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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의 괴짜들 - 베토벤이 스튜 그릇을 던져 버린 이유는? ㅣ 즐거운 지식 (비룡소 청소년) 15
스티븐 이설리스 지음, 고정아 옮김, 애덤 스토어 그림 / 비룡소 / 2010년 1월
평점 :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슈만, 브람스, 스트라빈스키... 모두 이름만 들어도, 아름다운 천상의 음악들을 작곡해낸 잘생긴 작곡가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는 바흐라는 이름만 들어도 멋있는 수염을 기르고, 매우 온화한 신사같은 영상을 떠올린다. 하지만, 바흐는 음악에 대한 열정이 너무 대단해서 음악에 관한 일이라면 예절도 잊을 정도였다고 한다. 하프시코드를 연주하던 연주자가 그를 보고 감격해 연주를 멈추자, 음악이 끊기는 걸 싫어하던 그는 그를 초대한 사람의 인삿말과 악수를 무시한채 하프시코드로 달려가 마저 연주를 시작했다고 한다.
하물며 베토벤은 어떤가? 그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전에는 그가 청각장애인이였다는 것만 알고서 아, 청각 장애를 딛고 일어난 위대한 사람이겠구나, 라는 생각이 앞섰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는 일반 사람은 한 순간도 견디기 어려울 정적의 세계속에서, 마저 남아있는 그의 음악의 세계를 표현해냈다. 그의 아홉가지 교향곡은 지금도 사람들을 위해 널리 연주되고 있으며, 그가 비록 귀가 들리지 않거나 다양한 이유가 작용해 식당의 종업원에게 뜨거운 스튜 그릇을 던져버릴 정도일지라도 그는 아직 위대한 음악가이다.
슈만... 괴짜가 참 많다고 하더라도 정신병원까지 간 일은 드물 것이다. 그의 성으로 인해 사람들이 자주 귀족으로 착각했다가 그냥 평범한 네덜란드 인임을 알고서 그에게 자신의 딸을 내주려는 일은 귀족 가문에서 결코 하지 않으려 했다고 한다. 슈만은 클라라라는 한 여성을 사랑했고, 둘 다 피아노와 음악을 사랑하는 음악가였다. 하지만 곧 슈만은 그가 손가락 힘을 기르기 위해 발명한 것을 쓰다가 영원히 피아노를 못 치게 되었다고 한다.(나는 여기서 함부로 자신이 발명한 것을 사용해봐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브람스. 슈만의 이야기에서 자주 언급된 작곡가로, 그를 비유하자면 천성이 따뜻한 고슴도치같다. 온몸에 가시가 잔뜩 돋아있어 그를 향해 다가가는 것은 너무 어렵다. 하지만 조금씩 다가가면, 고슴도치는 가시에 힘을 모두 빼고 사랑으로 맞이해 준다. 브람스는 비록 음악의 절대적인 평가에서는 매우 겸손했으나, 현재 그가 살고 있는 시대에서는 그보다 뛰어난 음악가가 없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천재만 떠올리면 다재다능하고, 사교에 매우 뛰어난 사람을 동시에 대입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물론 그러한 사람이 있을지는 몰라도,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천재들은 그러하지 못하다. 그래도 그들은 괴짜였기에, 다른 사람이 평소에 하는 일을 잘 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의 창작세계에 더 멋지게 들어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역시 천재는 미쳐야 될 수 있다는 게 맞는 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