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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가장 용감했던 17일 - 대한민국 1%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전하는 도전과 열정의 키워드 ㅣ 생각이 자라는 나무 22
한국로체청소년원정대 지음, 정훈이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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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에 도전한다는 것. 그것은 정말로 도전해 보기 전에는 어렵다고 말할 수 없는 것들이다. 한 번이라도 땀을 흘리면서,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중압감과 스릴을 느끼면서 암벽 등반을 해 본적이 있다면, 가파른 절벽을 올라가면서 부족한 산소로 고통받는 몸의 아우성을 이겨내고 나아가는 그 순간을 겪은 적이 있다면 필시 로체 원정대가 겪은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그들은 아직 미성년자라 칭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삶에 대한 경험도 부족해서 이제 막 쌓아나가고 있는 시기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도전해갔다. 화가난 대장이 했던 일을 다시 반복하라고 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불가능해 보여도 그들이 시행해낸 이유가 있었다. '가능한 일이니까.'
인간의 삶에 있어서 불가능한 일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높디 높은 산맥의 모습을 그 아래에서 바라보자면, 미약한 자신이 오직 혼자 힘으로 그 꼭대기를 정복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불가능의 한계를 이기고서 하나씩 정점을 정복해나가기 시작하지 않았는가? 대한민국의 대표한 로체 원정대들도, 17일간의 고통을 이겨내어서 삶의 새로운 기쁨을 찾았다. 집에서 부모님이 해주는 편안한 밥을 마다하고, 오직 스스로의 힘으로 위기를 헤쳐나감을 통해서 이들은 새로운 경험을 해 본 것이다.
사실 내게도 별다른 경험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해봐야 수련회에 가서 간단한 훈련 몇 가지를 한 것이 고작이다. 선생님들이 어린 우리에게 어떤 어려운 시련을 주겠냐마는, 나는 오히려 그런 극한의 고통을 참아내고 성취하는 것을 원했다. 학교에서 일 년에 한 번씩 실시하는 단축 마라톤에서도, 이번에는 내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 보기 위하여 매번 중간에 포기하고 걸었던 순간, 옆에서 걷기 시작한 친구들의 유혹을 이겨내고 나는 뛰었다. 스스로가 어디까지 뛸 수 있는지를 보기위해. 물론 신체 능력이 달리는지라 순위권에 들지도 못했다. 하지만, 먼저 도착해서 헉헉거리며 뛰어오는 친구들의 모습을 볼 때, 그래도 나 자신이 스스로에게 뛰자고 말했으며, 실제로 그렇게 했다는 것이 매우 자랑스러웠다.
아마 등산 정복이나 도보 여행을 통해 얻는 소소한 기쁨도 그런 것이리라. 집에서 편안하게 생활하는 대신, 일상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일을 해나가면서 스스로에 대해 느끼는 자부심. 로체 원정대에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 땅벌을 만나고 맷돼지와 마주치는 등 각종 위험을 만나면서도 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이 로체 원정대란 프로그램이 매우 마음에 들었고, 나 또한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싶었다. 하지만, 비록 힘든 일일지라도 짜여진 프로그램을 따라서 움직인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실망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단체로 일본 여행에 갔을 때, 일정에 따라 움직여서 내가 진정으로 느끼고 싶었던 것은 느끼지 못하고 그저 여가를 보낸 식으로 여행을 간 것이 사실이었다. 내가 진정으로 스스로가 원하는 것을 얻고 싶다면, 홀로서기를 시작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로체 원정단이 써준 이야기들 하나하나가, 내게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큰 발화점이 되어 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