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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 (무선) - 개정판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9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5월
평점 :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에 대한 정의는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 생각난다.
단편, 잡힐 듯 깨달았지만 표현하지 못할 때 쓰는 것.
그것은 완전히 깨닫지 못한 상태로 그다음의 상태가 있는 것을 지시함과 동시에, 무언가 깨달았는데 표현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를 위로해주고, 깨달았다고 말하는 사람의 현학적임과 겉멋이 곁들여진 부족함을 꼬집어 주기도 한다.
깨달음 정도의 다음 단계가 하나일지 여러 개일지 무한할지는 모르지만, 깨닫는다는 것 안다는 것이 어렵다고 느껴지기보다는 위대하다고 느껴진다. 그리고 그것은 사소하게 보이는 모든 사물과 사실과 공리와 진리를 다시 바라보게 된다. 그 다시 바라봄은 재발견과 동시에 그것으로부터 기쁨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그 사소함이 기쁨을 제공할 수 있음은 기쁨의 연료가 온 세상 도처에 가득 널려 있음을 이야기해준다. 그것을 따뜻한 빵을 건넨 그 빵집 주인처럼 레이먼드 카버는 이 책에 담아 우리에게 건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