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비행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66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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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하기 어렵다. 수긍하기 어렵다. 아니, 동의하고 싶지 않다.

항공 산업의 초창기에 야간 비행이라는 것이 막 시작하던 초창기에 우편물을 밤에도 빨리 전달하기 위해 (야간 비행을 하지 않으면 밤 동안 달리는 기차나 차량보다 배송이 늦어지니) 악천후에도 파일럿들의 목숨을 걸고 야간 비행을 강행하는 이야기이다. 그와 같은 선배들의 목숨을 건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은 야간 비행이 일반적이 되었다는 뉘앙스이다. 그들의 목숨을 건 경험이 도움은 되었겠지만, 기술의 발달이 더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반전 없이 책임자는 야간 비행을 고수하고, 태풍 속에서 연료가 떨어져 가는 젊은 파일럿과 무선사는 실종되고 그 파일럿은 신혼이고 유럽 행 야간 비행은 원래대로 재개되는데, 이제 곧 이야기가 끝나니 초조해졌다. 반전이 있어야 하는데... 그래야 어린왕자를 쓴 생텍쥐페리의 책이 아닐까? 우편을 빨리 보내려는 그따위 일 때문에 젊은이들을 사지로 내보는 것이 전쟁 영웅처럼 그저 그려지고 마는 이 책이 어린왕자 작가의 책은 아닐 것인데...

그런데 끝나고 말았다. 해설을 읽어보니 지드가 서문을 썼고 영화로도 만들어져 아주 흥행했다고 한다. 비행에 특히 야간 비행에 사람들이 로망을 가지고 있어서 그랬을까? 배우가 훌륭했나?

왜 이런 책이 세계문학이지? 왜 상을 받았지?


누가 좀 알려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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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0-12-07 08: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야간 비행사들이 일하는 모습과 그들의 애환을 잘 아는 유일한 작가는 생텍쥐페리가 아닐까 생각해요. <야간 비행>이 나왔을 당시에 야간 비행을 주제로 한 글이나 책이 있었겠죠? 하지만 지금까지도 독자들이 기억하고 있는 책은 생텍쥐페리의 <야간 비행>이에요.

오늘날 독자들은 야간에 우편물을 전투기에 싣고 배송한 조종사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신기하게 여길 거예요. 한편으로는 야간 비행을 너무나 위험한 중노동으로 보일 거예요. 생텍쥐페리나 그와 동시대에 살았던 과거 사람들은 야간 비행의 위험성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해야 하는 업무라고 생각했어요.

소설과 영화가 나왔을 때 야간 비행에 로망을 가진 독자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야간 비행을 한 조종사 대부분은 세계 대전에 참전한 경험이 있으니 그들의 모습이 멋져 보일 수 있어요. <야간 비행>에 등장한 조종사들은 남성이지만, 실제로 전쟁에 참전해 야간 비행을 시도한 여성 조종사들도 있었어요. 그래서 생텍쥐페리가 소설을 쓰면서 의도한 것이 아닐 텐데, 어떤 독자들은 소설 속 조종사를 영웅으로 보였을 것입니다. 초딩님은 <야간 비행>이 ‘비행사를 전쟁 영웅인 것처럼 그려진 소설’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내용에서 그렇게 느끼셨는지 궁금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생텍쥐페리가 자신의 동료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고 느꼈거든요. 다시 한 번 <야간 비행>을 읽어봐야겠어요. 그러면 소설에 대한 초딩님의 생각에 공감할 수 있으니까요. ^^

초딩 2020-12-12 00:23   좋아요 1 | URL
cyrus 님의 ‘다름‘을 생각하시는 그리고 또 날카로운 댓글 감사드립니다 ^^
‘파비에르‘ 인 것 같아요. 야간 비행 책임자가. 그의 언행은 목적 지향적인 지도력이었습니다. 우편 배송을 위한 ‘야간 비행‘의 강행이요. 그리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어떤 불가피한 상황도 고려하지 않고 규칙을 철저히 지킵니다. 그 것이 결혼한지 몇 주 되지 않은 아니 인간이라는 파일럿의 목숨이 희생되더라도요. 인간 생명이 그렇게 희생되기를 강제 받고 그것이 신화처럼 그려지는 곳이 전쟁이 아닐까 합니다. 생명의 희생에 대한 파비에르의 고뇌는 찾아 보기 힘듭니다. 오히려 사고를 당한 파일럿 때문에 야간 비행이 지속되기 힘들까 걱정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또한 평범한 사람들의 평화를 위해 파일럿들은 영웅이라고 그려지고, 그래서 그 영웅의 죽음은 인류를 위해 - 결국 우편물을 빨리 보내는 것인데요 - 희생되어도 정당화 되는 것처럼 그려집니다.
인간이 달에 첫 발자국을 남기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우주인을 선택한 사람은 위대할 수 있겠지만, 희생이 따르는 프로젝트를 목적만을 위해 이끄는 이를 영웅이라고 또 정당하다고 부르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폭풍으로 실종된 파일럿은 살고 싶어했습니다.

다시 책을 돌아 볼 수 있게 남겨주신 댓글 감사합니다. ^^

cyrus 2020-12-15 18:50   좋아요 0 | URL
초딩님 댓글을 이제야 확인했습니다... ^^;;
소설에 대한 초딩님의 입장을 생각하면서 소설을 다시 읽어볼게요. 저는 초딩님의 해석과 감상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

서니데이 2020-12-10 20: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올해의 서재의 달인과 북플마니아 축하드립니다.
따뜻하고 좋은 연말 보내시고,
항상 행복과 행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초딩 2020-12-12 00:11   좋아요 1 | URL
우앙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 서재의 달인도 넘넘 축하드려요 ^^
꾸준한 활동 너무너무 멋지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