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느리게 걷기 느리게 걷기 시리즈
이경원 지음 / 페이퍼북(Paperbook)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통영을 동양의 나폴리라고 한다. 하지만 난 통영 여행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다. 몇 년 전에 거제여행을 가면서 통영여행도 꿈 꾸었지만 시간에 쫒기어 그냥 올라오고 말았다. 그 후로 얼마나 후회를 했던지. 살짝 맛보리라도 여행했더라면 아쉬움이 덜했으련만 늘 생각으로만 품고 있는 여행지가 통영이고 몇 년 전에는 가족이 함께 섬여행을 계획하며 '통영의 비진도'를 계획했는데 딸들이 휴가를 가지 않겠다고 다음에 가겠다고 하여 미루어졌다. 그렇게 하여 이런저런 이유로 통영과 비진도를 검색해보고 그리움의 그 곳으로 더 점찍어 두게 되었다. 비진도는 8자모양으로 된 두 개의 섬 때문에 해수욕장도 모래해수욕장과 몽돌해수욕장 두가지를 접할 수 있다고 하여 얼마나 기대를 했던지,거제에서 몽돌해수욕장의 맛에 푹 빠져 더 비진도 꿈을 꾸게 되었지만 그것이 무산되어 정말 안타까웠다.

 

그런 통영을 故 박경리 선생의 작품인 <김약국의 딸들>과 <토지> 그리고 <파시>에서 마주하고는 더 통영여행을 품었다. 얼마전에는 테마기행에서 이곳 통영이 나왔다. 동피랑도 김약국의 딸들의 작품에 나온 골목길이며 금방이라도 달려가 만나고픈 곳들이 펼쳐져 <통영,느리게 걷기>로 그 아쉬움을 조금 채웠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은 통영이 고향인 저자가 자신의 고향을 소개해주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게 자신이 어릴적 함께 했던 어릴적 추억이 서린 곳들을 찾아 다시금 옛 맛을 찾아 다녀보기도 하고 세월이 흘러 변했다지만 옛 맛이 추억속에 남아 있는 그런 장소와 맛집 그리고 통영을 소개해주어서인지 더 정감이 어린 책이기도 하다. 요즘은 검색만 하면 스마트폰으로 지역의 맛집들이 줄줄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 맛집들이 모두 맛있는 것은 아니다. 입맛이 모두 다르고 맛이 없어도 맛집으로 소개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가 하면 맛집이란 소문만으로 사람이 많아 맛을 보지도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곳에 소개된 곳들은 맛집이기도 하면서 옛맛을 간직하면서 통영의 맛을 간직하고 있는 곳들이 많아 통영 여행을 갈 때 여행가방에 챙겨 가면 유용하게 볼 수 있는 책인듯 하다.

 

많은 문인들과 유명인들을 배출한 문화의 도시 통영, 아름다운 다도해를 끼고 있고 풍부한 해산물에 예술인들이 많이 배출되어 볼거리 또한 다양한 도시인듯 하다. 우체국 앞에서는 유치환의 <행복>의 한 귀절인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행복하였네라' 라는 귀절이라도 읊조려야 하고 박경리의 소설속 등장인물들과 내용은 세세히 기억나지 않아도 골목길을 누비며 김약국의 딸들이 몰락해가는 그 슬프고 쓸쓸한 이야기를 떠올리며 대작가의 삶을 뒤돌아보면 천천히 거닐고픈 돌담길이며 통영의 푸른 앞바다를 보며 고국을 그리워한 음악가 윤이상의 삶을 잠깐 뒤돌아봄도 좋을 듯 하다. 아름다운 푸른 바다와 문화와 예술이 적절하게 어우러지고 풍부한 바다 먹거리가 있으면서 정이 메마르지 않고 넘쳐나듯 먹거리에서도 느껴지는 '다찌' 집이나 그외 통영의 '충무김밥'이나 '우짜' '빼떼기죽' 등 통영의 맛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 하고 내가 통영하면 제일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통영의 굴'이다. 겨울에 가끔 통영 굴을 주문하여 가족이 모두 모여 구워 먹던 생각을 떠올리게 되기도 하는 그곳, 언제 한번 가볼까.

 

충무공 이순신의 역사적 흔적과 함께 역사적인 여행지 뿐만이 아니라 저자의 추억을 따라가다보면 과거와 현재와 함께 공존하는 듯 하여 동피랑의 벽화마을도 천천히 거닐어 보고 싶고 문화적인 것을 배제하고 '먹거리'여행을 한번 해보는 것도 통영을 제대로 알것만 같다. 언젠가 티비에서 '오미사의 꿀빵' 이 나오는 것을 보았다. 전통을 아직까지 고수하고 있는 오미사 꿀빵, 그렇기에 더욱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은 아닌지.대단한 먹거리가 아니고 우리네 삶의 전통이 아직까지 남아 있기에 더 찾게 되고 '해뜨는 집'의 분식 또한 거창한 것이 아니라 어릴적 추억과 함께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무언가가 먹거리 속에 남아 있기에 추억의 맛을 찾아 더 느리게 걷고 싶은 곳이 아닌가 한다. 여행은 색다른 것을 원하면서도 삶과 거리감이 있는 것보다 서민적이면서 넘쳐나는 정을 느끼게 되면 또 다시 찾고 싶은 생각이 든다. 아마도 통영이 그런 곳이 아닐까.먹거리 여행으로도 문화적인 여행으로도 한번 꼭 천천히 통영을 느끼고 싶고 걷기 여행을 해보고 싶다. 여행객이라면 잘 모를 곳들을 세세하게 지난 추억과 함께 소개해줘서 더 친근감이 있고 가고픈 곳이 기도 하지만 난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박경리 선생의 혼을 조금이라도 느끼고 싶어 언제 한번 꼭 찾고 싶은 곳이다. 이 곳에 갈 때는 꼭 이 책을 챙겨 간다면 보물같이 숨어 있는 장소를 만나는 행운을 느낄 수 있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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