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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창의 일반화학 - 제10판
레이몬드 창 지음, 화학교재연구회 외 옮김 / 사이플러스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 현재 내가 가장 직면해 있는 목표는 바로 '과학고'이다. 초등학교 때 수학의 그 참맛을 알고서, 본격적으로 이과생이 되기 위해 했던 그 준비과정들이 생생히 떠오른다. 비록 중학교 2학년 때는 하지 못했지만, 올해에는 이루고 싶은 꿈, 화학 올림피아드에서의 입상을 위해 나와 함께 길을 갔던 책이 바로 이 책이다.
그 첫 만남은, 바로 내 과학고 선배로부터 시작된다. 교회에서 인연을 맺은 그 형은, 주변에서 흔치 않은 과고 지망생인 내게 많은 도움을 주셨다. 그리고 2학년 때 화학 올림피아드를 준비한다고 하였을 때, 어떻게 공부할지를 조언하셨고, 또한 이 책의 존재에 대해 알려주셨다.
"최근에 새로 발간된 책인데, 레이먼드 창이라는 중국의 유명한 과학자가 저술한 거야. 많은 내용을 담고 있으니, 이 책으로 한 번 공부해봐."
그리고선 사만원에 가까운 거금을 눈물을 머금고 투자해 구입한 이 책. 하지만, 그 엄청난 두께에 또한번 놀라야 했다. 전체 페이지는... 천 페이지는 가볍게 넘는다. 가히 화학 사전이라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한 가지 어려움에 처했다. '이 어려운 내용을, 도대체 누구와 함께 공부하냐고!' 수학은 잘하시지만, 과학은 문외한이신 아버지는 힘들다. 엄마는? 고등 물리와 화학을 질색하는 엄마는 처음부터 기대도 안했다. 결국은 이 책을 내게 알려준 그 형에게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유학 준비로 바쁜 형에게, 겨우 교회에서 아는 사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빠듯한 시간을 쪼개야만 했던 그 형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심지어 그 형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책 중 화학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건네주고 내게 필요한 부분을 프린트하여 갖다주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 복잡해보이는 탄소 화합물에서부터 산화 환원반응, 산 염기 적정, 분자의 결합 등 온갖 어려운 부분을 조금씩 힌트를 주어 가면서 익히게 하였다.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는 화학 올림피아드 기출 문제도 큰 도움이 되었다. 마치 한 폭의 역사를 보는 것 같은, 문제의 변천사들을 보면서 '아, 다음에는 이런 유형이 출제될 수도 있겠구나!' 하고 경각심을 가져다주었다.
이 두꺼운 책은 사실상 들여다보기가 매우 겁난다. 하지만, 고등 과학 자습서 하이탑에 나오지 않는 내용을 상당수 가지고 있기에 반드시 봐야만 했다. 핵융합, 핵분열 등의 내용은 모두 이 책으로 얻었고, 또한 그런 내용의 문제도 꼭 출제되기 때문에 이 책은 필수였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화학 올림피아드 시험까지는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이제는 내가 배웠던 내용들을 복습하고, 그것을 잘 갈무리하여 시험 때 모두 쓸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러한 올림피아드를 준비하면서, '왜 내가 이걸 하고 있지?'하고 고민하는 사람도 있을까? 그러지 않길 바란다. 평소에 모든 과목을 골고루 공부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한 과목만 집중적으로 공부하기에는 그 목표가 정확치 않고, 다른 과목의 내용들을 잊어버리기 쉽다. 하지만 올림피아드 기간에는, 분명한 목표를 가지게 된다. KMO에서는 수학만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수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물리 올림피아드, 화학 올림피아드 등에서는 그 과목만을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올림피아드에서 출제되는 문제들만 분명히 풀어낼 수 있다면 그 과목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충분히 갖춘 것이므로 내 실력의 척도를 알 수도 있다. 일반 화학, 하이탑과 함께 했던 이 기간동안 더 많은 깨달음을 얻고, 한꺼풀 벗겨진 나의 잠재된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앞으로는 어떤 과학의 지식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정말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