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살어리랏다 - 소심한 도시인들의 놀멍 살멍 제주이민 관찰기
김경희.정화영 지음, 김병수 사진 / 청어람미디어 / 201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주에 살어리랏다,제주 올레길이 해외로 향하는 발걸음을 다시금 제주로 되돌려 놓고 있는데 내겐 제주와는 인연이 아직 없다. 신혼여행 일번지처럼 제일 많이 가는 제주도 옆지기가 그 전에 몇 번 갔다고 하여 식상하여 포기를 하게 되었고 그냥 자차로 전국일주에 나서서 일주일여 더 기억에 남는 여행을 하게 되었으니 제주는 언제 내게 문을 열어 줄까? 지난해엔 수능을 끝낸 큰딸과 함께 올레길을 걷기로 했는데 다시 공부하겠다고 하여 뒤로 미루었고 올핸 두녀석이 수능 준비를 하고 있으니 어찌되었건 간에 두녀석 끝나면 훌훌 떠나야 할 듯 하다,제주로.

 

육지에서 '제주'라는 섬으로 가서 살게 되면 섬이기에 '이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곳 말로 '괸당'이란 제주토착만을 말한다는데 우리나라이면서 제주만의 독특한 언어가 아직 살아 있고 모든 것이 육지와는 조금 다른,우리나라이면서 우리나라속의 또 다른 나라같은 제주의 괸당들 속에서 이민자로 뿌리 내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방송작가 생활을 십여년 한 작가분이 아들을 데리고 가서 이민자들을 찾아 그들의 이민이야기를 들어 본 것이 1부 이야기고 방송작가이며 그곳에서 한달,아니 더 연장된 생활을 하게 된 정작가의 괸당들 속에서 뿌리 내리고 살아가는 좌충우돌 제주이민기가 2부에 펼쳐진다.

 

제주하면 돌 많고 바람 많고 여자 많은 곳이라더니 정말 구멍이 숭숭 뚫인 검은 돌들이 주는 돌담길을 따라 펼쳐진 풍경과 자연을 닮은 집들이 마음을 참 여유롭게 해 준다. 그 속에서 이민자로 살아가는 사람들, 육지에서 숨 막히는 생활에서 벗어나 그곳을 택한 사람도 있고 그곳에 갔다가 혹은 그곳에서 잠시 살다가 다시 육지생활을 하다가 제주의 바다를 잊지 못하고 다시 찾아간 사람들,그들이 제주이민자가 된 사연은 가지가지이지만 모두 왜 그리 행복한 생활과 행복한 얼굴들인지. 시간에 쫒기는 각박함이 없어서일까? 느긋하면서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밤과 낮이 따로 없이 환한 육지,도시의 생활이 아닌 해가 뜨고 지는 낮과 밤이 뚜렷한 제주의 생활에 점점 길들여지며 많이 바라기 보다는 적게 벌면서 더 많은 여유와 행복으로 하루하루를 채워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나도 연세 250 혹은 연세 350을 내고 몇 달만이라도 제주민으로 살아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져 보게 되었다.

 

모자라면 모자라는데로 아니 부지런만 떨면 부족함 없이 살 수 있다는 할망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역시나 제주에는 억척의 해녀를 비롯한 여자의 힘이 강하다는 것을 비롯하여 이민자로 산다는 것은 그냥 쉽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많은 정보와 이민을 하는 순간에 삶이 연장된다는, 결코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들여다보게 된다. 이민자로 뿌리는 내리는 계기도 다양하지만 그들이 뿌리를 내리며 살아가는 모습 또한 다양하다. 흔히 생각하는 농사,카페,게스트하우스도 있지만 자신의 꿈을 찾아서 뿌리를 내리는 이도 있다는 것을,어쩌면 제주의 바다가 꿈을 선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보기도 한다.그런가 하면 한달 정착을 목표로 가게 된 정작가의 좌충우돌 제주민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는 소박하면서도 제주민으로 살아보기에 대한 로망을 가지게 한다. 한두달 정말 그런 생활을 해본다면  어떨까? 제주의 바람과도 싸워보고 자연과 어우러지고 이웃주민들과 점점 하나로 뭉쳐지면서 한두달 휴가를 주는 것은 어떨지.

 

제주에 여행이 아닌 이민이나 짧은 기간동안 뿌리를 내리고 살아 보려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될 정보들이 곳곳에 있다. 어떻게 하면 토착민인 괸당들과 좀더 가깝게 스며들며 살아갈까 하는 깨알같은 소스부터 하여 무작정 남들이 다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닌 나만의 아이템으로 살아남기를 생각해 보고 가야한다는 것, 제주의 삶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면서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 자연과 어우러져 놀멍 살멍 제주민으로 살아갈 수 있음을... 어딘들 살지 못할까. 살고자 하면 뜻이 있고 길이 반듯이 있겠지만 육지와 다른 바다와 섬이라는 그리고 비가 많고 습기가 많다는 것을 좀더 염두에 둔다면 그런 자연에 맞써 강한 자신으로 거듭날 수 있는 의지를 가졌다면 제주민으로 한번 살아보기도 괜찮을 듯 하면서 나도 한번 살아보고 싶은 맘이 있다.타인이 이룩해 놓은 결과물만 보아서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는 제주,언제 괸당 속에 뿌리를 내리고 새싹을 키워보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