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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의 삶
최준영 지음 / 푸른영토 / 2017년 10월
평점 :
삶의 능동성에 주목한다
동사動詞는 '사람이나 사물의 동작이나 작용을 나타내는 품사'를 말한다.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단연코 '동작이나 작용'의 의미와 역할일 것이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로 낱말이 가지는 힘의 능동성에 주목하여 생각을 펼쳐가는 내용의 깊이나 넓이를 가늠하기를 즐긴다. 이런 방법으로 생각의 전환을 모색하다보면 일상생활에서 사람과 사건을 대하는 시각이 달라지는 것을 실감한다.
“저는 동사입니다. 동사의 삶을 살았지요. 동사의 삶은 멈추지 않는 삶이에요. 실패하고 좌절해도, 넘어지고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는 삶이고요. 동사의 삶은 알아주지 않는다고 화를 내지 않아요.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는 삶이고요. 동사의 삶은 안주하는 삶이 아니에요. 도전하는 삶이죠. 동사의 삶은 척박한 현실을 비관하지 않아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는 삶이거든요.”
관심사가 여기에 있다 보니 거리의 인문학자로 출발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최준영의 ‘동사의 삶’이라는 제목의 책에 이끌리게 된다. 저자가 걸어온 삶을 잘 대변하는 이 이야기에 공감하는 바가 많다. 특히, 저자 최준영을 설명하기에 적절한 수식어로 ‘인문학’이라고 할 때 ‘동사로 살아왔다’는 그의 이야기는 저자와 이 책을 이해하는데 제법 크게 작용을 할 것으로도 보인다. 저자가 대중과 만나는 주요한 통로로는 인문학 강사로 강의과정에서 만나는 것과 소셜네트워크인 페에스북에 글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이 책에 엮인 글 역시 페이스북에 공개되어 대중과 소통했던 글의 모음이다.
‘동사의 삶’에는 페이스북에서 공감을 받았던 글을‘배우다’, ‘살다’, ‘쓰다’, ‘느끼다’라는 네 가지 동사의 영역으로 분류하고 엮었다. 여기에 담겨진 대부분의 글은 저자가 일상을 살아가며 느낀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정치, 사회분야의 중심 뉴스거리로 등장하는 문제를 비롯하여 책읽기, 글쓰기, 개인의 일상에서 얻은 에피소드를 비롯하여 저자의 솔직한 이야기기를 만날 수 있다.
"기다림은 세상을 보는 눈을 찾는 일이다." 한 권의 책을 닫으며 문장 하나를 기억한다는 것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요즘 들어 쉽지 않은 일이기에 더욱 주목해 본다. 어쩌면 동사가 가지는 힘의 원천에 이 세상을 보는 눈을 찾는 일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