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당 (무선) - 개정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9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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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에 대한 정의는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 생각난다.


단편, 잡힐 듯 깨달았지만 표현하지 못할 때 쓰는 것.


그것은 완전히 깨닫지 못한 상태로 그다음의 상태가 있는 것을 지시함과 동시에, 무언가 깨달았는데 표현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를 위로해주고, 깨달았다고 말하는 사람의 현학적임과 겉멋이 곁들여진 부족함을 꼬집어 주기도 한다.

깨달음 정도의 다음 단계가 하나일지 여러 개일지 무한할지는 모르지만, 깨닫는다는 것 안다는 것이 어렵다고 느껴지기보다는 위대하다고 느껴진다. 그리고 그것은 사소하게 보이는 모든 사물과 사실과 공리와 진리를 다시 바라보게 된다. 그 다시 바라봄은 재발견과 동시에 그것으로부터 기쁨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그 사소함이 기쁨을 제공할 수 있음은 기쁨의 연료가 온 세상 도처에 가득 널려 있음을 이야기해준다. 그것을 따뜻한 빵을 건넨 그 빵집 주인처럼 레이먼드 카버는 이 책에 담아 우리에게 건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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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깨비 2020-07-22 09: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만 그 다시 바라보게 하는 사소한 것들이 너무 현실적으로 그려져서 우울하고 그래서 선뜻 좋아한다고 말하긴 어렵더라고요. ㅠㅠ

초딩 2020-07-22 10:10   좋아요 1 | URL
네 ㅜㅜ 단편들의 내용 그리고 작가 자신의 삶도 우울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읽으면서 정말 알콜중독이나 전쟁에서 돌아오면 저정도 일까라고 몹시 궁금해지기도 했고요. 경험해보고 싶다는 말은 선뜻 못하겠지만요.
빵 건네는건 세월호 후라서 그랬지만 정말 눈물 났었어요 ㅜㅜ

페크pek0501 2020-07-22 17: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주 훌륭한 책이죠. 제가 흥미롭게 완독한 책입니다.

초딩 2020-07-23 00:07   좋아요 1 | URL
^^ 네 정말 정말 여운이 많이 남고 좋은 작품 같아요 ^^
깊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