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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시골 의사 ㅣ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20
프란츠 카프카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 모음집이다. 카프카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밀란 쿤데라의 나라 체코의 프라하에서 태어났다. 정말 체코는 예술과 문화의 나라인 것 같다. 언젠가는 꼭 St Charles Bridge의 사진을 찍으러 가볼것이다. :) 카프카는 1883년 7월3일 프라하에서 태어나 1908년 프라하의 노동자 재해 보험국 법규과에 근무하며 밤에는 창작을 했다고 한다. 1917년 폐결핵으로 휴직하고 요양을하다 1920년 복직 후 1924년 6월3일 41살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사후에 카뮈와 사르트르가 발굴해서 세계적으로 - 우리의 머리에 쥐가 백 마리 정도 내리고 단절된 공허함을 가득 느끼게 하는 - 유명해졌다고한다.
프란츠 카프카 (Franz Kafka)
이분도 역시 유대인이다. 실세계에서는 출장온 이스라엘 사람을 만난 것이 다인데 책으로는 정말 많은 유대인을 만나는 것 같다. :) 이 책은 카프카의 "변신", "유형지에서", "단식광대", "시골의사", "판결"을 담고 있다. 사실, 이 책을 손에 든 이유는 "변신"이 어떤 사람이 아침에 깨어나니 벌레로 변신했다는 것은 알겠는데, 이 세계적인 부조리 철학의 0.5세대 같은 사람이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가 궁금했고, 좀더 구체적으로는 -_-; 벌레가된 주인공의 끝이 어땠는지 - 예전에 읽어서 도무지 추측조차 할 수 없어서 - 몹시 궁금해서였다. "어렵다", "황당하고 당황스럽다", "단절" 이라는 단어가 그의 작품명 보다 먼저 떠오르는 카프카에게서 나의 이런 궁금증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카프카는 훌륭한 사진사이면서도 현상하여 인화한 사진을 제시하지 않고 사진 원판을 그대로 제시한 모양이다.
원판을 보고 사물과 인간의 모습을 알아낼 만한 눈을 가진 고객은 없는 것이다.
아마도 숙련된 사진사 자신만이 인화하기 전에 그것이 잘된 사진인지 잘못된 사진인지 판별할 수 있으리라."
p198 해설의 마지막
이 무슨 회괴망측한 소리인가. 그렇다면 책을 내지 말았어야지 -_-;.
아침에 일어나보니 벌레로 변신한 주인공은 자신이 벌레임을 자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출근 준비를 한다. -_-; 하지만 곧 포기하고 비참하리만큼 넓은 집에서 가족들과 지내다 카프카처럼 죽었다. 죽기전 일말의 메시지라도 던져줄 독백도 없었고, 가족 중 누군가가 슬픔의 고해성사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 각 씬들 하나 하나를 무미건조하게 - 독일식의 경쾌한 단문으로 - 설명하던 3인칭 작가도 그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좀 와봐요. 저것이 뻗었어요. 저기 널브려져서 그만 뻗어버리고 말았어요!"
p79 변신 중
라고 일하러 온 할멈이 그레고르의 시체를 보고 그의 부모에게 외친 이 대목 정도가 그나마 참 격정적이었다. 세스코를 불러서 벌레퇴치를하고 오랜만에 쾌적한 환경의 집을 선물 받은 가족처럼 그레고르의 가족들은 결근계까지 써대며 상쾌하고 활기찬 나들이를 나간다.
...
카프카의 소설들은 종결조차 없는 것이 허다하다고한다. 그나마 종결스러운 것이 있는 소설이 여기 이 5개의 단편이라고한다. 말인가 글인가 -_-
2막이라도 열릴 것 같은데 페이지는 흰 공백을 잔뜩 드러내고, 다음 페이지는 억울하게도 "유형지에서"였다.
사형기계를 애착인형처럼 사랑한 장교는 곧 폐기될 그 기계의 운명과 함께한다. 자신이 직접 그 사형기계에 들어가서 죽는다. 그리고 끝.
단식 기록을 세우며 흥행을 하던 단식광대는 이제는 철지난 유행처럼 아무도 단식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데도 계속 단식 기록을 세우다 굶어 죽는다. 끝.
눈보라가 치던 날 멀리 있는 환자를 진료하기 위해 떠난 시골의사는 자신에게 말을 빌려준 못땐 녀석이 자신의 하녀를 겁탈하는 것을 알고 환자를 본 후 눈보라 속을 달려 집으로 간다. 이렇게 외치며
"속았구나! 속았구나! 한번 야간 비상종이 잘못 울린 것을 따랐더니 결코 다시는 돌이킬 수가 없구나."
p 166
내가 하고싶은 말이었다. -_-;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정신이 많이 나가계시는 아버지를 모시며 나름대로 사업을 번창 시킨 아들은 노망에 가까운 아버지의 "나는 너에게 빠져 죽을 것을 선고한다" (p187) 말에 뛰쳐나간다. 난 그냥 아버지와 싸워서 기분이 상해 바람이라도 쐬러 나간 줄 알았다. 그런데 별다른 상상을 할 여유도 없이 몇줄 뒤에 게오르크는 다리 난간을 붙잡고 있단다. 난 강을 보면서 화를 삼키며 난간을 꽉 쥐고 있는 줄 알았다. -_-; 강을 본것이 맞다. 다리에 매달려서. 그리고 빠져 죽는다. 끝.
"변신"에서 메시지를 찾기 어려워 - 한 번 읽고 찾았다면 난 이렇게 글을 쓰고는 있지 않을 것이 틀림 없다 - 다음 단편들을 빠르게 읽어갔지만, 다 이모양이다. 그리고 이 아방가르드하신 카프카님 작품을 이렇게 덮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모질게 또 사유해본다.
우선, 이분의 출신성분부터 보자.
"유대인으로 태어났으나 유대교도 아니고 그렇다고 기독교인도 아니었으며, 독일어를 사용하지만 독일인도 아니고, 프라하에서 태어났으나 체코인도 아니었다. 또한 관청에 직을 가졌으나 순수한 관리도 아니었고 완전한 작가 생활도 하지 못했다. 시민 계급도 노동자 계급도 아닌 카프카는 아무 세계에도 소속되지 않은 이방인이었다."
p188 해설
-_-; 이런 사람이 한둘이겠냐마는 어쨌든 그의 작품 세계 저 아래 맨틀 어딘가에서 흐르는 멘탈의 지하수는 이렇단다. 카뮈가 좋아라하고 뛰쳐나올 것 같은 그 이방인이다. 이 중간자적인 이방인 카프카는 존재에 대해서 이런 무거운 생각을 토로하고 있다. 친구가 아주 많았거나 아주 적었을 것 같다.
"존재한다는 것은 `거기에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참된 존재는 `그곳에 소속해야한다`
p189 해설
그리고 이분의 몸에 흐르는 유대인의 피에는 `원죄 의식`이 배어져있다.
"아름다운 상처를 가지고 이 세상에 나왔다. 그것이 태어나기 전에 내가 준비한 전부다"
카프카는 어느 세계의 어귀에 있는 - 들어오는 것인지 나가는 것인지도 분간할 수 없는 - 이방인이었고, 그런 부류의 사람들에게는 지당하고 자연스러운 `원죄 의식`도 가득했던 것이다. 어느 세계의 소속을 위해 출입증으로 카프카가 제시한 것은 `직업`이다. 하지만, 세계에 속한 축복 받는 구성원이 아닌 이방인의 `직업`은 많이 어둡고 비참하다. 변신에서의 그레고르나 단식광대의 광대 유형지에서의 장교를 보면, 자신의 존재 가치가 직업과 완벽한 - 그 라이프 싸이클까지 - 등호를하고 있다. 마치 우리처럼.
카프카는
"여기에 이방인이 아닌 자가 있다면, 큰집과 실업자 같은 - 하지만 능력자 - 아버지와 어머니 누이를 위해 매우 열심히 살아왔지만 어느날 추한 벌레로 변신한 그레고르에게 돌을 던져라"
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돌은 우리 스스로를 향하고 있다는 것을 불편한 카프카의 사진 원판으로도 우리는 알고 있다.
"카프카는 훌륭한 사진사이면서도 현상하여 인화한 사진을 제시하지 않고 사진 원판을 그대로 제시한 모양이다. 원판을 보고 사물과 인간의 모습을 알아낼 만한 눈을 가진 고객은 없는 것이다. 아마도 숙련된 사진사 자신만이 인화하기 전에 그것이 잘된 사진인지 잘못된 사진인지 판별할 수 있으리라." p198 해설의 마지막
"좀 와봐요. 저것이 뻗었어요. 저기 널브려져서 그만 뻗어버리고 말았어요!" p79 변신 중
"속았구나! 속았구나! 한번 야간 비상종이 잘못 울린 것을 따랐더니 결코 다시는 돌이킬 수가 없구나." p 166
"나는 너에게 빠져 죽을 것을 선고한다" p187
"유대인으로 태어났으나 유대교도 아니고 그렇다고 기독교인도 아니었으며, 독일어를 사용하지만 독일인도 아니고, 프라하에서 태어났으나 체코인도 아니었다. 또한 관청에 직을 가졌으나 순수한 관리도 아니었고 완전한 작가 생활도 하지 못했다. 시민 계급도 노동자 계급도 아닌 카프카는 아무 세계에도 소속되지 않은 이방인이었다." p188 해설
"존재한다는 것은 `거기에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참된 존재는 `그곳에 소속해야한다` p189 해설
"아름다운 상처를 가지고 이 세상에 나왔다. 그것이 태어나기 전에 내가 준비한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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