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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을 합치면 사랑이 되었다
이정하 지음, 김진희 그림 / 생각의서재 / 2017년 11월
평점 :
사는 일상이 곧 사랑이다
사는 일에서 사랑을 빼면 무엇이 남을까. 사랑으로 인해 행복하고 사랑으로 인해 슬픈 것이 사는 일이다. 유독 달달하고 애달픈 사랑의 언어로 사는 일에 여운을 주는 이정하의 새로운 책이다.
"사랑이 뭔지, 어떻게 사랑을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더 진솔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작가는 "하여,다시 사랑의 겉모습만 핥을 수밖에 없었음을 용서해주길 바라며ᆢ."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펼쳤다.
"사랑, 그거 참 얄궂지?"
누구나 ‘사랑’ 앞에서 늘 주인공이면서도 언제나 약자가 되는 아이러니는 대상이 있다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래서 모든 사랑은 혼자 하는 사랑이다. 심지어 사랑으로 인해 불타오르는 순간에도 그 사랑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것은 혼자이다. 얼마나 모순된 이야기인가. 그래서 사랑, 그거 참 얄궂다 것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스쳐 지나왔으되 결코 스쳐 지나올 수 없는 게 하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사랑이었다. … 어떤 이에게는 한없는 기쁨이지만 또 어떤 이에게는 세상에 다시없는 슬픔인 사랑에 대해 대체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이 모순된 감정의 교감을 “달달하고 짠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자신만의 시적언어로 뭇 독자들의 가슴을 울렸던 시인 이정하의 글 속에는 “사랑 때문에 설레고, 아프고, 외로운 마음들을” 아프고, 위로받고, 공감하며 스스로를 다독일 힘을 얻게 된다.
책장을 넘기다 문득, 짧은 문장이 주목하며 가슴 속 깊숙이 전해지는 울림은 지금 내 마음이 걷고 있는 상태를 반영하고 있다. 이야기의 흐름에서도, 단어 하나에서도 예기치 않게 전해지는 잔잔하거나 때론 격렬한 반응은 다시 사랑 앞에 오롯이 주인공으로 설 수 있는 힘으로 작용한다.
사랑을 겉과 속을 따로 구분하여 규정할 수 있을까. 스스로 사랑의 주인공이면서도 그 깊은 속내를 다 알지 못하기에 주춤거리면서도 한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그 방향으로 가는 것, 사랑을 품고 사는 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아닐까 싶다.
오랫동안 사랑에 주목하여 깊은 성찰의 결과를 공유하며 독자들의 심금을 울렸던 시인의 글이 가지는 힘은 어디에 있을까. 사랑 앞에서 늘 주저할 수밖에 없는 낯선 마음들을 오랫동안 한결같은 온기로 다독여준 때문은 아니었을까. 온기를 전하는 그림과 함께 사랑 앞에서 망설이는 이들에게 다독임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