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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치기완두
잠깐의 짬이 나 길가 풀숲에 눈길을 둔다. 보일듯 말듯 작디작은 꽃이 보인다. 자세히 봐야 겨우 보이는 크기라 지나치기 일쑤다.

작다지만 갖출건 다 갖추었다. 앙증맞은 모습에 선명한 줄무늬가 눈길을 사라잡는다. 무엇인가를 유심히 바라보는 것 같기도 하고, 눈맞춤하는 낯선 이와 같은 흥미로움으로 호기심 천국을 그대로 담았다.

얼치기완두, 미소가 절로 나는 이름이다. '새완두'와 '살갈퀴'의 중간형이기 때문에 '얼치기완두'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얼치기란 '똑똑하지 못하여 탐탁하지 않은'이라는 뜻이니 식물에게는 억울할 일이지만 또 이 덕분에 확실히 기억되기도 하기에 그다지 손해보는 것은 아닌듯 싶다.

가냘픈 몸에 걸맞는 앙증맞은 모습이 독특한 이 얼치기완두의 수줍음이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듯 하다. '나를 사랑해주세요' 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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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낭화
환경에 따라 흔한 꽃도 쉽사리 볼 수 없다. 이렇게 때를 놓치거나 장소가 어긋나 만나지 못한 것이 꽃 뿐이 아니다는 것을 세삼스럽게 느낀다. 어쩌면 내일 내일 그렇게 미루다 놓치고 마는 것을 줄이는 일이 행복의 조건은 아닐까 꽃을 보는 과정에서 배운다.

과하지 않은 색으로 정갈하고 곱게도 단장을 했다. 하트 모양에 하얀 속살이 빼꼼히 보인는 것이 이 꽃 특유의 매력 포인트 중 으뜸이다. 하나로도 충분한데 줄줄이 매달아 아름다움을 자꾸만 더해가니 그 수고로움에 담긴 향기가 가득한 이유가 되리라.

금낭화라錦囊花라는 이름은 세뱃돈을 받아 넣던 비단 복주머니 모양과 비슷하고, 꽃 속에 황금빛 꽃가루가 들어 있어 금주머니꽃이라는 뜻으로 붙여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꽃의 생김새가 옛 여인들이 치마 속에 넣고 다니던 주머니와 비슷하여 며느리주머니, 며늘치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소곳이 고개숙이고 줄지어 피어나는 모습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보이는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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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풀
대상의 이름을 알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식물의 이름은 특성을 잘 반영하여 그 식물의 대략을 짐작할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때론 이름만으로는 알 수 없는 식물들도 제법 많다.

봄맞이, 꽃마리, 꽃받이, 벼룩나물, 별꽃 등과 같이 이른봄에 꽃을 피우는 식물 중에는 아주 작은 풀들이 많다. 이름이 식물과 잘 어울어지면 그 식물의 특성까지 잘 나타내주어 꽃을 보는 이들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전하기도 한다.

거기에 비하면 애기풀은 제법 크고 눈에도 잘 보일 정도라서 어울리는 이름일까 싶다. 작고 귀엽다는 의미에서 애기풀이라고 이름지었을 것이라 추정된다.

나비가 날개를 펼치고 날아가는 모습을 닮았다. 마주나는 잎 사이에 숨어 보라색의 신비로움을 활짝 펴고 있다. 풀들이 본격적으로 땅을 점령하기 전에 작은키를 키워 꽃을 피운다. 숨어피지만 제법 눈에 띄는 이유도 색의 대비에서 오는 것으로 보인다.

작고 귀엽고 그래서 더 이쁜 꽃이 풀숲에 숨어 좀처럼 볼 수 없다는 의미에서 '숨어 사는 자'라는 꽃말을 얻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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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꽃으아리

꽃을 보는 해가 거듭될 수록 다음 해에는 꽃보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어느때 어디에 무슨 꽃이 피는지를 짐작하고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정보가 쌓이면 꽤 근사하고 유용한 자신만의 꽃지도가 만들어진다.

출퇴근하는 도로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차를 멈추어 수풀 속으로 들어간다. 피고지는 무리들이 한가득이다. 눈여겨보는 사람이 또 있는지 발길 흔적도 있다. 무심코 흘려보내지 않고 눈맞춤 한다는 것은 늘 반가운 일이다.

여린 꽃받침잎이 쉽게 손상되는지 온전하게 피어있는게 드물 정도다. 애써 피운 꽃이 쉽게 상처를 입는 것이 안따깝기도 하지만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라 짐작만 한다. 내가 범인이라는듯 꽃술 속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는 곤충을 한동안 바라다보았다.

우리나라 각지의 햇볕이 잘 드는 숲 안, 숲 가장자리, 길가에 자라는 낙엽지는 덩굴 나무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으아리속 식물 가운데 가장 큰 꽃을 피운다.

개미머리라고도 하는 큰꽃으아리는 품위 있는 모습에서 연상되듯 '아름다운 마음'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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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나무
무엇보다 향기로 기억되는 나무다. 울퉁불퉁하게 생긴 열매가 담고 있는 향기는 적당히 강하고 달콤하며 때로는 상큼하기까지 하다.

구름무늬 모양으로 얼룩진 나무껍질의 아름다움에 통과의례 처럼 손으로 쓰다듬는다. 무늬가 선명하고 색감이 전하는 느낌도 좋다. 사계절 차가움을 전하는 시원함도 한몫한다. 붉그스레한 꽃도, 노오란 열매도 때마다 놓칠 수 없는 즐거움으로 눈맞춤 한다.

중국이 원산지인 모과는 "나에게 모과를 보내주었으니 아름다운 패옥으로 보답코자 하나니······"로 시작하는 시경의 위풍편에 실려있을 정도로 오래된 과일나무다. 이처럼 모과는 친구나 애인 사이에 사랑의 증표로 주고받았다는 것이다. 2~3천 년 전에도 모과는 이렇게 귀한 물건이었다고 한다.

뒷산에서 얻어온 나무가 커서 이제는 열매를 맺는다. 목과(木果)라고도 한다. 못 생겼다고 하는 열매에서 의외의 향기를 얻어서일까. '괴짜', '조숙'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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