트)일 수도 있겠다. "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 싫어!"  


5. 복싱에 빠진 이치코는 프로 테스트를 받고 싶어한다. 이 테스트는 여자에겐 32세라는 나이 제한이 있다. 관장과 코치는 코웃음을 치지만, 이치코는 진지하다. 최선의 노력을 다해 단내나도록 뛰고 주먹을 휘둘러 테스트를 통과한다. 그리고 자신의 삶의 변화를 위한 프로 첫 경기에 도전한다.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라고 할 부분. 링 위에 올라간 이치코는 주먹 한 번 제대로 휘두르지 못하고 두들겨 맞는다. 그러나 그녀의 가장 큰 무기인 왼주먹이 상대의 얼굴을 강타한다. 만약 이 영화가 이곳에서 그녀의 승리로 반전을 그렸다면 크게 실망했을 것이다. 이치코가 영화 속 인물이지만, 이런 영화같은 결말을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삶은 결코 그렇게 쉽게 승리를 선물하지 않는다. 다행히도 영화는 이치코를 승자로 그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는 다운됐다고 쓰러져 있지 않고 기어코 일어서서 패배를 맞는다. 그리고 자신과 싸운 상대에게 다가가 "고맙다"며 어깨를 토닥인다. 함께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 어깨를 토닥이고 싶은 삶을 살고 싶어했던 이치코는 경기에선 패했을지 몰라도 자신의 꿈은 이루었다. "꼭 한 번 이기고 싶었어"라는 그녀의 고백은 이미 이루어진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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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4년 8월 9일 개봉. 애플TV. 러닝타임 101분. 더그 라이언 감독(더 월, 엣지 오브 투모로우 등 연출), 맷 데이먼, 케이시 애플렉 주연. 미국. 하이스트(도둑 범죄) 코미디 영화. 미국식 농담이 자욱하지만, 어처구니없는 상황의 연속이 웃음을 자아낸다. 세상은 뜻대로 되는 일이 많지 않지만, 그렇기에 가끔은 행운도 따라준다. 한줄 평 - 계획한 것이 틀어지면 덤 앤 더머가 된다. 별 3개 반.


2. 양육비도 융자금도 갚지 못하고 빚에 허덕이는 로리(멧 데이먼)와 전과자 코비(케이시 애플렉)는 범죄 두목으로부터 시장의 비자금을 털어 오라는 제안을 받는다. 하지만 작전은 허술하다. 게다가 비자금 주인인 시장이 시장 선거에서의 승리를 전제로 한 작전이었는데, 선거에서 지면서 비자금을 털러 간 곳은 사람들로 우글거리고 있다. 비자금은 이미 중간 중간 다른 곳으로 옮겨 져 있는 상태였고, 급기야 경찰이 출동해 총격까지 벌어진다. 코비는 이 와중에 어깨에 총상을 입는다. 작전을 실패했고, 현장에서 빨리 빠져나오려 하지만 손에 쥔 설계도도 엉망이어서 오히려 시장이 있는 곳으로 간다. 이곳에서 시장의 팔찌를 강탈하는데, 이 팔찌에는 비자금과 장부 등 비리에 얽힌 자료가 보관된 금고의 비밀번호가 새겨져 있다. 이 팔찌를 찾기 위한 경찰의 출동, 입막음 하기 위해 범죄 두목이 보낸 킬러의 추격 등등이 얽히고 설키면서 대 소동이 벌어진다. 게다가 로리의 정신상태를 봐 주던 의사가 자발적 인질이 되면서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가 없다.


3. 영화의 재미는 예상 밖 전개에 있다. 주인공들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게 된 비자금 털이가 계속해서 새로운 사건을 만들어 낸다. 여기에 두 주인공의 티키타카와 짧지만 강렬한 액션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마치 머피의 법칙처럼 흘러가던 영화는 샐리의 법칙으로 마무리 하는 듯하다. 세상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더라도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말자. 그런 세상이 가끔 우리에게 행운을 허락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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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4년 8월 9일 넷플릭스 공개. 이명훈 감독, 황정민, 염정아, 전혜진 주연. 첩보+액션+코믹이 섞인 액션 영화. 기본은 한다. 분뇨 수거차(똥차)를 타고 벌어지는 차량추격신이 참신. 큰 기대도 실망도 없이 타임킬링용으로 제격. "똥차로 스트레스도 수거해라" 별 3개.


2. "나 아시아 넘버2야" 강미선(염정아)은 아시안게임 사격 은메달리스트로 경찰 특채된 강력반 에이스 형사다. 박강무(황정민)는 미선을 내조하면서 어린이집 등교차량을 운전한다. 어느날 강무는 우연히 예전 동료를 만나면서 특수요원이던 시절 목숨을 잃었던 후배와 연관된 사건에 접하게 된다. 군납비리와 얽힌 이 사건의 범인은 박장군이라고 알려진 베일에 쌓인 인물. 박장군을 쫓는 강무와 살인사건을 쫓던 미선이 향한 곳은 같은 곳. 이들은 함께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3. 박장군에 대한 예측은 어림짐작 가능하다. 문제는 얼마나 그럴듯하게 이 반전을 설명해 내느냐의 문제. 영화 <크로스>는 억지 주장이나 상황을 만들지 않고 반전을 풀어낸다. 또 미선은 강무가 바람을 핀다고 생각하고 강무를 미행하는데 이 상황이 웃음을 빚어낸다. 적절한 웃음과 긴장감이 차곡차곡 쌓여 나름 매끄럽게 진행된다. 


4. 영화 속에서 펼쳐지는 액션이 워낙 많다 보니 참신함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 액션영화의 감독들은 액션신을 어떻게 담아낼지 고민을 많이 할 것이다. 카메라의 움직임으로, 또는 배우의 무술로, 또는 CG를 활용해서 등등 다양한 방법이 동원된다. 영화 <크로스>는 분뇨 수거차를 활용한 액션신이 눈에 띈다. 액션에 활용하는 소재를 특이하게 잡아 새로운 느낌을 준 것이다. 엄청 화려하진 않지만 눈요기로는 제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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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공항으로 가는 다리에서 짙은 안개로 차량 연쇄추돌사건이 발생하고, 이 중 하필이면 군사용 시험견을 태운 트럭도 있어, 이 개들이 탈출하면서 인간을 사냥하며 벌어지는 재난영화다. 200억 원에 가까운 제작비가 들었다는데, 글쎄.... 이렇게 만들어서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으려나 의문이 든다. 영화 속에 '정무적 판단'이라는 대사가 중요한 키워드로 나오는데, 정작 이 영화 제작은 '경제적 판단'이 아니라 '정무적 판단'이었으려나? 이선균 유작이기도 한데, 그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싶은 이들에게만 추천. 재난영화의 재미와 감동을 바라는 이들에게는 비추.


2. 씹어먹는 대사, 사족같은 신파, 단순한 서사, 고구마 100개는 먹는 듯한 답답한 캐릭터, '입장 바꿔보니 다르네' 유치한 역지사지의 교훈, 불쑥불쑥 티 나는 그래픽, 영화 '괴물' 흉내내다 만듯한 유전자 조작 사냥개 소재, 골프채로 개를 때려잡는 운동선수보다 못한 총 든 군인들, 통제불능되었던 프로그램이 노트북을 다시 켜니 통제 가능해지는 때려야 말 듣는 전자기계, 영화적 반전을 주기 위해 어설프게 설정된 두 얼굴의 안보실장.... 그러고 보니 이렇게 까는 재미로 보는 '정무적 판단'으로 이 영화가 만들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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