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경찰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하빌리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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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으로 처음 알게 되었다. "용의자 'X'의 헌신"이라는 책 이름은 이름 자체를 한 참 쳐다보게 했다. 직역도 아니고 뭐라고 해야 할까. 그래 일본 책답다. 그리고 예전에 서점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며 '라플라스의 마녀' 앞부분을 좀 읽기도 했다. 그리고 인터넷에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사진을 보면서 '오 좀 잘 생겼는데'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다 용산의 영풍 문고에서 하릴없이 돌아보다 몇 권의 책을 집어 들었는데, 그중 한 권이 '교통경찰의 밤' 이었다. 그의 데뷔작 같은 소개를 보고 집어 들었다. 역시 읽지 않고 책장에 두었다가 '윌라'에 오디오 파일이 있어 반갑게 들었다.

6개의 이야기 중 첫 이야기인 '천사의 귀'를 들었다. 반전이라고 하기는 힘들고, 굉장한 추리도 찾기는 힘들었다. 내가 고지식한 것인지 결말이 권선징악이 아니면 책을 바로 덮어버리는 성격이 요즘 더 심해지는 것 같다. 교통사고로 죽은 오빠의 여동생이 앞이 보이지 않지만, 자신의 놀라운 청각 능력을 이용해 외제 차의 젊은 개념 없는 운전자를 가해자 임을 증거하는데, 그것이 그 여동생의 치밀한 계산에서 나온 것이다. 결론은 죽은 오빠도 빨간 신호에 교차로를 지나간 것이다. 그리고 끝. 그리고 듣기와 읽기도 종료했다. 이건 무언가를 어렴풋이 알고 깨달아서 그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며 모호한 결말을 내는 카프카나 레이먼드 카버식도 아니고, 그냥 그러고 끝이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의 결말처럼 기만당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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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1-30 2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게이고 옹에게 카프카 카버 스타일에 결말을 바라면 안되여 ㅋㅋㅋ 초딩님 별두개도 넘 많이 주쉼 ^ㅎ^

초딩 2021-01-30 21:21   좋아요 1 | URL
하나 줬다 테러 당할거 같아서요 ㅎㅎㅎㅎ 좋은 밤 되세요!

바람돌이 2021-01-31 23: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히가시노 게이고는 전 백야행 말고는 좋은게 하나도 없었어요. ㅠ.ㅠ 그래서 요즘은 안 읽는 작가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