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을 끓이며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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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마지막 달. 그달의 첫 번째 날. 어디에서는 마지막이고 누군가에게는 처음인 십이월 일일. 양가하는 정체성 때문에 ‘일일’이라는 명징하지 못하고 부르기 거북살스러운 이름을 가졌나 보다. 부를 이들에게도 불릴 이에게도. 이젠 없는 시간과 아직 없는 시간에 항변하듯 이름을 가진다. 십이월 일일.

이 쏟아냄은 무엇이란 말인가.

이젠 없는 시간으로 흘러가지 못하게 애써 ‘지금’을 부여잡고 싶은 것일까?

아직 없는 시간의 불명확한 어둠에 양초라도 켜 위태롭게 들고 싶은 것일까?

두 시간의 흐릿한 경계를 자로 긋고 비집고 들어가 새로운 시간을 심기에는 부질없고 초라해 보인다.

라면을 끓이는 방법은

라면을 끓일 방법이었지만

라면을 끓이던 화석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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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케스 찾기 2016-12-24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인사 전하려고 다시 들렀습니다 ^0^

초딩님의 북플에서 많은 좋은 책들을 발견하고, 읽고싶어 장바구니에 담으면서도, 감사하단 인사조차없이 나가서 마음 한켠 헛헛했었거든요.
크리스마스를 핑게삼아 감사 인사 전합니다 ^0^
따뜻한 마음을 가족과 평소 잊고지낸 이웃과 함께 나누시길 바랍니다. 더불어 새해엔 진심 복을 한가득 받으시길 기원할께요
올 한해 감사했습니다 ^0^

서니데이 2016-12-24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2017-01-05 06:5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