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알베르 카뮈 전집 2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2015년에는 제아무리 카뮈라고해도 저렇게 멋있게 담배를 꼬나물고 책 표지에 나타나진 못했을 것 같다. :) -_-; 뒤쪽 표지는 세피아톤으로 더 크게 담배를 물고 계신다.


아침에 내린 커피가 다 떨어졌고, 아직 퇴근할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해서 (사실은 아닐지라도) 다시 커피를 내리듯이, 책장에 왜소하게 꽂혀 있는 이방인을 집어 들었다.

2008년에 인쇄된 이방인을.

해가 너무 강해서 해변에서 사람을 죽였다는 것만 기억나는 책.

사실, 중반 아랍인들이 나타나는 대목에서야 "아 내가 이 책을 최소한 세번째 읽고 있구나 -_-;;" 를 알게 되었다.



카뮈의 시지프 신화 (LE MYTHE DE SISYPHE)

평생 돌을 언덕위에 올리는 (다 올리면 다시 굴러 내려오는) 형벌을 받는 시지프


부.조.리 철학의 카뮈 책 답게 담배를 입에 무신 카뮈로 장식된 표지, 전체 책의 반이 해설인 -_-; 구성 각 해설들의 너무나 정직해서 화가나는 번역 그리고 "이방인" 자체가 온통 부조리로 가득했다.


1차 세계대전이라는 무시무시한 아마겟돈의 영향으로 모든 인간이 죽음을 향해있다는 숙명으로 출발해, 모든 것이 부질없고 의미없다는  인생무상에 가까운 부조리 철학. 읽으면서 화가 좀 치밀어 올랐다 :)


"어머니의 죽음을 영하25도의 얼음처럼 받아들이고 행동해도 되나?"

"물에 술 탄듯 매사에 저렇게 임해도 되나?"

"그리고 왜 사람을 죽여?"

"같은 이유면, 푹푹찌는 더위에 짜증나는 일이 가득한 광안리 해수욕장은 시체로 가득하겠네 -_-"

"그리고 정작 본인이 죽음을 마주하게되니 감정적으로 변하고, 죄없는 신부에게 핏대를 세우는구나"


카뮈가 30살에 이방인이 출판되었으니, 만약 이 책을 막 출판한 카뮈가 내 옆에 있었다면, 나이도 어린 녀석이라며 위와 같은 질문을 쏟아 붓고 훈계라도 할 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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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을 읽은 후, 이 삐딱한 청년의 서사와 문체만 아름다워보이는 - 하지만 내용은 잔인한 - 이 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나 고민을 했었다.



죽음 앞에 평등하게 부조리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

(머릿속이 하얗게되는 부조리는 "잘못된", "옳지 못한", 정도로 ... -_-;)

우리가 만든 사회 자체가 "부조리함"으로 가득한 것이다. 하지만, 그 것을 비관해서 염세주의자가 되기 보다는, 그 자체의 부조리함을 인정하고 동행하면서 맞서야한다.


나는 이 것이 1차세계대전의 영향을 받은 카뮈의 부조리 철학으로 단정지어 생각을 했다.

하지만 작금의 우리 사회가 전쟁으로 얼룩진 1차 세계대전 때의 사회와 과연 무엇이 얼마나 다를까 생각 해보았다.


"그런 것은 아무 의미도 없는 거다"

를 염세주의자의 건조하고 차가운 (듣는 이로 하여금 화가나게하는) 내뱉음으로 해석하지 말고,


"부조리한 사회에서 만든 관습이나 현상에 연연하는 것 보다는,

(연연한다고 달라질 것도 없고 또 그 것에 연연할 필요도 없으니)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고 자신의 (올바른) 생각대로 살아가야 한다" 를 생각해본다.


네번째 읽게된다면 다른 -_-; 출판사 책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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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6-15 2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직접 내린 커피를 음미하면서, 카뮈의 <이방인>을 읽는 아로님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

초딩 2015-06-15 20:24   좋아요 0 | URL
쉽지 않은 책이라 그냥 마음 다 비우구 달팽이 처럼 세월아네월아 읽었네요 :) 감사합니다~ 좋은 저녁 시간 되세요~

비로그인 2015-06-16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방인은 아직 읽지 못했어요~ 페스트 이후에 이방인을 읽어야겠다는 마음이 강렬했는데...ㅜㅜ 늘 읽어야 할 책들에 마음만 조급하네요... 아로님의 글을 보니 재동기와 함께 4번은 읽으셨다는 말씀에서 한 번 읽은 책은 거들떠도 보지 않는 스스로를 살짝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ㅜㅜ

초딩 2015-06-18 11:35   좋아요 1 | URL
:) 저는 역으로 이방인을 읽고 나니 카뮈의 시크한 부조리 철학에 관심이 더 가서 페스트 등을 꼭 읽어 보고 싶더라구요 ^^
저도 책에 욕심이 많은데, 한정된 시간에서 마냥 투정만 할 수 없어서 그것을 인정하고 여유있게 읽을려구해요 ^^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